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의 아들에서 진정한 족장이 되다

[세트] 족장 세르멕 상.하 세트 - 전2권
우광환 지음 / 새움 / 2018년 10월

조용하지만 강한 달 쪽의 족장 마카부의 아들 세르멕은 부족회의에 의해 다음 족장으로 추대될 예정이었지만 단 한 번의 전투에서 진 결과로 족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족장의 자리를 탐내어 다른 종족을 끌어들인 내부의 배반자에 의한 음모였고 이 한 번의 분열로 조상 대대로 물려받아 열심히 가꾼 영토를 잃어버리고 달 쪽은 몰락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진 세르멕은 반드시 다시 돌아와 달 쪽을 일으키리라 결심하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늑대 쪽을 만나 그들의 우두머리가 된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만난 융국의 예하 상단에서 그의 오른팔이 되어 융국과 스카루국의 국가적 혼인 행렬에 참석해 스카루국으로 향하지만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융국에선 큰 변고가 일어나 예하는 반역죄로 처단되고 상단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상단의 일원이 되면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와 정치적인 안목도 기르게 되는 세르멕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져있는 족장 세르멕은 초원에 살고 있는 부족들 간의 전투도 그렇고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와 제후들 간의 치열한 정쟁도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지만 가상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거상들이 활약하고 의술 또한 발달한 융국에서는 장성한 태자와 새로 들어온 태후가 낳은 어린 왕자를 두고 다음 보위를 잇는 문제로 내부 간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고 또 다른 강국인 스카루국 역시 뛰어난 전술가이자 국민들의 신임을 얻고 있는 장군 스기요메가 지키고 있지만 다음 보위를 이을 재목이 없는 상황이라 나라의 앞날은 밝지가 않다.
이런 때 서로 간의 혼인으로 동조를 맺기로 하지만 양국 간의 화평을 반대하는 반대파의 음모로 무산되고 일촉 측발의 상황이 되는 한가운데 세르멕과 일행이 있다.
누구도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세르멕의 노력으로 전쟁의 불씨는 잦아들지만 국경을 마주한 세 나라 사이엔 전운이 감돈다.
스카루국의 또 다른 국경에 자리한 키한국 역시 강국으로 누구라도 서로에게 조금의 틈이라도 보이면 언제든지 전쟁을 일으켜 서로의 영토를 침략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
이런 위태로운 상황에서 멀리 앞을 내다보고 포석을 둔 음모는 세르멕일행의 의지와 상관없이 착착 진행되면서 아무것도 몰랐던 세르멕은 또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만 냉철하게 상황을 보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서 신뢰와 믿음을 산 세르멕 덕분에 위기를 탈출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적과의 대결에서 전술과 전투능력 모든 것에 밀렸지만 그가 믿고 신뢰했던 사람들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고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의 가장 강력한 적은 모든 것에서 앞서고 심지어 세르멕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조차 예측했지만 결과적으로 전투에서 패하고 만다.
그들이 전투에서 이런 결과를 가져온 데에는 사람을 향한 믿음과 신뢰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고 그건 모든 것이 뒤처져있던 세르멕이 승리하게 된 힘이었다.
그는 전사로서 뛰어나긴 하지만 탁월하진 않고 전쟁에 승리했지만 영웅은 아닌... 평범한 듯 평범하진 않은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결말 또한 예상할 수 있는 그런 맺음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처럼 한 점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