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해피엔딩 - 우리, 어떻게 가족이 된 걸까? 블랙홀 청소년 문고 10
수진 닐슨 지음, 김선희 옮김 / 블랙홀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부모의 재혼으로 느닷없이 가족으로 엮인 아이들 스튜어트와 애슐리

스튜어트는 엄마가 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시고 이제 갓 1년이 지났지만 아빠의 재혼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아빠가 더 이상 엄마의 부재로 고통받는 것보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 행복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슐리는 재혼을 받아들이는 스튜어트와 달리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부모의 이혼이 원망스럽기만 한데 자신이 자랑스러워하고 너무나 사랑하는 아빠의 느닷없는 커밍아웃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새로운 사랑을 찾은 엄마 역시 용서할 수 없다.

자신의 혼란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떠난 자신들의 집으로 들어온 스튜어트와 레너드 부자와의 동거는 애슐리 입장에선 완전 짜증 나는 일인데 자신이 볼 땐 머리는 뛰어난지 모르겠지만 발육상태며 외모, 행동까지 모든 것이 그저 찌질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 스튜어트가 자신이랑 같은 학교에 전학 오는 것만큼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싶지만 이마저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각자의 자식을 데리고 새로운 가족이 되어 재출발하려는 재혼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내일은 해피엔딩은 재혼가족이 어떤 것들을 고려하고 감수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창 민감한 시기의 십 대인 스튜어트와 애슐리는 각자의 성향대로 부모의 재혼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다르고 새로운 가족을 대하는 태도로 극명하게 차이 난다.

새로운 가족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하는 스튜어트는 나이는 애슐리보다 어리지만 좀 더 성숙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런 스튜어트도 새로운 학교에서 당하는 학교 폭력을 죽도록 두려워하면서도 걱정을 끼치는 것이 싫어 평소대로 모든 걸 속으로 참고 견디려고만 하는 그저 소심한 어린아이일 뿐이다.

반면 애슐리는 이 상황이 너무나 싫고 엄마의 재혼을 반대한다는 걸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늘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했던 사춘기 소녀의 입장에선 느닷없는 아빠의 선언은 배신이나 다름없게 느껴졌으리란 걸 생각하면 애슐리의 분노와 원망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조금 더 시간을 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완 달리 부부 중심으로 돌아가는 서구사회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애슐리 엄마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이렇게 새로운 가족에 낯설어하고 조금은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어 의견 충돌도 있지만 조금씩 익숙해져갈 즈음 스튜어트를 괴롭히던 학교의 남학생 자레드의 등장은 이 들 가족을 진짜 가족으로 만드는 데 일조를 한다.

작은 의견 충돌이나 조금은 억울한 상황에서도 아빠와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잘 참아내는 스튜어트에 비해 조금은 제멋대로인 애슐리의 태도가 많이 버릇없이 보이고 상대적으로 더 나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한창 친구들의 시선을 늘 의식하는 사춘기 소녀에게 부모의 이혼 더군다나 아직까지 주변에서뿐 아니라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아빠의 게이 선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으리란 걸 생각하면 조금은 애슐리가 안쓰럽게도 느껴진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아이들이 결국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받아들여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내일은 해피엔딩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혼가정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제는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만이 아닌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늘어나는 요즘 어디에선가 볼 수도 있을 가족의 모습이기도 하다.

조금은 애어른 같은 스튜어트도 말썽쟁이이자 허점 투성이인 어린 숙녀 애슐리도 모두 그 시기의 아이들답게 제대로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게 잘 표현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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