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 밀레니엄 (문학동네) 5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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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갈수록 여전사로 당당해지는 리스베트

이번엔 감옥에서 억압받는 또 다른 소녀를 구원한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감옥에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고요하게 보내던 리스베트의 눈에 교도관의 눈을 피해 동료 수감자로부터 폭행에 시달리는 한 소녀가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로부터 그것도 특히 공권력에 의한 부당한 폭력에 시달리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는 리스베트는 소녀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감옥 안은 폭풍전야의 적막이 흐르는데 이번엔 리스베트가 어떤 활약을 펼쳐서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소녀의 자유를 억압하고 원치 않는 결혼을 하도록 강요하는 가족으로부터 사랑하는 남자를 비롯해 모든 걸 빼앗긴 채 감옥 안에서조차 자유롭지 못한 소녀 파리아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전히 낮은 위치에서 남자들의 종속물처럼 여겨지는 여자들을 대변하고 있다.

한편 리스베트로부터 누군가를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미카엘은 조사를 하다 그 남자 레오의 주변에서 뭔가 석연치 않은 사건이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조사하다 오래전 리스베트를 비롯해 쌍둥이들을 이용한 실험이 은밀히 자행되었음을 밝히는 문서가 등장하면서 이와 관련되어 있거나 혹은 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은 역시 추악하지만 그들의 정체나 규모는 이전 시리즈에 비해 조금 엉성하고 어딘지 빈듯해서 아쉽달까

그런 반면 리스베트의 몸에 새겨진 용 문신의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보는 관점에 따라 공주를 구하기 위해 용을 처지 하는 정의로운 기사가 아닌 오히려 기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말 못 하는 용과 그런 모습을 아무런 감정 없이 지켜보는 냉정한 공주라니... 이렇게 되면 누가 나쁜 악당인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세상의 논리가 흑백으로 쉽게 나눌 수 없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든 듯

이렇게 이번 시리즈에선 두 갈래의 문제를 대두시켜 리스베트의 여전사로서의 입지를 두드러지게 하는 한편 그녀의 출생 및 배경의 비밀을 당대에 자행되었던 비인간적 실험과 연결해 소설적 재미를 끌어내고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밀레니엄의 탐사기자인 미카엘의 존재감을 드러내 균형을 맞추고 있다.

아무래도 리스베트의 역할이 미카엘에 비해 두드러지고 더 매력적으로 돋보일 수 있다는 걸 감안한 배분이 아닐까 싶다.

소설 중반 이후부터 조금은 느슨해진 스토리로 인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고 뒷이야기를 짐작 가능했다는 점에서 좀 아쉬웠지만 시리즈 전체와 연결되는 부분을 세세한 점까지 신경 썼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나저나 점점 갈수록 완전체에 가까워지는 듯한 리스베트가 어디까지 갈 건지... 그녀만의 독특한 개성과 매력이 여전히 빛날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뒤편이 나온다면 일단은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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