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으로 세워진 빌딩 사이로 언제부턴가 다소 이질적인 건물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이런 건물이 특색 있는
건물이라며 사람들이 많이들 선호하고 있는 걸 보면 건축물이나 조형물, 혹은 공간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높이만 강조하던 것에서 특색 있고 개성 있는 건물, 자연친화적인 건물 혹은 옛날의 감성을 일깨우는 레트로 풍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건물을 보면 우리도 점차 다양성이 요구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상권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던 입지 선정보다 어떤 테마를 들려주고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가느냐가 더 중요한
포인트로 부각하고 있다.
사실 소비패턴이 언제부턴가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오프라인에서 눈으로 직접 보고 구매하던 소비패턴이 이제는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구매하는 패턴으로 중심이 옮겨
갔다.
어쩌면 이런 구매 패턴의 변화가 오프라인의 변화를 촉발한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물건을 보여주고 판매하기 위한 단순한 공간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자각은 공간에 대한 인식마저 바꿔버려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공간이 문화 공간으로 혹은 테마가 있는 공간같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런 변화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변화라
생각한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대기오염과 늘 바쁘고 피곤한 현대인들의 시간 활용도를 높이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는 실외가 아닌 실내공간에서의
원스톱 쇼핑을 선호하게 되었고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재빨리 캐치한 기업들은 한 공간 안에서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복합 쇼핑몰로 눈을
돌렸다.
이제 고객들은 단순하게 물건을 사는 것에서만 만족하지 않고 문화 인프라도 충족시키고 자연친화적이며 시간과 접근성 등 여러 가
지면을 만족시키는... 그러면서도 새롭고 크리에이티브 한 공간을 원하고 있다.
저자는 그런 달라진 고객 니즈에 대해 많은 걸을 참고하고 직접 발로 뛴 경험으로 이 책을 썼는데 책 속에 소개하는 각국의 리테일
한 공간이나 창의적이고 새로운 발상으로 유행을 선도하는 장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왜 그곳이 주목받는지에 대한 분석까지 곁들여놔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공부도 공부지만 내용도 담백해서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중국의 예는 아주 흥미로웠는데 화 궈 식당 한편에서 직접 채소를 재배, 손님의 눈으로 확인시켜줌으로써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어디든 뜨는 장소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경제가 어렵다, 불황이다, 외식하고 소비하는 사람이 줄었다고 하지만 결국 고객이 원하는 걸 빠르게 간파하고 그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면 변화하는 시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장소, 뭔가 남다르고 색다른 점이 있어 고객의 지갑을 열수 있는 그런 공간만이 앞으로 21세기 리테일
산업이 나아갈 방향이라는 저자의 말이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