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더 파더 1~2 세트 - 전2권
안데슈 루슬룬드.스테판 툰베리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9건의 은행을 턴 스웨덴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 놀라운 건 이들의 관계가 형제간이고 오랜 친구이며 연인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의 리더는 모든 사건을 주도하면서 철두철미한 계획 아래 단 하나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은행을 턴 걸로도 모자라 뒤쫓아오는 경찰을 비웃듯 눈앞에서 그들을 따돌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1년이 넘겨 추적해온 형사에 의해 마침내 그들의 행각이 멈출 수밖에 없게 된 데에는 모든 범죄자들이 그러하듯 멈춰야 할 시점을 모르고 끝없이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서 팀 내 분열이 생기고 이로 인해 자멸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들이 잡히기 전까지만 해도 그들의 팀은 단서 하나 남기지 않은 완전범죄에 가까웠지만 이들이 파멸에 이르게 된 데에는 그들을 철저하게 진두지휘한 리더의 몰락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삼 형제의 맏이인 레오는 모든 범죄를 직접 계획하고 지휘하면서도 냉정을 잃지 않은 완벽한 리더에 가깝지만 그에게 가장 큰 약점은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스스로는 절대로 인정하지 않지만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불같은 성격에 화를 참지 못하고 누구도 자신을 거스를 수 없다는 걸 주먹으로 증명해왔던 아버지 이반은 집에서도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때리기도 하는 폭력 남편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자식들을 가장 사랑하는 아빠이기도 했다.
그런 아빠를 늘 곁에서 지켜보면서 그가 엄마에게 하는 폭력에는 증오의 감정을 가지지만 누구도 그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는 그의 힘은 두려움과 함께 많은 남자아이들이 그러하듯 조금은 동경의 마음도 그리고 그런 아버지에게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는데 레오의 이런 애증은 성인이 된 후 다른 형제들이 그런 아버지를 외면하는 상황에서도 처음 은행을 털고 나서 획득한 돈을 핑계를 대며 아버지에게 가져가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었다.
은행의 위치부터 돈이 많이 오가는 시간을 체크하고 퇴로를 만들며 만약을 대비해서 이런저런 복안을 짜고 마침내 결전의 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은행을 털고 달아나는 순간의 묘사도 흥미롭지만 이들을 뒤쫓는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인 브론크스 형사가 아무런 단서 하나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들 형제에게 가까이 갈수 있었는지를 보는 과정 역시 흥미로웠다.
그는 처음 이들이 은행을 털면서 무자비하게 총을 쏘는 모습 하나로 그들이 오랫동안 폭력에 노출된 피해자라는 걸 간파할 정도로 예리하고 남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그 역시 폭력 가정에서 자라 폭력에 익숙해졌을 뿐 아니라 끝내는 그런 아버지를 직접 살해해 무기수가 된 형이 있었고 그도 감정적으로 다른 사람과 교류가 힘든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깊은 사람이기도 하다.
쫓고 쫓기는 사람 모두가 가정폭력의 희생자였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 이렇게 서로 다른 처지가 된 것도 확실히 흥미롭다.
또한 짧은 순간 잡힌 영상을 보고 그들이 형제지간임을 간파하는 그의 능력은 그저 감탄스럽다.
어느 순간이 되면서 이 모든 건 마치 이 두 사람의 대결처럼 변해버린다.
다른 형제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누가 봐도 무모한 상태에서 범행을 자행하는 레오는 초반의 냉철하게 상황을 주도하는 리더의 모습이 아니라 마치 죽을 줄 알면서도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을 닮은듯하다.
또한 브론크스 역시 관할지역이 아님에도 이들 그중에서도 특히 레오를 잡고 싶은 마음에 상관의 명령도 무시하고 사생활을 모두 포기한 채 그의 행적을 쫓는 모습 역시 정상적이진 않다.
이런 상황에 아들이 혼자서 무모하게 덤벼드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떨리는 손을 감추고 아들을 위해 범행에 뛰어드는 아버지 이반은 너무나 안타까울 정도로 어리석다.
그의 사랑은 늘 이런 식이어서 더 답답하기도 했다.
왜 진작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자식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특히 그들의 범죄 장면이나 도주 장면은 확실히 박진감이 넘치고 현장감이 살아있어 책 읽는 맛이 난다.
더욱 놀랍게도 공동저자의 한 사람이 은행강도 사건의 범인 가족이라는 점인데 실제 이들이 모든 가족들이 모여 즐겁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휴가 때 경찰에 쫓기고 마침내 검거되었다는 걸 알게 되니 그들은 왜 평범한 어느 가족처럼 살 수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특히 범죄자이면서 한 가족의 일원이자 어린 나이 때부터 맏이의 책임감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던 레오에게 연민의 마음이 들었다.
좀 더 일찍 그들의 아빠인 이반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아들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면 그들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더욱더 씁쓸한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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