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앤 마더
엘리자베스 노어백 지음, 이영아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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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딸을 두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두 여자가 있다.

이렇게만 보면 그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둘 중 한 사람은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 엄마는 유명한 심리 치료사로 부자이며 멋지고 자상한 남편과 그 사이에서 열세 살 난 아들까지 두고 있는 완벽해 보이는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오래전 딸아이를 잃어버린 아픈 과거가 있다.

그래서 자신의 진료실로 들어온 그녀 이사벨을 보자마자 바로 오래전 자신의 잃어버린 딸아이가 틀림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증명할 방법은 물론 없는 상태다.

다른 한 사람의 엄마는 얼마 전 사랑하는 남편을 급작스럽게 떠나보내고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지만 누구보다 더 딸을 사랑하고 딸이 자신의 전부라 믿는 다소 극성스러운 엄마이기도 한데 딸아이가 심리치료 상담을 받은 뒤부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사뭇 불안하기만 하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최근 남편을 잃고 집에 틀어박혀 청소도 안 하고 대는 대로 사는 것처럼 보이는 엄마 세르스틴에 비해 커리어 우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스텔라 쪽이 더 인간적으로 신뢰가 가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사벨은 정말 갓난아기 때 잃어버린 스텔라의 딸일까?

여기에 작가는 스텔라에게 일종의 핸디캡을 둔다. 두 엄마의 주장에 무게 추가 비슷해지도록...

스텔라는 아주 어릴 적 출산을 하고 불과 얼마 되지 않은 후 아이를 잃은 건 맞지만 주변 사람들 모두는 그 아이 즉 알리스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무덤까지 있는 상태다.

오직 스텔라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와 비슷한 주장을 불과 몇 년 전에도 했고 그 결과로 정신병원에 잠시나마 입원한 적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스텔라의 신경과민인 걸까?

이렇게도 볼 수 있는 게 이사벨을 만난 후부터 그녀가 보이는 반응과 행동, 즉 이사벨을 따라다니고 몰래 그녀의 집 주변을 맴도는 모습은 도저히 전문가로 보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누가 봐도 정신이 조금 이상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에 비해 세르스틴이 정상적으로 보이는가 하면 그녀 역시 딸아이의 일에 아주 작은 것이라도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뿐 아니라 이사벨 주위에 남자가 있는 걸 절대로 용납하지도 두고 보지도 못한다.

그런 엄마의 극성 때문에 아름다운 외모의 이사벨은 스물두 살이 된 지금까지 변변한 이성교재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지내왔다.

세르스틴의 무의식 속에는 남자들은 잠재적으로 성폭행범이자 오로지 그것만이 목적인 짐승보다 못한 존재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달까?

아무래도 그녀가 말하기 싫어하는 이사벨의 친부와의 관계가 서로 사랑해서가 아닌 강압적이었던 게 아니었을까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두 엄마 모두 조금씩 나사가 틀어져 있는 ...정상 범위에서 벗어난 엄마라는 게 진짜 엄마를 찾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문제는 두 엄마 모두 모성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것이다.

서로에게서 자신의 딸을 뺏길 수 없다 생각하는 여자들의 강한 집착과 극한 대립은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안정적이었던 가정마저 흔들리게 하는 위태로움을 보여준다.

중간까지 서로의 마음속에 깃든 불안과 의심을 그리고 있어 다소 느슨하다가 중간 이후부터 의외의 사실들이 밝혀지고 사건이 벌어지면서 몰아치기 시작해 단숨에 몰입감을 높여주는 게 심리 스릴러다웠다.

나름대로 짐작한 반전은 그야말로 내 짐작에 머물렀다는 게 다소 아쉽게 느껴졌을 뿐...

이 책이 데뷔작이라니...다음 작품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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