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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 김종회 문화담론
김종회 지음 / 비채 / 2019년 5월
평점 :
문학이라 하면 왠지 조금은 어렵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제법 책을 읽는다 자부하는 나조차도 소설이라 칭할 때와 문학이라 부를 때에는 그 무게감이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데 이 담론집을 읽다 보면 조금은 그 생각이 달라진다.
저자는 문학평론가로서도 오랫동안 활동해온 경력이 있고 많은 작품을 접해온 경험으로 이 책에서 우리 삶에 가장 가까운 문학 일명 디카시라 불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 문학과 접하기 어려운 북한문학을 비롯해 세계문학을 다양하게 살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역사가 어떻게 우리의 삶으로 들어오는지 거기에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는데 역사적 사실에 뼈대를 붙이고 비어있는 곳에 작가적 상상을 가미한 이야기를 덧붙여 문학적 소재로 사람들에게 전해지면서 점차 역사가 현실감 있게 그리고 친근감 있게 다가오게 되고 더불어 문학은 역사를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는데 한몫을 한다.
또한 어느새 우리나라의 문화가 전방위적으로 다양하게 사랑받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늘 번역상의 문제로 예외시 되던 우리나라 문학의 해외 유명상 수상에 대한 의견은 특히 공감이 갔다.
저자의 말처럼 해외에서의 수상에는 전문 번역가의 힘이 절대적으로 컸고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학작품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 제시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우리나라 작품뿐만이 아니라 해외 작품을 우리에게 소개하는 데에 있어서도 번역은 중요한 만큼 전문 번역가의 양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 적극 찬성하는 바다.
또한 문학의 소재면에서도 이전에는 전쟁과 이념, 정치적 사상적 문제를 소재로 주로 다뤘다면 앞으로는 맨 부커 상의 주인공인 한강 작가처럼 이런 문제가 아닌 세계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소재를 다뤄야 하고 점점 더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문학에는 당시의 시대상이나 문화가 깃들어있고 그 시대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성에서 시작한 디카시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시의 합성어인 디카시는 영상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 딱 맞춘듯한 문화 콘텐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시와 친근한 영상의 결합은 좀 더 친숙하게 문학 장르에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문학은 늘 우리 주위에서 우리 삶과 함께 있어왔고 때로는 위로와 격려가 되고 때로는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를 해왔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지만 문화강국으로 나아가려면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도 문학에 대한 이해와 애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