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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가도 좋을 여행, 유럽 - 런던 암스테르담 그리고 델프트
다은 지음 / 피톤치드 / 2019년 2월
평점 :
유명인이나 특별한 사람이 어딘가를 여행하고 그 여행기를 책으로 출간하던 방식에서 언젠가부터 일반 사람들의 평범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출간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여행이 특별하지 않아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잘 아는 여행지부터 낯선 여행지까지... 그리고 휴양을 목적으로 하거나 혹은 그곳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방식까지
이제는 여행지만큼 여행의 목적과 방법도 다양해졌고 그만큼 다양한 장소를 여행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책도 평범한 직장인 부부가 한 유럽여행... 그중에서도 런던과 암스테르담 그리고 델프트를 짧은 기간 다녀온 경험을 쓴
여행기이다.
여행을 가기 전 나름대로 많은 조사를 통해 스케줄을 짰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 모든 것이 그대로 되지 않았어도 조금 당황할
뿐...두 사람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줄 알고 작은 것에 행복함을 느낄 줄 아는 부부의 모습이
부러웠다.
늘 마음속에 가보고 싶은 곳으로 생각했던 유럽여행은 솔직히 거리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선뜻 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 더 동경하는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유럽을 간 후 그곳에 대한 여행 경험을 읽고 사진을 보는 것으로 나름의 갈증을 해소하기도 하지만
언젠가 꼭 유럽을 가리라 하는 결심 또한 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평범한 호텔이 아닌 현지인들의 집에 숙소를 정하고 그곳에서 잠을 자고 밥을 해먹으며 마치 런더너처럼 생활하고자 계획했지만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 대부분의 식사를 현지 식당이나 슈퍼에서 사 온 반조리 식품으로 해결했다는 대목에선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했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하는 나에겐 당연한 결정이지만...
부부가 주로 들른 곳이 고흐를 좋아한 아내의 의견에 따라 고흐의 그림이 전시된 갤러리 방문이나 이쁜 서점으로 유명한 곳을
탐방하고 셜록 홈스의 집을 방문하는 가 하면 커피 맛 좋은 혹은 유명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경험 같은 일상을 소소하고 진솔하게 적어놓아 이웃집
아는 사람의 이야길 듣는 것 같은 친숙함이 들었다.
여행 기간도 길지 않았지만 짧은 일정을 나눠 들른 암스테르담의 풍경은 정말 동화의 나라 같은 느낌이 든다.
어디서든 흔하게 보이는 자전거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의 모습도 그렇고 벤치와 거리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신혼부부의 모습에서도 그
사람들의 여유와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찬란한 한 시기를 보낸 유럽이기에 유명한 명소도 유명한 작품도 많아 볼거리가 많은 유럽
패키지로 몇 도시를 묶어 도장 깨기처럼 유명한 장소를 스치듯 여행하는 방법이 꼭 나쁜 건 아니지만 이렇게 원하는 도시 혹은 보고
싶은 장소를 정해놓고 일정 기간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방식으로 가보고 싶다.
저자처럼 영어가 잘 안되어도 긴 기간이 아니어도 혹은 큰돈이 없어도 유럽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