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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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유명한 클럽에서의 일이 한창 화제다.

자고 나면 새로운 사실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 안에서 이뤄진 일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상식선에선 이해가 가지 않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세상 이야기인 듯 이해가 가지도 납득이 가지도 않는 이야기들 천지다.

돈으로 안되는 일이 없고 돈으로 모든 걸 처리하는 그곳... 강남

이 책에서도 그런 강남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는데 읽을수록 이런 일이 설마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벌어진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과 한편으로 진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나 싶은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완전한 픽션이 아니라 사실과 허구가 섞인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불야성을 이루는 강남 중심가의 한 고급 호텔 카르멘

그곳은 아직 오픈도 되지 않은 곳인데 그곳 펜트하우스에서 성인남녀 열 명이 적나라한 모습으로 살해당한 채 발견된 초미의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누구도 모르게 처리되고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로펌의 변호사 민규에 의해 설계당한다.

즉, 죽은 사람들의 사인을 자연스럽게 조작하고 그럴 수 없는 사람은 자살로 위장하며 차례차례 순차적으로 해결해서 그 누구도 이들이 한날한시 같은 곳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걸 알 수 없게 처리하는 것

그런 일을 하는 데 있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민규라는 인물은 법대를 수석 졸업하고 고시를 단박에 패스한 초일류 엘리트지만 감정 변화가 거의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카르멘 펜트하우스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고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차분히 설계하지만 그의 레이더에 가장 문제적 인물이 눈에 들어온다.

기업가이거나 고위 공무원이 대부분인 사람들 속에 요즘 가장 핫한 힙합가수 몽키가 섞여있었고 이는 그의 작업이 번거로워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중의 관심 밖인 고위 공무원이나 기업인의 죽음과 콜걸들의 죽음은 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연예인의 죽음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를 자살로 위장하지만 몽키에게는 알려진 것과 달리 재력가 아버지가 있었고 그는 비록 혼외 자식이라 남들 앞에 떳떳이 내놓을 순 없는 아들이었지만 그의 죽음을 묵과할 수 없었다.

한편 이렇게 부유층끼리 모여 멤버십으로 노는 사람들과 그들이 자주 가는 장소와 그 인근의 경찰서와의 밀착관계는 여기서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런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이재명이었지만 그는 비리 경찰임을 넘어서 도박증독에 빠져있다.

그런 그에게 민규가 속해있는 로펌이 사건을 설계하기도 전 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듣고 돈 냄새를 맡아 사건 속으로 발을 디밀면서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 사건들이 엉뚱한 인물을 사건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사건 현장이 있고 그 현장을 보고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설계자가 나와 처리하는 과정이 워낙 긴박하고 특이해 살인사건 현장을 보면서 반드시 드는 의문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걸 이 재명이 떠올린다.

그렇다면 이 들을 살해한 사람은 누구인가?

어떤 사건이든 돈으로 해결할 수 있고 사건을 새롭게 설계한다는 신선한 소재에다 초반의 강렬한 몰입과 속도감 있는 전개에 비해 검은 개들의 왕이라는 존재와 그 뒤에 존재하는 그 누군가가 나오면서 조금은 평범해져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민규라는 캐릭터의 독특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리즈를 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한번 쓰고 버리기엔 조금 아까웠달까...

가독성도 좋았고 소재의 신선함, 개성 있는 캐릭터의 탄생만으로도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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