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지난 1년 몇개월 동안 거의 음악을 듣지 않고 지냈던 탓인지 '짐 모리슨'과 '커트 코베인', 그리고 지난달에 이어 다시 보이는 '음악과 삶'이라는 주제가 유독 눈에 뜨인다. 물론, 추천도서에는 이 책들을 꼽지 않았지만 음악 아니면 죽고 못살던 시절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한 자극이었다. 전영혁의 25시(이후 '전영혁의 음악세계'로 타이틀이 바뀌었다)의 시그널 뮤직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 때, 잠들기 직전까지 음악을 들어야 직성이 풀리던 그 때, 눈보라가 휘날리는 겨울일지라도 음반 하나 사기 위해 아무도 없는 길거리를 헤메던 그 때... 봄을 타나? 다시 음악이 그리워지는 듯하다.

무튼, 이제 서점에서 뒤져본 책들을 추천할 차례.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 

며칠 전 추천도서 목록에서 한 권을 빼고 이 책을 추천한다. 사실 도면들이 많이 수록되었다는 설명을 보고 전공교재까지는 아니여도 부교재나 참고도서(전공자를 위한)쯤 되리라 생각해서 아무도 추천하지 않을거라 예상했는데, 그래서 추천하고 싶었지만 그냥 삼켜버리고 말았는데, 지금 보니 많은 분들이 선뜻 이 책을 추천하시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함께 밀어본다.^^ 

한국 건축의 공간, 형식, 구조 등 기초부터 차근차근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엄청 기대되는 책이다.




 

<사유속의 영화>


이 달에 가장 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5월에는 평가단에서 딱 한권만 선정된다 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 영화 이론에 대해 이렇게 알차게 모아놓은 책이 또 있을까? 물론 각 학자의 이론에 대해 심도 있게 다가가려면 먼 길이며 영화에 국한된다기 보다는 예술, 인문에 두루 걸치는 방대한 지식임을 간과할 수 없지만 이렇게 한 권으로 영화를 둘러싼 주요 담론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행운이다.





 

<퍼블릭 인티머시>


미디어 아트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확장되고 예술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몸에서 영화적 요소들과의 관련성을 발견해 내고, 그것을 방이라는 공간적 개념으로 확장할 수 있는 신묘한 세계가 미디어 아트라면 한번쯤 푹 빠져 그 방들 사이의 여행에 동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결국, 음악>


이젠 새 세대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야 겠다. 1980년대부터 시작하는 음악 이야기이니 80년대가 가장 오래된 시간이고 따라서 오늘날과 가깝다면 가까울 수 있는 90년대의 음악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TV 생방송에 등장하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오늘의 아이돌 스타가 아닌 음악사 속의 아티스트로 만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스타로 주목받지 않았더라도 묵묵히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했던 인디밴드들은 지난 30년간 음악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많은 것들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에디토리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술잡지 <월간미술>의 편집장 이건수의 글을 모은 책이다. 15년간 한결같이 <월간미술>을 지켜왔다는 것 만으로도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의 내공을 기대하며 이 책을 선뜻 택해본다. 또한 에디토리얼에는 미술계의 각종 이슈에 관한 사색들이 더 두드러지는 편이라 지난 우리 미술계의 대소사를 통해 미술과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책소개에서 '신정아 사건'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 책의 내용이 그 사건과는 무관하길 바란다(좀 전 내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월간미술> 2007년 8월호를 펼쳐 보았다. 헛! 그런데 그때의 에티토리얼 제목은 '진실게임'...이건 신정아 사건에 관한 이야기였다...ㅠ.ㅠ).
 


그밖에도 4월에는 한 명의 아티스트의 작품과 생애를 집중해서 다룬 책들이 눈에 뜨였다.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은 아주 오래 전 반쯤 읽었던 짐 모리슨의 전기 <Doors>(혹은 <도어스>였을 수도 있다)가 떠올랐다. 물론 이 책은 단순히 짐 모리슨의 전기는 아니고 랭보와 모리슨에서 발견되는 공통성을 주제로 쓰여진 책인데, 두 사람을 비교한 점이 흥미로워 읽고싶긴 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커트 코베인>의 경우 전적으로 그의 전기이다. 미스테리한 죽음은 항상 의문과 관심을 남기는 법. 아기가 헤엄치는 너바나의 앨범 표지가 눈 앞에 아른거리며 그의 부고를 알리는 소식을 듣던 때를 생각해 본다. 저 세상에서는 새로운 영으로 태어났을까? <앤서니 브라운의 나의 상상 미술관>은 영국 최고의 동화작가라 인정받는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세계를 담고 있다. 사실 동화와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그의 ‘모양 상상 놀이(Playing the Shape Game)’ 이라는 것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사실 이것은 <마술연필>이나 <마술연필을 가진 꼬마곰>을 보면 약간 엿볼 수 있다. 덧붙이자면,나는 조카 덕에 엿봤다) 마지막으로 <프랭크 게리와의 대화>는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의 작품세계와 지금까지의 생애를 다룬 책이다. 물론 이와 비슷한 책들이 많긴 하지만 가장 최근 것이니 게리에 대해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선택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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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활동 종료 페이퍼

작년 처음으로 신간평가단에 도전해 이달까지 활동을 하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책 읽는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이번 달에는 어떤 책이 나왔을까 기대하고, 또 이 많은 책들 중 과연 어떤 책이 선정될까 궁금해하는 과정이 즐거움을 더해준 것 같네요. 그동안, 총 6개월에 걸쳐 모두 12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참 다양한 예술분야를 두루두루 읽었군요. 여기서 3권을 꼽으라면 저는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1>, <그림, 문학에 취하다>, <예술의 정신>을 꼽겠습니다. 



<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의1>은 우리나라의 미술에 맞게 새로이 뼈대를 구성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 오래전 배우고 잊어버린 빗살무늬 토기에서부터 찬란했던 삼국시대의 불교문화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되돌아볼 수 있어 무척 의미있었습니다. 특히 살아가느라 관심밖으로 빌려나 버린 죽음의 공간(고분미술)을 상기해 볼 수 있었던 점과 드물게 남아있는 삼국시대의 건축물에 대해 조금이나마 지식을 얻을 수 있었던 점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강의'답게 관련자료와 미술론을 요약한 부분은 예기치 못한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림, 문학에 취하다>는 우리나라 대표 화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흔히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그림들이 소개된 점이 매력이었고, 그림과 문학 모두 깊이있게 설명해 주고 있어 무척 뿌듯한 독서였습니다. 그림에서 문자향을 느낀다는 것이 이런 것인지 처음 맛보았는데, 전부 다 헤아릴만한 혜안은 없지만 감탄하고 또 감탄하며 나중에 두고두고 다시 읽고싶어지는 책이라 생각이 들더군요.  

 


<예술의 정신>은 마음에 의지가 되는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가슴이 뛰기도 하고, 반성이 되기도 하고, 간과하고 있던 것에 새삼 찔리는 것이 마음의 재무장이 되네요. 비록 20세기 초 서양미술의 거장의 가르침이지만 오늘 우리들에게도 깊이 왕 닿는 공감대가 있어 참 좋았습니다.

 



건의할 사항은 별로 생각나지 않네요. 설 연휴 이후 일정이 좀 불규칙했던 것 정도?  
전체적으로 크게 문제가 있거나 불편한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고, 마지막으로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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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새봄의 책들과 함께 신간평가단 9기 활동 시작합니다!

이번달에는 과거냐 현재냐를 놓고 매우 고심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관심도서는 대략 예술분야의 역사를 주제로 한 책들과 현대의 동향을 주제로한 책들로 나눌 수 있었는데, 최종 선정은 결국 현대쪽으로 마음이 쏠렸네요. 여기에 예술가 개개인의 색채와 정체성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은, '나는'으로 시작하는 두 권의 책을 나란히 놓아봅니다. 


<테마 현대미술 노트> 

현대미술, 현대미술, 하지만 사실 흔히 접하게 되는 현대미술은 최신 동향이라기 보다 현대미술의 태동에서부터 1990년대초반 포스트모더니즘까지의 미술을 위주로 한다는 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특히 주요 업적을 가진 거장들을 위주로 소개하다 보니 그밖에 다양한 미술가들의 세계를 접할 기회도 드물었다. 이 책은 비록 서구중심이기는 하지만 바로 '지금'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미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우선 고무적이다. 이에 더해 정체성, 몸, 시간, 장소, 언어, 과학, 영성이라는 테마를 통해 최신동향에 인문학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무척 기대된다.

 


<우리 시대의 미술가들>
  

전후의 상흔, 이어지는 독재, 군사정권과 같은 암울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화단을 지켜왔던 우리나라의 대표미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서구의 추상에 동양적 사상을 반영시키고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든든한 우리 미술의 바탕이 되었던 이들 대표자들은 어쩌면 화려함과 재기 넘치는 현대미술의 꽃을 감상하기에 앞서 먼저 살펴봐야 할 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플럭서스 예술혁명>

작년 유독 타계하신 백남준 선생에 관한 책이 2권이나 출간되었던 것이 기억났다. 그때 <백남준 : 말馬에서 크리스토까지>를 읽어보지 못해 아쉬웠었는데 이 책이 그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 백남준이 자신의 청춘을 고스란히 바친 플럭서스 예술혁명에 대해 읽다보면 백남준을 통해 바라본 플럭서스, 플럭서스를 통해 바라본 백남준이라는 상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플럭서스 운동 자체만의 매력에도 보다 심도있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는 누구인가> 

삶에 대한 열정, 아니 의지를 미술에 고스란히 쏟아부었던 프리다 칼로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어쩌면 그녀는 렘브란트 만큼이나 많은 자화상을 그린 화가일지도 모르며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했던 한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수많은 화가들의 자화상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돌이켜보고 이에 대한 답변을 찾아보는데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를 통해 '나'를 관찰할 수 있는 다른 어떤 분야의 예술보다도 가장 '나'를 빈번한 주제로 삼았던 분야가 미술인만큼 이번에는 거울보다는 그림을 통해 나를 생각해 보고 싶다. 

 

 
 
<나는 예술가다> 

'예술가, 밖을 보다', '예술가, 안을 보다'라는 단순한 목차와 각각 그 아래에 단정하게 나열된 다섯 작가의 작품,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많은 지식을 강요하기 보다는 조용히 생각을 수렴하게 해줄 것 같다. 난해한 철학, 미술 용어도, 무슨 무슨 사조나 시대구분도 없이 그저 예술가로서의 삶과 창작의 현장만을 오롯이 담은 이 책은 인터뷰를 통해 한 인간으로서의 예술가를 만나볼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밖에도 관심이 있었던 책은 <시네리테르>, <그림 읽는 도서관>, <서양 사진사 32장면>, <건축의 욕망>, <벽화로 꿈꾸다>였는데, <시네리테르>는 문학과 영화의 접목을 통해 사유의 폭을 확대하는 평론집인듯 하다. 여기서 전혀 다른 색채를 가진 이창동 감독의 <시詩>와 박민규의 작품을 통해 한꼭지를 엮은 평론가 백지은의 글이 너무 궁금해 <우리 시대의 미술가들>과 교체할까 매우 고심했던 책. <그림읽는 도서관>은 사실 '그림읽기'류의 입문서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밖으로 고고학을 비롯한 다양한 지식이 담긴 흥미로운 책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술사에 빈번히 등장했던 '바로 그 그림들'이 아닌 새로운 그림들이 너무 아름다와 무척 유혹되기도 했다. <서양 사진사 32장면> 역시 수록된 흑백 사진들이 너무 아름다와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역사적 사건을 연대순으로 담은 책이라지만 너무 시(詩)적이라 매우 인상깊었던 책. <건축의 욕망>은 레이트 아방가르드를 다루고 있는 보기 드문 번역서이며 저자가 해외 건축잡지 <Assemblage>의 창간자로 다양한 근/현대 건축가들의 작품집을 출간했던 이력이 있어 섬세한 분석이 기대된다. <벽화로 꿈꾸다>는 벽화 하나만을 집중적으로 음미할 수 있는 좋은 책이고 만나기 힘든 주제라 탐이 났지만 역사분야에 속할 것 같아 추천은 못하겠고 페이퍼를 통해 기억해두기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하,하, <보이지 않는 용>... 
이 책은 미국 미술평단의 ‘이단아’로 불리며 수잔 손택, 아서 단토에 버금가는 비평가로 주목받는 데이브 히키의 책이다.
로쟈님 서재를 기웃거리다 딱! 눈에 들어온 책인데, 대체 지난 달 나는 왜 이 책을 보지 못했을까? (이는 필시 제목때문?)
<보이지 않는 고릴라>에 의하면 이런 것을 '주의력 착각'이라고 부른다. 눈 앞에 뻔히 보고도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 테스트'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했으니 고릴라건 용이건 보이지 않는 수 밖에...
게다가 나를 놀리듯 폴 오스터도 <보이지 않는>으로 한몫 거든다.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은가보다.
(그러고보니 색깔도 죽이 잘 맞네...이상은 책수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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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는 맨홀 2011-04-02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 구경 잘하고 갑니다.

탄하 2011-04-03 12:27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댄스는맨홀님의 추천도서는 어떤 것인지도 궁금하네요.
 
예술/대중문화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3월..봄이다~~!!하고 룰루랄라 새 책들을 보러갔는데, 아뿔싸! 책은 2월 출간을 고르는 거지...ㅡ.ㅡ;
어쩐지 책방이 좀 썰렁하다 했다. 다들 3월을 겨냥하느라 겨울잠 막바지를 즐기는 건가? 
어찌됐든 늘상 보던 메인 주제들이 잘 안보인다. 그림읽기류의 책도 샤갈과 창세기라는 특정 주제에 포커스를 맞춘것이고, 영화분야는 너무 전문적인 내용으로 보이며, 사진 에세이도 잘 안보이고, 건축은 3~4만원대의 고가 도록에, 디자인쪽만 좀 강세였던 같다. 반면 주제가 좀 독특한 책들이 눈에 띄여 호기심은 팍팍 자극되었고, 개정판으로 나온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와 이우환님의 새 저서가 보여 무척 반갑기도 했다.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 지난 달 리뷰를 마친 <미술은 똑똑하다>의 연장선상에서 읽으면 좋을 것같다. 미술은 근대의 발명품이라며 미술에 대해 재정의를 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우리가 고전 명화라 부르는 것들의 일부가 미술이 아니라면 진정 미술은 무엇일까? 미술에서의 창의성에 중점을 두는 이 책은 그래서인지 현대 미술을 더 많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도록들도 새로이 첨부되었다니 기대가 움찔~! 

 

<만남을 찾아서>
예전에 이우환님의 저서 두 권을 찜해놓고 아직까지 읽지 못한 기억이 떠올라 성큼 집어본다. 이분은 미술가로서는 드물게 저서(작품집이 아닌)가 있는 몇 안되는 분 중 하나인데다 워낙 대가이시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이 어우러진 듯한 그의 원형적 예술론은 현대 미술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말도 안되는 디자인 규칙들>
디자인이나 마케팅에서 규칙 혹은 법칙이라 하는 것은 오랫동안 많은 사랑받았다는 의미이지 그것이 절대성을 가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저런 규칙들을 보며 왜 이런 규칙이 생겨났는지, 그런 규칙의 예외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은 꽤나 재미난 일이다. 이 책도 그간 축적된 노하우들 속에서 어떻게 튕겨나갈지 생각하며 읽어본다면 매우 의미있을 것같다.



<나, 깨진 청자를 품다>
무척 매력적인 에세이다. 도예에 관한 책을 접할 기회도 드물지만 이렇게 에세이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더더욱 흔치 않은 것 같다. 제목에서부터 왠지 떨림이 생기며 단 한번도 제대로 구경해 본 적이 없는 후끈한 가마터를 만나본다는 기대감에 상당히 설레이는 책이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다양한 앤틱 제품들을 감상하며 여기에 깃든 감성과 소소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일종의 '사소한 것과 대화하기'라고나 할까? 크게 부담없이 일상의 예술들을 느끼고 여유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봄날에 잘 어울릴 것 같다.



이밖에도 정민 선생님의 <한국학, 그림으로 만나다>를 무척 꼽고 싶었으나 인문학 분야라 멈칫! 그리고 <미학자가 그려보는 인문도시>도 지난달 <초조한 도시>라는 책이 좋았기에 같은 맥락에서 관심이 갔지만 좀 전문적인 이야기 같아 보인다. 암튼, 콜하스의 아이디어를 모형으로 재현한 듯한 표지땜에 유혹 당했는데(근데 왜 사진이 안나오나?) 목차를 제외하곤 정보가 없어 추천은 못하겠다. <창세기, 샤갈이 그림으로 말하다>는 저자가 TV에서 강의 하는 것을 잠깐 본 책이다. 주제가 독특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맘을 못 정하겠다.







 

그러고 보니 신간평가단 8기도 벌써 끝나가는 건가?(헉! 이 글 시작할 때 마지막인줄 몰랐다...)
이젠 겨울의 흔적들은 주섬주섬 챙기고 따뜻한 봄볕과 함께 마지막 책들을 읽어야 겠다.

함께 활동하신 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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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1월의 책방에서 거닐다보니 새해의 감회가 다시 솟아나는 것 같다(좋은거지?^^). 이번달에는 신기하게도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나니 딱 5권! 늘 여러가지 책들 사이에서 뭘 고를까 방황했는데 이번에는 깔끔하게 결정봤다. 그리고 재밌는 것을 하나 발견했다. 지난달 후보도서를 고를 때 분명 12월 출간이었던 책들이 이번달에 다시 1월 출간으로 바뀌어 또 등장했다. 이런...지각생들이구낫!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시각 예술을 감상하거나 해석하는데 있어 개인적으로 색채보다는 형태에 더 주목하게 된다. 그 까닭은 이미지를 발생시키고 그것에 고유성을 부여하는 것이 색채보다는 형태로부터 기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공간적으로 확장되는 형태의 특성상 이를 이해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태에 관한 9가지 키워드라는 것은 지나칠 수 없는 매혹적인 주제였다. 



  예술은 무엇을 원하는가
2009년 독일에서 출간되어 크게 주목받았던 서양 미술 입문서로 저자의 적극적 개입과 해석이 가해졌다는 점이 눈에 띄여 선택했다. 예술을 사회문화사의 관점으로 보았기에 작품에 얽힌 역사적 분석, 예술가의 의도, 관람자의 시선을 통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유익할 것이라 생각한다.  

 

  마그리트와 시뮬라크르
현대미술사에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마그리트와 그의 파이프. 이미 푸코도 이 작품을 통해 그의 유일한 회화론을 선보인바 있으며 집단무의식을 이루는 '재현의 이데올로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박정자 교수가 이 작품과 시뮬라크르를 엮어 이야기한다니 사뭇 궁금해진다. 플라톤에서 푸코, 라캉, 들뢰즈, 보드리야르 등의 철학자를 아우르며 '위계 없는 차이의 향연'을 보여주는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공간열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현대 건축물 속에서 한국 전통건축이 어떻게 차용되었는지 보여준다는 의도가 마음에 들었다. '한국적인 것'이라는 구호가 시작된지도 어언 2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디자인 속에 전통을 반영하는 안목과 성찰의 깊이가 얼마나 다듬어졌는지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개념, 배치, 형태, 공간 등 12가지의 측면에서 대표되는 건물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사군자
생각해보니 한국화 혹은 동양미술에서 사군자를 따로 떨어뜨려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책은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옛 선비들이 수양을 위해 일상에서 늘 접하던 그림인데 우리는 여기에 너무 문외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학교 미술시간을 통해 그려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과연 사군자의 참 멋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신년 명절의 분위기 탓인지도 모르지만 마음을 차분히 해주는 사군자를 읽기에 참 좋은 시기인 것 같다. 

그나저나...연휴가 끝났다. 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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