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어느덧 신간평가단 9기 활동이 끝나고 또 이렇게 마감 페이퍼를 씁니다. 정말 세월이 어찌 흐르는지 6개월이 순식간에 사라졌네요. 그동안 매달 5권씩 추천을 했고, 제 경우 12권 중 8권이나 원했던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꼭 추천한 책이 아니더라도 대체적으로 맘에 들어 더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은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입니다. 음악에 관한 책들은 상대적으로 적게 출간되고 간혹 마주치게 되더라도 클래식 입문서나 예술기행과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한 작곡가에 집중해서 좀 더 음악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말 잘 만들었더군요. 음악을 전공하신 분들께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반 대중인 저로서는 음악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이고 친절하게 이끌어 주는 책은 처음 봅니다. 이건 이 책을 구상한 기획력이라 생각되는데요, 한 사람으로서의 차이콥스키, 한 음악가로서의 차이콥스키를 잘 보여주었고, 그의 음악적 궤적과 해석, 그리고 관련된 지식까지 두루두루 잘 갖춰 놓았습니다. 대체적으로 자신이 추천한 책이 아닌 경우 받아보고 감탄까지 하게 되는 경우는 드문데요, 이 책은 선례를 깨고 저의 사랑을 듬뿍 받은 책이랍니다. 한창 여름에 읽은 책이라 시원하게 냉방된 방에서 음악 틀고,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며 무척 즐겁게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내맘대로 베스트는 정말 추려내기 힘들어요. 다들 좋은 책이었고, 감흥도 비슷비슷해서 순위 매기기가  참 그렇네요. 그래서 그냥 가나다 순으로 적어봅니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도 베스트에 들긴 하지만 위에 기억에 남는 책에 별도로 택했기에 더 많은 책을 꼽고 싶어 여기서는 뺐어요.

<민화, 무명 화가들의 반란>
민화에 대해 체계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냥 우리의 대표 민화를 소개하고 감상의 포인트나 관련 지식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민화나 우리나라 궁중화, 문인화와 비교해 가면서 설명해 준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민화속의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이 너무 순진하고 재밌어서 막 웃으며 그림을 보았던 기억도 나네요.


<사유속의 영화>
이 책은 처음 접하는 영화 이론에 대한 책이라 두 번 하고도 포스트잇을 찝어 놓은 것까지 합해 반쯤 더 읽었습니다. 가장 시간을 많이 들여 읽은 책이지요. 100%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영화에서 생명을 끄집어 내고 세포를 끊임없이 재생시켜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참 즐거웠습니다.




<사진 철학의 풍경들>
마음이 참 고요해지는 책이었습니다. 암실에 들어가 어둠 속에서 필름을 감는 느낌, 더듬더듬 거리는 느낌인데 매우 아늑하더군요. 덕분에 사진함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다시 돌이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분명 수업시간에 들었던 이야기들이 적지 않은데(물론 이것은 교양과목으로 들은 것입니다), 이렇게 철학과 함께 엮어 놓으니 문득 새롭고 더 묵직하게 들립니다.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
한국건축에 대한 책들은 주로 한옥이나 궁궐, 사찰에 대한 책인데 전공서적 아니면 지어지는 과정이나 세부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물론 이 책도 거의 전공서적에 가까운 내용이고 구성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인 축조방식에 대해 심도있게 설명해 주어서 정말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네요. 조금만 더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엮었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모더니즘편>
현대미술의 한계에 대해 배운 적은 있지만 이렇게 그 한계로부터 출발해 역으로 습격한 책은 처음입니다. 미학의 눈으로 보았다지만 의외로 작가나 작품, 역사적 배경이 꼼꼼하게 설명되어 있어 매우 드라마틱한 소설을 읽은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습니다(그렇다고 미학적인 내용이 생각보다 덜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마지막에 나가는 글에서 키치에 대한 운을 띄웠고 다음번에는 동시대 미술을 다룰 예정이라니, 다음 책도 기대가 됩니다.




이상, 신간평가단 마지막 페이퍼를 마치구요, 그동안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마감 날짜를 잘 못 지켰다는점...ㅠ.ㅠ 마지막에는 꼭 지키리라 안간힘을 썼는데 또 주말을 빌고 있네요.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Andy Goldsworthy, <WALL> 中 

 

단단하고 차가운 가슴에도

희망은,
노란
빛으로 속살거리고
 





 


<명작을 읽을 권리>
아주 오래전 유명한 음악가들의 잘 알려진 졸작과 잘 알려지지 않은 명작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잘 알려진 음악이면 당연히 명작이라고 생각했던 어린시절, 그 글은 상당히 신선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숨어있는 명작을 찾아내거나 이 작품이 왜 명작으로 불리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는 소개글에서 다시금 그때의 신선한 충격을 기대하게 된다. 저자는 자신만의 독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하지만 작품, 작가, 사회, 독자라는 4가지 키워드는 여느 감상자에게도 중요한 항목인 바, 이 책을 통해 '명작을 읽을 권리'를 누리는 안목을 얻고 싶다.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
저자는 10여년간 민화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녔다고 한다. 대표적인 작품 몇 점을 제외하고는 한껏 감상하기 힘든 것이 민화인데, 누군가의 노고로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민화들이 얼마나 있을까 상당히 궁금해지고 민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란 어떤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다. 뿐만아니라 이 책은 시리즈로, 저자의 발걸음 만큼이나 정성스레 한 작품 한 작품을 살펴나가고 있어 한 권에 모든 작품을 소개할 때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한국의 주택, 그 유형과 변천사>
우리의 주거양식에 있어 일반적인 화두는 항상 아파트였다. 아마도 아파트 동수만큼이나 많고 층수만큼이나 다양했던 것이 아파트에 대한 연구였고 담론이었던 것 같다. 반면 주택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빈약했으며 어느덧 주거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치도 변방으로 밀려난 듯하다. 그런데 이 책은 양식주택의 형성기부터 현대 다세대 주택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의 변천사를 살펴보고 전통을 계승한 미래 주거문화에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어 의미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아파트에 몰두하느라 잊고 있던 주택의 소중한 장점들과 가능성들을 발견해 보고 싶다.


 

<존 러스킨의 드로잉>
존 러스킨은 아트앤크래프트운동을 주도했던 윌리엄 모리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로 "모든 아름다운 미술 작품은 의도적이든 우연적이든 자연의 형태를 닮아야 한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도 자연을 마주하는 인간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돗보이며 그림을 '그리는 법'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법'에 촛점을 맞춘 것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이전 8기 평가단에서 선정되었던 로버트 헨리의 <예술의 정신>을 떠올리게 하는데, 사소한 드로잉 테크닉부터 예술철학에 이르는 대스승의 조언은 비단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우리 기억 속의 색>
책을 통해 종종 언급되는 자연의 색이나 잘 팔리는 색이 아닌 '기억속의 색'이라는 점에서 주목되었다. 다만 여기서 '기억속의 색'이란 한 개인의 심리적 경험을 통한 주관적이고 감각적인 색이 아니라 개인의 삶이 속했던 역사와 문화의 관점에서 풀어나간 색인듯 하다. 저자가 프랑스인인 관계로 우리가 가진 색에 대한 관념과 취향에 이런저런 차이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시각적 이미지가 전혀 없는 가운데 상상으로만 색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는 호기심이 먼저 앞서는 책이다.






이달에는 도서 선정에 무척이나 애를 먹었다. 관심도가 비슷한 책들이 많다보니 무엇을 택해야 마지막 추천 페이퍼로서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까 꽤나 고민했던 탓이다. 역시 '마지막'이란 것의 힘은 사람의 마음에 어떤 형태로든 의미를 남기나보다.

끝까지 리스트에 올릴까 고민했던 책 중 안타깝게 내려놓은 책은 먼저, <디자인의 진실>이다. 이 책은 권력과 디자인의 관계라는 매우 흥미롭고 흔하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어 눈에 띄였는데, 인문분야가 상위 카테고리로 표기되어 있음에도 추천하고 싶었다. 다음으로 <검은 미술관>은 인간 심리의 어둡고 추악한 면을 다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전에 읽었던 <무서운 그림>과 유사한 맥락일 것 같아 제외했고, <This is Art>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1,100점의 도판뿐만 아니라 감상의 포인트까지 제시되어있는 점이 유혹의 포인트, 그러나 이번에는 유혹을 넘겨버리련다. <좋은 시나리오의 법칙>도 시나리오를 살펴보는 가운데 영화를 비평하는 관점을 배울 수 있어 좋은 책이었지만 <명작을 읽을 권리>가 좀 더 광범위하게 영화작품들을 다룰 것 같아 전자를 포기했다. 끝으로 (헉, 진짜 많은 책이 후보였구나...) <의자의 재발견>은 멋진 의자의 시각적 감상뿐 아니라 제작과정이나 인체공학에 대한 설명이 있어 즐거운 잡학다식의 세계가 예상되지만 그저 5권의 한계 때문에 할 수 없이...ㅠ.ㅠ










8기, 9기를 합해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해 왔던 시간이 어느덧 1년이 다 되간다. 9기를 신청하면서 딱 1년만 하자고 결심했기에 여기서 이제 그만..해야겠지만 독서의 계절을 타겟으로 출간된 멋진 책들을 보니 또 맘이 설레기도 하고...하지만 역시, 그 책들 만큼이나 무더기로 쌓여있는 나만의 관심도서들을 보면 작별을 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1년간 책을 찾고, 고르고, 어떤 책이 선정됐나 궁금해 했던 추억들이 참 소중하고, 좋은 신간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를 누린 것에 감사하다.


 

참으로 길을 왔고

길을 갈 것이다

.
.
.




Andy Goldsworthy, <WALL> 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방랑의 빛깔
                                                  갈증의 빛깔

                                                                           <몽골?>, 김홍희


                                                                      확실한 제목은 아니지만,
                                                       <김홍희의 몽골방랑>에 실린 작품인지도 모르지만,
                                                        한 때 8월의 바탕화면이었던 이 사진을 떠올리며...

                                                               이열치열이었지, 아마...  올해도 그렇게!








<명묵의 건축>
관조 스님의 사진 솜씨가 너무 출중한 탓일까?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모든 건축물들은 그 어떤 책에서 보여지는 자태보다 공간의 공(空)이 증폭되어 있었고, 간(間)은 겸손한 듯 차분하게 켜를 생성한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신비한 힘에 이끌려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나는 넋을 잃는다. 동서고금의 명 건축, 한시, 미술 등을 아우르며 우리 공간에 담긴 우주와 정신세계를 풀어나간 방식도 마음에 들지만 역시 그 알 수 없는 힘의 위력이 더 작용한 것 같다. 결국, 이것이 지난 한 달간 1순위로 벼르고 있던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를 압도하는 사유가 되었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한동안 예술계를 떠나 사회, 정치, 그리고 약간의(?) 하이브리드에 주력해 왔던 진중권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모더니즘 편'이라고 꼬리가 붙은 것을 보니 지난 <서양미술사1>의 후속작임에 틀림이 없겠지. 이전에도 그랬지만 진중권의 미술 저서들의 특징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미술 사조, 관련된 작품과 화가, 미학적 관념의 나열을 뛰어너머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자신만의 아이디어(혹은 주제)로 이야기를 흥미롭고 유익하게 이끌어 나간다는데 있다. 제대로 살펴보려면 600~700페이지가 족히 넘어야 할 현대미술사를 이렇게 부담없고도 알차게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분명 행운일 것이다.







<사진을 바꾼 사진들>
'무한한 상상력'과 '독특한 시각'은 사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바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일 것이다. 그렇기에 사진계의 거장 최건수가 이 범주 안에 선택하고 소개한 사진가들에 대해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비록 얄팍한 호기심이라도 말이다). 이 책은 상상력과 시각이라는 관점에서 탁월했던 작품들을 통해 세상를 뛰어넘는 과감함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비딱함을 동시에 맛보게 해주리라 기대해 본다.






<사진철학의 풍경들>
사진철학을 '인식, 사유, 표현, 감상, 마음'이라는 풍경들로 나눠 전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각각의 풍경에는 다양한 철학, 미학 이론들과 미술 용어들이 속해있지만 그것이 우리에게로 전달되어 오는 방식 역시 풍경을 바라보는 듯 편안해 좋다. 칸트, 벤야민, 수전 손택, 존 버거 등이 사진에 관련된 거장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결국 이들의 철학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사진함'에 대해 한번쯤 물어야 할 성찰의 자세이기 때문에 사진을 사랑하고, 바라보고, 때론 찍는 이들 역시 동일한 마음의 자세를 흠모해 봄직도 하다.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이미 3권으로 이뤄진 <김봉렬의 한국 건축사>를 통해 '한국 건축사'하면 떠올릴 만큼 알려진 저자이지만 그의 지명도 보다는 우리나라의 사찰들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매력이 더욱 돋보이는 책이다. 흔히 사찰 건축은 한국 건축의 일부로 접해왔지만 이렇게 사찰들만 따로 묶어 각각의 개성과 공간철학을 살펴볼 기회는 흔치 않았다. 더욱이 학문적 관점에만 치우친 사찰 탐구가 아닌, 체험과 감성으로 맞닿는 사찰 여행의 면모도 갖추고 있어 답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갈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지난 7월에는 책들이 쏟아져 나온 것 같다. 다들 누군가의 여행 가방속에 한 자리 차지하고 싶은 듯 예쁜 차림새로 나타난 것이 바야흐로 휴가철임을 알게 한다. 여하튼, 수많은 책 중에서 5권을 꼽으려는데 우선순위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잠시, '승리'의 <어쩌라고>를 들으며 마음을 식히고...

비록 최종 선정에서는 유사한 주제의 건축 도서 2권을 넣어 마무리했지만(좀, 편파적이었지?) 후보로 꼽고 있던 나머지 2권 역시 괜찮다고 생각하는 책이라 이에 대해 간략히 언급해 본다. 먼저 <한번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감독 빔 벤더슨의 사진 작품집이다. 그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사진 또한 감상하고 싶은 유혹을 떨칠 수 없겠으나 이미지보다는 텍스트 위주의 책을 우선으로 한다는 생각에 추천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다음으로 <익숙한 화가의 낯선 그림 읽기>는 이미 같은 저자의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를 읽어 본 바 있어 괜찮은 책이라 생각하지만 각 그림마다 구도와 색채 등의 기본요소를 통해 해석해 주는 부분이 이전 저서와 같은 형식인지라 '또 읽어?'와 '그럼 어때?' 사이를 방황하다가 5권 내에서는 제외했다. 입문서로서는 참고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고, 화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명작들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점도 반길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7월, 도약의 정점에서... 
... 그리고 예견한 지점으로의 착지를 위해

  

 



<회화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탐독했다는 알베르티의 <회화론>. 비록 미술 전공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500년이 넘도록 미술가들의 지침서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화가들을 위한 수학적 원리와 시각미술의 대 변혁을 일으킨 원근법, 그리고 다양한 회화의 구성원리와 개념들을 살펴볼 수 있는 <회화론>은 미술학도뿐만 아니라 미술 애호가들에게도 가치있는 필독서가 될 것이다.






<내맘대로  드로잉> 

사실 신간평가단에서 예술 실기에 대한 책이 선정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 또한 실기에 대한 책들은 서평쓰기가 까다롭거나(포토 위주의 리뷰) 막연해(너무 기초적이거나 기술적인 내용일 때-예>인체드로잉, 사진의 구도 등) 추천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내맘대로 드로잉>은 설명위주의 실기서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일러스트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들을 중심으로 창의력을 한껏 끌어내고 있다. 미로처럼 재미가 느껴지는 책이다.

 



 
<느낀다는 것>

'느낀다'는 말의 의미를 재발견한다는 컨셉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예술도서로 그림에 대한 지식이나 감상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매개로 느끼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예술은 차치하고서라도 예술과 교감할 수 있는 감성을 흔들어 깨우는 일에 집중해 보자. 그러면 예술뿐만 아니라 사물과 세상을 보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변화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예술과 공명을 이루는 시적인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고마워 디자인>


이 책은 디자인에 대한 칼럼을 묶은 잡문집이라 한다. 추측컨대 일반적으로 말하는 예술에세이에 인문학적 비평이 녹아난 글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늘 '디자인'이라고 하면 감각적이고 아름다와 보이는 것, 혹은 매혹시킬만큼 튀는 것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실상 디자인에는 우리 삶의 작은 구석까지도 배려해주는 섬세하고 다정한 마음씨가 담겨있다. 그리고 이 책은 디자인의 숨은 측면, 기능과 효율을 위해 존재하는 평범한 디자인에 대해 말하고 있다. 문득, 이노디자인의 이현세대표가 "사람을 살리는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스승의 컨셉에 감동 받았던 일화가 떠오른다.




<궁궐 장식>


한국건축에 대해 공간적인 탐색과 미적인 탐색을 다루는 경우는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집중적으로 궁궐을 다루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것도 궁궐의 배치나 풍수, 공간구성이 아니라 '장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은 더더욱 독특하다. 이 책은 궁궐장식의 조형적 특징과 기능에 대한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이에 담긴 유교정치의 이상과 세계관으로까지 의미를 해석해내고 있어 우리건축을 이해하는 또다른 시각을 배울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7월에는 유난히 예술/대중문화 분야가 조용하다. 다들 바다에 영감을 받아 휴가지로 떠나버렸을까?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이나 <김점선 그리다>와 같이 알만한 대가들의 이름을 걸친 책들이 눈에 띄지만 개인적으로 안도 다다오의 책은 지면의 편집에서부터 실망스러워 제외했으며, 김점선의 경우 그녀의 그림을 감상하는데 비중을 둔 '작품집'이라 제외했다. 뿐만아니라 읽고 싶은 책들이 대부분 타 분야와 겹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타 분야와 겹친다 해도 예술/대중문화가 상위에 있다면 선택했겠지만 모두들 역사나 사회분야가 상위로 되어 있어 제외했다. 이에 속하는 책들은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이것이 문화비평이다>,<시네마 온더 로드>이다. 사실 <궁궐장식>도 그러한데 이 책은 좀 특별하고 타 분야의 평가단에서 선택할 것 같지 않아 슬쩍 리스트에 올려본다. 마지막으로 음악 분야의 <이 노래, 아세요?>도 상당히 읽고 싶었지만, 스마트폰이나 주변기기가 없으면 제대로 음악을 감상할 수 없을 것 같아 제외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5월의 마지막 날에는 비가 내렸다.
비는 그렇게 공간에서 봄의 흔적을 지워냈고,
여름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리에 밀려 들어왔다.
 



 

 

 

<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아름다운 것이라곤 눈뜨고 찾아볼 수 없는 이미지들이지만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로테스크가 낭만주의 시대에서 가장 활발히 발현되었다니 이 부조화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 다양한 예술 분야를 아우르며 총체적으로 그로테스크의 본질을 논하는 것은 어쩌면 숨겨진 우리의 본성과 맞닿게 되는 작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평양 그리고 평양 이후>
가 볼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서나마 평양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된다. 도대체 평양의 도시개발에 대한 자료를 어떻게 이만큼 수집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목차만 봐도 놀랍다. 특히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회주의 도시'라는 것에 대해, 이념이 도시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새로운 지식과 관점을 제공해 줄 것이라 생각된다.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
흔히 '예술+사랑'을 이야기를 할 때 예술의 연인, 혹은 (이별로 인한)마음의 치유와 연관짓는 책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이 책은 영화가 묘사한 사랑을 보다 평론가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사랑 자체에 중점을 둔 흔적이 보여 마음에 든다. 마치 <시네마 천국>에서 토토가 키스신만 편집한 영상을 보는 것처럼 오랜만에 사랑의 장면속에 푹 빠져보고 싶다.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예전에 손철주의 대표저서를 읽어봤지만 사실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연재물을 모은 것이라 그런지 너무 짧고 많은 이야기들이 혼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책을 보면 서양미술과 동양미술이 모두 담겨있는데 그는 동양미술쪽에 치중한 듯했고, 그에 관한 설명이나 사유가 훨씬 풍부했다. 그래서 '차라리 우리 그림에만 집중해서 책을 썼더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했더니 내 생각이 들켰나보다. 그러니...어찌 피해갈 수 있을까! 


 

 

 

 
<흥행영화 째려보기>
째려본다고 했으니 매우 통렬한 비판이나 색다른 이면이 돗보일 것이라 기대된다. 또한 소개되는 영화들도 잘 알지 못하는 인디영화나 난해한 예술영화가 아닌 '흥행영화'라니, 장면을 떠올리며 공감하기가 매우 쉬울거라 생각된다. 흥행영화들은 재밌게 보지만 또 한편으론 가볍게 본다. 그리고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으므로 그에 따른 의견도 분분하다. 저자의 비평에 동의하든 반대하든, 그간의 흥행영화에 대해 보다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밖에도 <더 소울 오브 디자인>, <김종학 그림읽기>, <색채의 역사>, <브랜드 아이덴티티 불변의 법칙 100가지>가 눈에 띄였는데, <더 소울 오브 디자인>은 최근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업이 모두 모여 있어 한번쯤 둘러보고 싶었고, <김종학 그림읽기>는 우리 화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가의 작품이기에 좀 더 깊이 보고 싶었다. <색채의 역사>는 정말 흥미진진한 목차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색채'하면 이론서 위주였던 반면 이 책은 개별적인 화가들의 색채까지 논하고 있어 더욱 내용이 풍부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평소 광고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눈길이 갔지만 '법칙'을 신뢰하지 않는 고로 흥미에서만 그친 책. <AA The Projects of Honours Nominees>는 이전에 출간된 <The Projects>와 같은 책이다. 똑같은 책에 종이 표지 한 장만 더 씌워 가격을 바꿔 출간했다. 그렇다면 2년전 가격은 사기인가? 정가 5만원에서 3만원으로 내리고 신간으로 출간하는 의도는 뭔지...거의 출판 사기다. 이번달에는 전반적으로 영화분야의 책들이 많았고, 평소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주제의 책들이 두드러졌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