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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야기
삼모 / 홍진북스(중명출판사)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몇 달 전 서점에서 제목에 이끌려 사실 별 생각 없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책장을 한 장씩 넘길수록 난 이 책의 진가에 그만 압도 당하고 있었다. 결국 난 마지막 장을 끝낼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이미 19년 전에 세상을 뜬, 대만 출신의 작가 三毛는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이가 아니었나 한다. 표지 안쪽에 인쇄되어 있는 그녀의 빛 바랜 흑백 사진에서 마치 풍부한 감성을 지닌 그녀만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이 책은 중국인인 그녀가 스페인 령 카나리 군도 국적의 남편 [하서]와 사하라에서 결혼 생활을 하면서 겪고 느낀 것들을 그녀 특유의 넘치는 감성으로, 그리듯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다.
이 글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0년대 초에 쓰여졌다는 점에 한 번쯤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는 모든 면에서 사정이 사뭇 달랐을 당시의 사하라에서 그녀가 만들어가던 그 소박한 행복과 모험에 난 흠뻑 빠져 들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쾌활하면서도 섬세한 글 솜씨가 한층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또한 여느 번역서에서 느낄 수 있는 어색함이나 짜증스러움이 없는, 매끄러운 번역을 해 놓은 구순정 씨에게도 진정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나에겐 큰 감동을 안겨 준, 그리고 또 한 번 먼 이국 땅에 대한 근원을 알지 못하는 향수병 같은 것에 시달리게 하는 이 책의 일독을 자신 있게 권하는 바이다.
1999, 8/22일 (baobabian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