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5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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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일단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훈을 주든 삶의 의미를 부여하든 혹은 힐링을 목표로 하든 간에...
그래서 잔인한 이야기를 다루던 혹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든 지극히 현실적이든 간에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 전후 맥락을 따져볼 여지를 주지 않는 책, 이른바 가독성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사와자키 탐정 시리즈는 이런 내 취향에 들고 언제든 신간이 나오면 사서 읽을 용의가 있는 책 중 하나다.
그가 있는 곳엔 언제든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묘한 징크스가 있는 사와자키는 이른바 사건을 몰고 다니는 타입이라 할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자기가 정한 일에서 타협이 없을 뿐 아니라 돈이나 그 밖의 것으로 매수되지도 않으며 오로지 자기가 맡은 일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사람
그래서 좀 쉽게 갈수 있는 것도 돌아서 갈 뿐 아니라 그를 매수하려던 사람들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을 자각하고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그의 주변엔 늘 사건사고가 넘쳐날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사와자키는 자신이 아닌 죽은 전임자에게 사건을 부탁하러 온 여자를 데려다주다 사건을 목격하면서 총격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 다른 지역의 은행에서 야쿠자 두목과 은행원을 총격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그 사건의 가해자로 자수한 사람이 이부키 데쓰야
그리고 그런 그의 무죄를 증명하는데 도움받기 위해 그의 딸이 사와자키의 사무소를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데쓰야를 저격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와자키는 자신의 차로 범인들의 차를 들이받지만 안타깝게도 데쓰야를 호송하려던 젊은 경찰이 총탄에 맞고 쓰러지고 밝혀진 총격 사건 용의자들은 야쿠자 두목 밑에 있던 수하여서 이 사건은 폭력단 간의 다툼으로 마무리되는듯하지만 하필이면 그들은 사 와자키의 눈에 띄었다는 게 불운의 시작이었다.
일단 그들을 추적하던 또 다른 차의 번호를 추적해서 그들이 은신처로 삼은 곳을 발견하게 된 사와자키는 그곳에서 은행 사건에 숨겨진 또 다른 피해자를 발견하게 되면서 단순하게 복수극으로 보였던 사건은 복잡한 양상을 띄기 시작하고 경찰들은 사와자키 때문에 동료가 피살당했다는 원망을 한다.
모든 사건이 그러하듯 사건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사건을 해결해도 그건 반쪽짜리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점을 잘 아는 사와자키는 의심스러운 점이 보이면 발로 뛰고 작은 단서를 잡으면 그 단서가 끊어지지 않도록 줄을 따라간다.
그러면 그곳엔 왜 이런 일들이 벌어져야 했는지 여러 사람을 죽고 죽이는 사건 이면엔 어떤 진실이 숨어있는지를 밝혀낼 수 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어리석은 동물이라 처음 발단이 어땠는지 그 시작이 무엇이었는지 금방 잊어버리고 그저 지금 눈앞에 있는 걸 영원히 가질 수 있다 믿어서 무슨 짓이든 한다.
자신이 가진 걸 놓쳐버리지 않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나중에서야 자신이 뭘 그렇게 놓치지 않기 위해 움켜쥐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그것의 허무함과 허탈감에 쓰러지고 무너진다.
단순할 수 있는 사건에 의외의 것들이 마치 운명처럼 끼어들면서 복잡한 양상을 띄게 하지만 한번 잡으면 놓지 않는 탐정 사와자키 앞에 선 그 무엇도 빠져나갈 수 없다.
늘 인간세계의 희로애락에서 한 발 떨어져 관조적인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와자키
다음 편에서 또 어떤 사건과 마주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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