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 시시한 행복이 체질이다 보니
김유래 지음 / 레드박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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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여행의 형태가 예전과 달리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예전엔 주로 이름난 곳 위주의 패키지가 대세였다면 요즘은 스스로가 계획해서 원하는 대로 여행 계획을 짜고 한곳에 머물러서 주변을 둘러보는 식의 다소 여유로운 여행이 대세인듯한데 그래서인지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남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으로 가 그야말로 휴양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진정한 의미의 휴식을 위한 여행을 많이 찾는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쳇바퀴 돌듯 하는 일상이 무너져 모든 것이 혼란스러울 즈음 문득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고 혼자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간 곳이 우리에겐 다소 낯선 곳인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우붓이라는 작은 마을이었고 그곳은 그야말로 명상과 요가를 하기 위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혼자서 여행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일단 용기가 대단하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역시 처음 혼자 하는 여행이라 이런저런 실수도 많고 길을 못 찾아 헤매기도 했을 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 특성상 벌레가 많고 특히 도마뱀붙이 같은 게 호텔이며 집을 가리지 않고 흔히 보여 벌레나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다소 무서울 수도 있을듯한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 역시 곳곳에서 등장하는 도마뱀이나 벌레 때문에 생긴 이러 저런 에피소드가 제법 나온다.
문 앞을 지키듯이 있던 도마뱀, 자려고 누웠다 눈이 마주쳐서 혼비백산했던 일들... 이렇게 작은 소동도 있지만 그럼에도 처음 우붓에서 한 달 동안 지내다 돌아오던 길에 택시 안에서 펑펑 울었던 이야기에는 왠지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어느새 자신의 꿈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 지도 잊어버리고 살다 건강을 잃고서야 왜 이렇게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학대하며 살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는 말 역시 공감이 가는 게 지금 우리는 너무 빨리 변해가는 세상의 속도에 조금씩 지쳐 가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사는 게 재미없다는 소릴 하고 표정 역시 굳은 채 마치 전쟁을 치르듯 하루하루를 견디는 게 일상처럼 사람들은 변했다.
사실 여기서 소개한 우붓이라는 마을이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다.
부유하지 않지만 마음은 여유로운 사람들, 잘 웃고 친절한 사람들, 모든 것이 느긋하게 흘러가는 건 동남아의 많은 지역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정취겠지만 그럼에도 이곳을 특별하게 여기게 된 이유는 저자가 처음 혼자서 여행을 한 곳이라는 이유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녀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평범하면서도 여유롭고 친절했을 뿐 아니라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그곳에는 특별한 마법이 존재했을 거란 것 역시 믿는다.
우붓만 몇 번씩 다시 찾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분명 그곳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책을 보면서 나도 남들처럼 휴가 때 혹은 연휴 때 콩 볶듯이 우르르 다니는 여행 말고 혼자서 느긋하게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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