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책상서랍속엔 몇줄씩 쓰다가 만 편지들이 있다.

문자로 몇마디 안부를 전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그들을 그렇게 잊고 싶지도 않고,

내가 그들에게 그렇게 잊혀지고 싶지도 않은 마지막 노력같은 것이랄까....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는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마무리 하지 못한채

인사말만 쓰여진 편지들을 어제 꺼내서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 편지들은 그들을 잊고 싶지 않은 마음이나, 그들에게 잊혀지고 싶지 않은 나의 노력이 아니라

그저 그렇게라도 하면 어떻게든 인연의 끈을 잡고 있는 것 같은 스스로의 위안이였음을 깨달았다.

닿지 않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서랍에 넣어 둔 것은  편지를 받을 사람을 위함이 아니라

그렇게라도 기억하고 기억되고 싶었던 나를 위한것들이였는 지도 모른다.

 

2.

긴 시간 연락하지 못하고 지내는,지나간, 혹은 지나가고 사람들에게  서랍속의 편지는 절대 닿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려준 것은 나의 지나치게 현명한 친구였다.

"그러면 뭘해, 나에게 닿지 않는걸."

너무 오랫만의 통화, 너무 오랫만에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아마도 통화하는 동안 동그랗게 떳을 그녀의 이쁜눈....  이 모든것은 그저 내가 적다가만 몇자의 안부로 대신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였다.

 

3.

여기에 을 쓰는것은 단순히 모니터 안으로 내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니였다..

글을 읽는 사람에게 나의 안부를 전하는 편지였고,  일상을 이야기 하는 수다스러운 통화였으며,

그렇게 그들에게 인연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같은 것이였음을 나의 현명한 친구는

단 오분여간의 통화로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그동안 서랍속에 안부 몇자로 남아있던 전하지도 못했던 편지를 우체동 대신

이곳에 넣는 중이다.

 

 

 

4.

크리스마스를 너무 좋아하는 나의 지나치게 현명한 친구에게.

메리크리스마스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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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1-30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반가운 마음에 스맛폰으로 댓글. 반가워요! 이게 대체 얼마만입니까!!

라로 2012-11-3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라쟁이님!!!! 격하게 반가와요!!!!어떻게 지내시나요???

양철나무꾼 2012-11-30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따라쟁이님.
우리 크리스마스 파티로 할까여, 아님 망년회로 할까여?^^

따라쟁이 2012-12-03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와락.. 감사감사.
보고싶었어요

감은빛 2012-12-0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라쟁이님!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어요. 잘 지내고 계셨겠죠?
무척 반갑습니다! ^^
 

1.  그의 고백에 나는 <바보>라고 대답했다. 그 고백의 끝이 <사랑한다>가 아니고 <사랑했었다>였기 때문이다. 비가 쏟아지는 날. 차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고백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대답했다. 언젠가 비가 쏟아지는날 지하철  플랫폼을 달려가 그에게 내가 고백했을때, 그는 뭐라고 했더라.. 기억이 난다면, 그때 그가 했던 말을 똑같이 해주고 싶은데.. <잘가.>라고 했던가...  

2. 읽는것도, 쓰는것도 모두 멈췄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것도 모두 멈췄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이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것 뿐인것 같다.  

3. 내가 가진 모든것에서 바닥이 보이고 있다. 체력도, 열정도, 인내심도. 그러나 이럴때일 수록 정말 바닥나길 간절히 바라는 <사랑>은 반짝인다.  

4. <활>에서 박해일은 이렇게 말한다. <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저마다에게는 저마다의 바람이 분다. 그리고  극복한다.  

5. 금요일 저녁, 나는 철야근무를 했다. 내 친구는 나에게 외로우면 자기의 이름을 부르라고 했다. 내가, 금요일밤을 잘 보낸것은 그 친구의 이름때문이다.  

6. 그러니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나는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거다.  

7. 근황이라고 할 것 까진 없지만, 여전히 나는 바람을 극복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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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8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1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애플사와는 상관없이 살고 싶었는데. 내 손에 어쩌다 보니 아이패드가 들어와 있다.  

2. 카카오톡을 하기에는 내 손가락은 너무 굵다. 고 말하자 J군이 묻는다. "손만?" 

3. 내가 너무 좋아라 하는 선배가 나에게 선물해 준  회귀천 정사를 읽었다. 책은 비오는 밤에 다 읽혀 버렸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내 돈 주고 <일본 스테리 물>에 속하는 책을 사서 읽었다.

 

 

 

 

 

 

 

4. 심장과 신장과 위와 장등 오장육부의 총체적 문제가 생겼다. 요새는 약만 먹어도 배부를 정도의 약을 먹고 있고, 잔소리는 그것보다 더 많이 먹고 있다.  

5. 읽는 것과 쓰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그 어느때 보다 많이 읽고 있고, 그 어느때 보다 적게 쓰고 있다.  

6. 트랜스포머를 봤다. 그냥 <봤다>로 모든 감상을 대신 하겠다.  

7. 아, 아이멕스 쓰리디로 봐도. 그냥 <봤다> 

8.  오후 2시의 아스팔트 바닥에 서 있는 것 같은 서른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9. 그래도 괜찮다. 아직 <오후 2시> 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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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7-0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팟이 아니라 아이패드 였어요? 가뜩이나 가방도 큰데 무겁지않아요?

따라쟁이 2011-07-10 00:18   좋아요 0 | URL
아이팟은 제가 쓰는 거고 아이패드는 제가 쓸 물건은 아닌데 제 손에 와 있었어요.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오늘 안그래도 버리고 오는 길입니다.

마노아 2011-07-09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아이패드 인증샷을 보여줘요. 아이패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에요.
약보다 더한 잔소리라니, 병나면 안돼요. 건강하게 만나자고요.
아이맥스 쓰리디로 보려다가 시간 안 맞아서 그냥 일반 디지털로 보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후 두시면 햇볕 쨍쨍할 좋은 때예요. 그럼요!

따라쟁이 2011-07-10 00:19   좋아요 0 | URL
음. 저는 그냥 아이팟으로 만족하기로 했어요. 아이패드는 내가 쓰기엔 너무 똑똑하더라구요. 정말 어쩌다 보니 잠시 제 손에 들어와 있다가 오늘 똑똑한 유저에게 갔어요.

병은 이미 들었으니 치료를 해서 건강하게 만나요 ㅎㅎㅎ

따라쟁이 2011-07-10 00:23   좋아요 0 | URL
근데 버리고 오니까 자꾸 생각나는게... 아이패드 2 지를까요?

비로그인 2011-07-10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밤, 밤을 읽어 버렸다.
귓가에 맴도는 소리가 몸을 돌아 내 안의 내장을 뒤틀고, 나는 단어를 계속 삼키고만 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스쳐 지나가고 서른의 여름은 나를 녹인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 서른이니깐.


따라님 안녕하세요 :D

따라쟁이 2011-08-06 23:25   좋아요 0 | URL
너무 늦은 답인사네요. 안녕하세요 :)

2011-07-29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6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직은 비가 지겹지 않다.  

다행이다.  

너를 생각하며 지새우는 밤도 아직은 지겹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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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紫霞) 2011-06-30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힘들어요 장마는...습도계를 보면 한숨만...(ーー;)

따라쟁이 2011-07-09 13:10   좋아요 0 | URL
습도가 높아서 좀 눅눅한 분위기를 저는 좋아라 하나봐요.. 번탠가..-ㅁ-;;;

책가방 2011-06-30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가 지겹지는 않은데.. 비와 함께 올라가는 습도와 더불어 올라가는 기온이 힘들어요..^^

제가 생각하는 그 사람은 제게 비타민같은 사람이랍니다.
챙겨먹으면 몸엔 좋겠지만 굳이 챙겨 먹지는 않는, 그치만 챙겨먹으면 몸에 좋을 것 같은...
생각하면 행복하지만 굳이 만나고 싶지는 않은.. 그치만 만나면 좋을 것 같기도 한...

따라쟁이 2011-07-09 13:10   좋아요 0 | URL
멋져요. 비타민 같은 사랍+_+
음.. 비타민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너무 책가방님 따라 하는것 같으니까.
저는 무기질 같은 사람이라고 할까요?
 

최근에 무슨 남자 복이 터진건지 요새 새로 만나는 사람들 마다 주르륵 멋진 남자들이 굴비 엮듯이 엮어서 나오고 있다.  얼굴이 멋지고, 말하는게 이쁘고, 몸매는 섹시해 주신다. 감사할 따름이다.  

1. 얼마전에 업무상 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나는 거기서 한쪽 입꼬리만 올리며 씩 웃는 소년을 만났다. 그래, 아마도 이런 아이를 위해서 이 단어가 존재 했나 보다. 미.소.년. 

 

닮았더랬다. 여덟살 짜리 꼬마 아이가. 강동원을 닮았더랬다. 게다가 "사탕 먹을래?" 라는 질문에 "그러시던지요" 라고 시크하게 대답하더라!

2. 어젯밤 이런 문자가 왔다. " 이제 열 여덟시간 전입니다. ^^"  내가 너무 보고 싶다고,  만나기 24시간 전부터 카운트 다운을 해주는 남자. 하루에 세번정도 나눠서 몇 시간 전이라고 알려준다. 잊고 지내다가도 아, 그래 나는 내일 이 남자를 만나는 구나. 하고  생각나게 해준다. 누군가 만나고 집에 들어가면 왠지 모르게 좀 쓸쓸해진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 그는 항상 헤어질 때 맥주 한캔씩을 가방에 넣어준다. 손을 꼭 잡아 주는것. 일찍 자라고 말해주는것은 안주인 셈이다.  

3. 나는 이녀석을 <이쁜S군> 이라고 부른다.

   닮았다 

잘생겼지만 느끼하지 않고, 어리지만 여리지는 않다. <누나가 보고 싶어요> 라는 이쁜 문자도 보낼줄 알고, 이사하는 자기누나를 위해 조카들을 데리고 키즈 놀이터에서 반나절을 보낼 줄도 안다. "이쁜s군아." 하고 부르면 "네, 이쁜 누나" 라고 대답할 줄도 안다. 허리선이 예술이고 복근이 죽여준다.  

4. 그래도 최근에 가장 멋지다고 느낀 사람은 바로 이 남자!    

 

 

 

 

 

 <아사다 지로> 

 

멋지구나! 

5. 올여름은 여러가지 이유로 좀 많이 더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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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1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부럽네요. 저도 김태희나 그런 이쁜 여성이 후배든 8살짜리 여자아이든 누구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 여름이 그다지 더울 것 같지 않아요. 추워요...

따라쟁이 2011-06-13 15:45   좋아요 0 | URL
여름엔 더워야 해요. 등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줘야 아. 여름이구나 하는거죠. ㅎㅎㅎ

2011-06-13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3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6-1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번이 의미심장하군요!
저도 올 여름은 많이 더울 것 같아요! ^^

따라쟁이 2011-06-30 15:39   좋아요 0 | URL
네. 의미심장합니다. ㅎㅎㅎㅎ
엄청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