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게임의 승리자인가

게임 마스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7월

유명한 여배우의 앞으로 생면부지의 남자가 유산을 남긴다.

그 사람은 왜 그녀에게 유산을 남겼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그녀 모르간은 남편과 함께 고인이 남긴 지방의 외딴 주택으로 향하고 그곳에서는 그녀와 남편을 위한 고인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작부터 상당히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 작품은 프랑스의 심리 스릴러 작가 카린 지에벨의 단편이다.

늘 상당히 독특한 소재로 처음부터 몰입감 있는 작품을 쓰는 저자는 결말 역시 기존의 작품과 조금 다른 결을 보여 그 결말로 인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인데 나 같은 경우 독특한 소재와 뻔하지 않은 결말은 좋아하지만 중간 부분의 다소 느긋함이 늘 아쉬웠었다.

그런 나의 아쉬움을 이 단편은 한 번에 날려줬다.

소재의 독특함과 결말의 의외성은 살리고 중간의 늘어짐은 없는...

특히 처음 작품 죽음 뒤에는 그 기발함과 의외성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킨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간 부분부터 어쩌면 이후의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겠지만 작가는 여기에서도 작가의 장점을 마음껏 발휘해서 뻔하지 않은 결말을 보여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음모와 처단 그리고 복수의 과정이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면서 단숨에 몰입하게 하는데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느낌이었다.

또 다른 단편인 사랑스러운 공포는 여러 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살인범이 정신 감호소에서 탈출한 후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데 그가 탄 차가 하필이면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수행 교사와 함께 여름 캠프를 가는 버스라는 설정이다.

일단 그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용의자는 두 명이고 그중 누가 잔인한 살인마인지를 찾아야 하는데 그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 전까지는 누구도 그가 살인마라는 걸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한 모습으로 위장을 하지만 스스로를 억누르던 잔인한 본성이 어느 순간 드러나면서 이야기에 긴장감과 긴박한 스릴을 주고 있다.

통제하기 힘든 아이들을 인질로 삼은 살인마 막심은 비록 정신병을 가지고 있지만 상황을 통제하고 경찰들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해 동선을 짤 정도로 영리하다.

과연 이 미치광이 살인마로부터 아이들을 무사히 구출해낼 수 있을까?

누구의 말도 통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폭발하듯 잔인한 폭력을 거침없이 행사하는 막심과 상황을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조합은 경찰의 손발을 묶기 충분하고 이에 여기서도 경찰은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해 긴장감만 고조되는 데 작가는 여기서도 의외의 카드를 내밀어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짧지만 완벽한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은데 작가의 장편도 의외성과 참신함에는 높은 점수를 주지만 개인적으론 단편 쪽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작가의 다른 단편도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