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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탈출 - 일본 경제에서 찾은 저성장의 돌파구
박상준 지음 / 알키 / 2019년 8월
평점 :
최근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인 문제를 경제적인 문제로 확대한 아베 총리의 결정에 온 국민이 맞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확대되는 이 시점에 일본의 불황 탈출 사례를 통해 지금 현재 불황으로 접어든 우리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이 책의 출간 타이밍은 좋다고도 볼 수 있고 나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좋던 싫던 우리 경제와 처한 환경이 일본과 많이 닮아있는 것도 사실!
싫은 건 싫은 거고 따질 건 따지더라도 배울 건 배우고 넘어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일본의 유례없는 장기 불황의 세월을 곁에서 지켜봐왔던 우리로서는 우리가 혹시라도 부동산은 폭락하고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물가가 싸도 경제에 활력이 돌지 않고 돈이 돌지 않아 백약이 무효했던 일본을 따라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지금 우리 경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 국가 채무는 늘어나는데 세금으로 떠바쳐줄 젊은 층은 줄고 심지어 출산마저 기피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실업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돈이 좀 있는 사람은 부동산 불패 신화만 맹신해 몇 채씩 부동산을 소유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고 이는 곧 일본의 불황이 부동산 가격의 폭락으로 시작된 것과 같은 형상이 아닐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일본에서 오래 산 저자는 우리와 일본의 경우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수치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경우 특정 인기지역에서의 수요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지만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부동산 가격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에 반해 일본의 경우 버블이 한참일 때는 도쿄 만이 아닌 전국의 부동산을 비롯해 모든 투자 상품에 거품이 끼고 가격 폭등이 이어졌었고 이 모든 것이 멈춘 순간 끝을 알 수 없는 불황으로 이어지게 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떻게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저자는 모든 것이 기업의 힘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도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지금도 일본의 기초산업분야나 중소기업의 탄탄한 기술력은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그들이 우리나라의 손발을 묶는 경제제재를 할 수 있는 데는 이런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란 걸 알고 있다.
언제부턴가 첨단 산업분야에서 우리에게 조금씩 자리를 빼앗겼던 일본 기업들이 심기일전해 뒤떨어지는 분야는 과감하게 자르고 한발 앞선 개혁을 단행,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본을 먹여 살려줄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언제부턴가 이름을 듣기도 어려워진 소니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독보적인 기술로 새로운 분야에 힘을 쏟음으로써 완벽하게 부활했으며 히타치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들이 잘하는 분야에 집중투자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도태되지 않고 오히려 지금 현재의 이익과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쟁기업들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물론 불황을 이겨내는 데에는 그들만의 힘이 전부는 아니었고 정책을 일관성 있게 밀고 간 정부의 힘도 도움이 되었다.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부의 공과는 다 무시하고 새로운 정책개발에만 힘을 쏟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정권이 바뀌어도 이전 정권이 세운 정책의 방향이 옳으면 바뀌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얼마나 부럽던지... 늘 이전 정권을 부정하고 허물을 캐기 바쁜 우리의 모습과 대비되어 속상하기도 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 있는 리더의 존재, 그리고 국가의 흔들림 없는 정책의 뒷받침으로 마치 한배를 탄 듯이 세계의 무대 앞으로 나아가는 것
바로 불황을 이겨내고 탈출한 일본의 방법이고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