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식민주의와 아프리카 문학
응구기 와 시옹오 지음, 이석호 옮김 / 인간사랑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아프리카人들은 영어를 잘하는가?  적어도 과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에서라면 대답은, "대체로 그렇다" 이다.  프랑스나 포르투갈 등의 지배를 받았던 기타 많은 국가들에서도 대부분 독립을 이룬지 약 40년이 지났건만 역시 똑 같은 룰이 적용된다.

케냐의 기쿠유族 출신인 이 책의 저자 응구기 와 씨옹오(Ngugi Wa Thing'o)는 영문으로는 절필을 선언한 사람으로서, 아프리카 출신 작가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글을 씀으로써 아프리카 문학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이들에게 곧 탈식민주의를 향한 글쟁이로서의 적극적 저항인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 현실에 대한 연구가 늘 부족, 종교, 종족 분쟁 따위가 중심이 되어왔던 것에 못마땅해하며, 아프리카 內 문제를 제국주의와 저항의식이란 두 성격 집단의 대립으로 어프로치하고 있으며, 그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문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당근 탈 식민주의를 위한 중단없는 포괄적 저항일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문학의 탈 식민주의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비단 아프리카의 문제에만 국한된 내용은 아닐 것인 바, 평소 자신의 색깔을 잊고 지냈거나 궁금했던 사람은 아프리카라는 테두리를 잊어 버리고서라도 한 번 쯤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번역도 상당히 공들여 한 것으로 보인다.  단지 흠이 있다면 번역 과정에서 어려운 단어나 문구, 문장을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이 이 책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예컨대; '견결', '염출', '폄훼', '탈구', '득의의 통찰력', '즉자적 환경', '외래사체', '일종의 추인', '불편타당', '거대담론을 집단적으로 기풍화', '제의적 관행', '자기완결적이고 변별적인 내용을 담보', '언어가 지닌 변속적인 시각인상의 문제', 등 등....

단어 선택만으로도 이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게 번역이 가능하였을텐데 대체 왜 이런 식으로 번역을 해야만 됐던 것인지 그저 아쉬운 부분이다.  학자들은 어려운 말로 번역을 해야 그 책이 더 돋보이는 것이라 생각하는 걸까?

1999, 12/26일  (baobabians.ne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