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거의 모두가 아는 캐릭터지만 이름이 무지라는 것도 그것이 단무지를 귀엽게 줄여서 무지라고 한다는 것도 이번에야 알았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생김새랑 어울리지 않나 싶은데 이런 걸 보면 캐릭터를 만들고 그에 걸맞은 닉네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귀엽고 예쁜 노란색 표지에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대부분이 알고 있는 캐릭터인 무지를 이용해서 나온 이 책은 일단 친근감이 든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거기에다 내용도 참으로 이뻐서 읽는 동안 한 구절 한 구절이 공감이 가고 가슴에 와닿아 속상하고 약해진 마음을 살살 주물러주는 것 같았다.

노래방에서 노랠 부를 때 쉬운 줄 알고 불렀는데 의외로 쉽지 않은 곡이라 음정과 박자를 맞추기 어려우면 취소 버튼을 눌러 노래를 중단하는 것처럼 뭐든 일단 해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그만두면 된다는 글귀는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안되는 일에 무작정 모든 것을 걸고 괴로워하지 말라는 충고로 들린다.

대부분의 글들이 다 이렇다.

안되면 또 어때 실패하면 뭐 어때서.. 다른 걸 다시 시작하면 되지라는 무겁기만 한 인생을 조금 가볍게 해주는 느낌이랄지 혹은 무거운 책임을 조금 덜어주는 것 같다지... 어깨를 툭툭 쳐주는 것 같은 느낌의 글이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부족한 구석은 있고 마음 한편에 불안이 있는 걸 자신이 입고 있는 토끼옷 뒤에 달린 꼬리에 비유하고 그저 장식처럼 달려있을 뿐인 그 작은 꼬리가 있어 마음과 몸의 균형을 맞춰준다는 글귀 역시 마음에 와닿는다.

일인칭 사용법에서는 우리가 쓰는 주어를 보면 내 말의 주어가 자신이 아니라는... 그래서 늘 다른 사람의 말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데 내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냥 내 맘대로 살아가야겠다는 글이 눈에 확 박혔다.

그러고 보니 늘 언제나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다른 사람 눈에 어찌 비칠지 고민고민하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나와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남 눈치 안 보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을 나도 모르게 비난하고 욕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하루라는 영화를 찍기 시작한다는 데서 표현하는 ... 즉 실수를 할까 봐 혹은 어떤 행동을 해야 관객이 만족해할까 매 순간 고민하는 모습하면서 속내를 숨기는 모습 역시 실제의 내 모습이다.

그래서 마치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대화하듯 무지가 표현하는 글귀 글귀가 가슴에 와닿는다.

실수해도 못나도 주인공이 아니어도 이런 나 자신이 사랑스럽다는 표현은 내게 해주는 말 같아서 이상하게 읽는 동안 내내 울컥함이 치밀어 올랐다.

이런 나라도 부족한 나라도 괜찮다는 위로처럼 들려서...

짧은 글 속에 담긴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와 위로의 글들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듯한데 아마도 이런 위로와 위안을 받은 건 나만이 아닐듯하다.

내겐 작지만 크게 와닿는 책이었다.

곁에 두고 마음이 헛헛하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등 때때로 다시 읽으며 위로를 받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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