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지구의 과거 3부작 1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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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익히 소문은 들었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던 삼체

이번에 3부 완간 기념으로 다시 나온 삼체 1을 읽었는데 솔직히 쉽지 않은 내용이라 진도가 죽죽 나가지 않았지만 어려운 부분을 대략 이해하고 넘어가면 그 이후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가 심오한 방식으로 펼쳐진다.

요즘같이 모든 것이 디지털화 기계화가 대세를 이루면 늘 반사적으로 아날로그를 찾고 또 첨단화된 문명을 비판하고 거부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또 문명화의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인간을 위하고 모두가 잘 살기 위함이라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과 그 외 살아있는 것과 차이가 없음을... 그저 지구라는 환경을 같이 빌려 쓰는 존재들이라 믿는다.

그래서 인간이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하는 모든 자연훼손에 저항하고 거부하며 더 강한 반대를 하는 사람은 인간을 지구라는 환경에 빌붙어 살면서 모든 것을 빼앗는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 삼체는 그런 사람들... 즉 인류에게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을 뿐 아니라 지구에 사는 다른 모든 생명체를 위해서라도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구가 아닌 저 먼 우주의 외계에서 온 생명체의 힘을 빌려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하려는 세력과 이들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세력 간의 긴 전쟁을 다루고 있다.

소재만 봐도 평범하지 않지만 1권에서는 그들 즉 반인류파가 인류를 쓸어버리기 위해 오래전부터 만든 치밀한 전략을 이제서야 겨우 그 실체를 파악한 사람들의 경악과 충격 그리고 공포를 느끼며 허둥대는 부분이 대부분이다.

아마도 다음 편에서 더욱 치열해진 그들을 맞아 어떡해서든 인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맞붙어 치열하게 대립하거나 아니면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는 모습이 담겨있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나노기술을 연구하는 왕먀오에게 누군가가 방문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은 그도 알고 있는 과학의 경계라는 학술단체에 대해 묻고는 그 단체에 속한 사람들 중 몇몇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중 그도 알고 있던 양둥이라는 물리학자의 자살은 왕먀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다.

그런 이유로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그 단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접촉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거대 전쟁과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왕먀오의 눈에는 다른 평범한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숫자 즉 카운트다운이 보이기 시작했고 더 이상은 이 세계에서 평안한 잠을 잘 수 없는 처지가 된다. 그는 이제 인류의 사활을 건 전쟁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왕먀오가 만난 양둥의 엄마 예원제는 문화혁명 당시 눈앞에서 아버지가 인민들에 의해 맞아 죽는 것을 봐야만 했고 믿었던 남자의 배신에 의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으며 수백 년을 살아온 수많은 나무가 몇십 분 만에 사람들에 의해 벌채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현장에 있었다.

그래서 어느덧 인류에게 더 이상 아무런 희망도 존재 의미도 모르는 그녀에게 어느 날 갑자기 외계에서 온 회신은 그녀로 하여금 거대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 계기가 된다.

지금의 인류 즉 모두에게 해를 끼치고 심지어 동족에게도 해가 되는 벌레 같은 인류를 우리보다 앞선 문명을 가진 외계인의 도움으로 쓸어버리고 새로운 지구를 만들자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가장 똑똑하다는 사람들 즉 과학자들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어버린다.

그 결과가 연이은 물리학자들의 죽음이었다.

이렇게만 보면 오래전부터 인기를 끌어온 디스토피아를 다룬 여느 영화나 소설이 생각나지만 그런 것과 삼체는 방법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의 디스토피아를 다룬 작품들이 고도로 발달한 기술로 인해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거나 이에 대적할만한 능력으로 인간 중심 세계를 뒤집거나 혹은 핵의 폭발 혹은 핵 전쟁과 같은 인간의 과도한 욕심이 부른 대참사로 인해 재앙을 맞는다면 삼체에서는 아예 존재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외계인을 끌어들여 인류와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다음 편을 읽지 않아서 진짜 외계의 생명체가 지구를 침공할지 그리고 그 존재가 등장할지 궁금하고 뒤편이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렇게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우주의 온갖 법칙과 현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들에게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논리의 허점을 짚어내 분위기를 바꾸는 능력이 있는 스창이라는 인물의 활약상도 기대된다.

어쩌면 문명과 발달된 과학도 벌레를 퇴치하지 못했다는 스창의 말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복선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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