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보면 한때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설명하는 복음서와 같았던 화성에서... 금성에서... 책과 같은 류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이다.

약간의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했다지만 읽을수록 안타깝고 가슴 아픈... 그래서 요즘같이 스산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읽기 제격인 책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로맨스 소설이라 하면 떠오르기 쉬운 20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점수를 주고 싶다.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 첫눈에 호감을 느끼고 그 남자와 일주일을 같이 한 후 다시 돌아온다는 약속을 하고 떠난 남자가 이후로 연락 한 번 없을 뿐 아니라 sns도 끊어버렸다. 물론 이메일을 보내도 답장조차 않는다.

이런 일은 솔직히 흔하다면 흔한 이별 방식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경우 그 사람에게 상대를 잊으라는 충고를 한다.

그 남자 혹은 그 여자의 마음이 떠났다고... 속상하겠지만 받아들이라고...

이혼 절차를 밟고 있던 사라에게 일어난 일이 이런 일이었고 당연하게도 주변의 친구와 동료들은 그녀에게 안타깝지만 그를 잊으라 한다.

그는 그저 한때의 즐거움으로만 여겼을 뿐인 나쁜 놈이라고...

하지만 사라는 그 말을 믿을 수 없다. 그 남자 에디와 함께 했던 일주일은 꿈만 같았고 그와는 모든 것이 통한다고 생각했을 뿐 아니라 그가 자신에게 보여준 진심은 절대로 거짓이 아니었다는 걸 그녀는 알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인정할 수 없어 괴롭기만 하다.

이렇게 어느 날부터 갑자기 연락이 안 되고 연락을 끊어버린 남자 에디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라의 이야기와 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이 책을 보면서 전화조차 하지 않고 잠적해버린 그 남자의 이별 방식에 에디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졌다.

어릴 적에 떠난 사랑하는 동생과의 아픈 과거도 견뎌내고 자신의 일에선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 겨우 남자 그것도 일주일간 함께했던 남자를 못 잊어 괴로워하고 일상생활이 안될 정도로 흔들리다 남자에게 연락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을 하고 있는 모습은 주변에서 누가 이렇게 행동했다면 좀 지질하게 보이고 적당히 하지 싶은 마음이 들 정도지만 에디와 함께했던 일주일간의 모습이 이야기 중간중간에 나오면서 그녀가 왜 그가 떠났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했다.

분명 에디와 잠시 이별할 때 분명 다음을 기약했고 두 사람의 모습은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이었으며 무엇보다도 에디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절대로 가볍게 누군가를 쉽게 만나 쉽게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사라가 느끼는 혼란이 십분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왜 에디는 이런 선택을 한 걸까

그가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오면서 이야기는 급속도로 속력을 내기 시작하고 엄청난 몰입감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운명이... 사랑하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가슴이 먹먹해졌고 도대체가 해방구가 없는 듯 보이는 두 사람의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될지 뒤로 갈수록 한순간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했다.

사라와 에디의 사랑을 보면서 사랑만큼 깨지기 쉽고 놓치기 쉬운 것도 없으며 사랑만큼 사람을 절대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없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식상한 로맨스에 질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