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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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온 허수아비

당시에도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어도 역시 재밌는 걸 보면 왜 10주년 기념으로 다시 출간된 건지 이해가 간다.

`나는 죽음 담당이다`라는 강렬한 문구로 시작했던 시인에서 자살로 위장한 살인을 일삼던 연쇄 살인마이자 일명 시인이라 불리던 남자의 정체를 밝힌 헤로인인 잭 매커보이 기자의 또 다른 이야기를 담은 `허수아비`는 역시 시인만큼 강력한 범죄자를 내세우고 있다.

일명 `허수아비`라고 불리는 사람은 현대인들이라면 모두가 피해 갈 수 없는 온갖 온라인상을 돌아다니며 그가 가진 정보를 이용해 마치 거미가 길목마다 거미줄을 쳐 거기에 걸린 먹잇감을 꽁꽁 묶어놓듯이 손발을 묶어버린다.

신용카드를 못쓰게 하고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이메일이며 휴대폰을 무력하는 건 일도 아닌 상황... 현대인들에겐 손발이 묶여 꼼짝할 수 없는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일이리라

이렇게 되면 과연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의 잭 매커보이는 자랑스럽게 다니던 LA 타임스에서 해고 통보를 받게 되고 새로 온 애송이 여기자 안젤라 쿡을 수습사원으로 데리고 다니다 우연히 그가 쓴 기사를 보고 항의하는 전화를 받으면서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흑인들이 모여사는 곳에 한 백인 댄서가 트렁크에 목 졸린 채 질식사한 사체가 발견되고 우연히 그 차를 훔친 남자아이가 범인으로 몰려 잡혔지만 그 아이의 할머니는 무죄를 주장한다.

그 사건으로 자신을 해고시킨 신문사에 빅엿을 날리기로 한 매커보이는 사건을 조사하다 진짜 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단서를 잡게 되지만 그 사건은 자신의 수습기자인 안젤라와 데스크의 배신으로 어쩔 수 없이 연합하게 된다.

안젤라가 조사한 또 다른 트렁크 살인사건 기사를 보고 자신이 조사하는 사건과의 유사점을 발견한 매커보이는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지만 누군가 그의 존재를 눈치채고 그의 모든 행동을 제어하기 시작한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고 통장에는 돈이 다 인출되고 없으며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던 재소자와의 약속은 영문도 모른 채 미뤄지지만 모든 인터넷 기기에 약한 매커보이는 위험성은 깨닫지 못했으나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자신이 유일하게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FBI 요원이자 전 애인이었던 레이첼에게 전화를 걸면서 위기를 탈출하게 된다.

트렁크에서 질식사한 사체가 발견되지만 용의자가 금방 밝혀졌던 사건들... 그 사건들은 모두 용의자가 쉽게 밝혀짐으로써 제대로 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용의자를 체포하는 걸로 끝났지만 이 모든 게 다 범인이 주도했다는 걸 밝혀내는 매커보이와 레이철

하지만 그뿐... 그 범인의 얼굴은커녕 정체조차 알 수 없다.

매커보이의 위상과 연봉이 달라진 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화했고 그 변화에 발을 맞추지 못한 매커보이는 결국 조직에서 도태되지만 기자로서의 감은 누구보다 빠를 뿐 아니라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 또한 남다른 매커보이가 이번엔 얼굴도 모르는 범인 찾기에 나섰다.

우리가 평소 아무런 생각 없이 올리는 작은 정보나 짧은 글이 나쁜 짓에 어떻게 쓰일 수 있고 내 정보가 그런 것으로 인해 얼마나 쉽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허수아비`는 몰입감이 끝내줄 뿐 아니라 온라인상의 정보관리의 허점과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내 정보관리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면서도 이렇게 쉽게 뚫릴 것이라곤 생각해보지 않았고 이런 걸 이용해 어떻게 악용할 수 있는지 제대로 몰랐던 게 아닐까 생각하면 그 허점을 집어내 연쇄 살인마의 도구로 쓴다는 설정을 한 마이클 코넬리의 상상력은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언제 읽어도 매력적인 마이클 코넬리! 새로운 책이 나오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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