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트렉 - 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까지 걸으며 만난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사람들
알렉상드르 푸생 & 소냐 푸생 지음, 백선희 옮김 / 푸르메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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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신혼부부가 아프리카 대륙을 걸어서 종단하기로 맘을 먹고, 이를 실천에 옮긴 이야기이다.  아마도 후편이 이어 나올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책은 남아공에서 걷기 시작하여 탄자니아에 이르기까지의 제 1권에 해당된다.

이들 여행의 스케일을 생각할 때, 실로 대단히 엄청난 일이건만 이 부부는 매우 담담하게 글을 써내려간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내용에 비해 재미는 덜 하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그들의 곁에서 함께 대륙을 걸어 올라가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읽어가면, 그런대로 읽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가장 인상에 남는 대목은 자신들의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아내, 소냐 푸생의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남편, 알렉상드르의 다음과 같은 관점과 태도이다.

[그러나 소냐는 반대였다.  그녀는 정말 경이로웠다.  어제 무리해서 걸은 탓에 다리를 약간 절뚝이면서도 그녀는 불평 한마디 없이 걸었다.  그녀 옆에서 걷는 하루하루가 사랑 고백과도 같았다.]

[소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정말 강인한 여자였다. …(중략)…  어떤 날에는 비를 홀딱 맞으면서도 군말 없이 42킬로미터를 걸었고, 버려진 집의 맨바닥에서 잠을 잤어도 다음날 아침이면 씩씩한 군인처럼 다시 출발했다.  나의 마약은 소냐와 함께 걷는 일이었다.  나의 여걸, 소냐!]

오랜 시간을 걸으며, 그들이 걷고 있는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

[말라위에서는 모두가 걸었다.  우리는 그저 덤으로 보태진 도보자들에 불과했다.  특별한 공적도 아니고 영예로울 것도 없었다.  우리가 매일 하는 것은 아프리카 사람들도 하고 있는 일이었다.  그들의 현실을 떠안고, 그들을 만나고, 그들을 이해한다고 주장하는 것, 그것은 그들과 함께 걷는 것이었다.]

하지만 책의 시작 부분부터 사실 꽤 지루함을 느꼈던 나로서는, 그들이 백인 부부였기에 누릴 수 있었던 현지에서의 엄청난 특혜가 한편으로는 한계였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 감안하고 읽으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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