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푸른 동시놀이터 3
서덕출 지음, 신형건 엮음, 김혜영 그림 / 푸른책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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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푸른책들' 출판사를 만나게 되는 '동시집'은 아이와 함께 보는 책 중 하나이다.

아이들과 그림책은 많이 봤는데, 동시는 잘 안 봤었다.

그나마 올해는 푸른책들 동시집을 만나게 되면서 아이들과 동시를 접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갖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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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덕출 동시집 <봄 편지>

표지는 화사한 봄이 벌써 온 듯하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름이었는데, '서덕출 문학상'도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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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피리'와 '피리'라는 동시를 만날 수 있다.

동시는 두 편인데, 배경 그림은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되어 있다.

 

피리

 

별님 달님 울지 마오

슬프다고 울지 마오

피리 소리 멀리 듣고

슬프다고 울지 마오

우리 형님 계실 적에

잘도 부던 버들피리

형님 듣게 부노라니

슬픈 소리 절로 나오.

표지 제목과 그림으로는

시들이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할 것 같았다.

그런데,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지는 시들도 종종 눈에 띄였다.

 

서덕출 시인은 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다쳐서 등이 굽은 채 걷지도 못하는 큰 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방 안에 틀어 박혀 지내는 신세...

- p. 5 <엮은이의 말> 중에서 -

엮은이의 말을 보고 난 후, 서덕출 시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장애가 있어 자유롭지 못한 신체로 인해 참 제한이 많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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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송이

 

송이송이 눈꽃 송이

하얀 꽃송이

하늘에서 피어 오는

하얀 꽃송이

나무에나 뜰 위에나

동구 밖에나

골고루 나부끼니

보기도 좋네

 

송이송이 눈꽃 송이

하얀 꽃송이

하늘에서 피어 오는

하얀 꽃송이

크고 작은 오막집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나부끼니

보기도 좋네

어렸을 적 듣고, 불러도 봤던 노래다.

동요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서덕출 시인이 쓴 동시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라는 것을 이제사 알았다.

 

겨울하면 떠오르는 눈.

지난 달에 첫눈이 내리고 아직 눈을 볼 수는 없지만,

부쩍 찬 기운을 느끼며 곧 눈이 내리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 생각났던 노래였던 것 같은데..

하얀 눈이 내리면 아이들과 '눈꽃 송이'노래를 함께 듣고, 불러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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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배우는 길 - 어린이에게 드리는 이야기 선물 천천히 읽는 책 11
들꽃 주중식 지음 / 현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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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라는 것은 끝이 없다는 말.

나이가 어린 이에게도 배울 게 있다는 말.

배움에는 늦은 때가 없다는 말...

배움과 관련된 많은 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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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북스 출판사를 통해 만나게 되는 '천천히 읽는 책'은 정말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곰씹으며 읽게 되는 거 같다.

'어린이에게 드리는 이야기 선물'이라는 문장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어떤 이야기 선물이 담겨 있을까?

<잘 배우는 길>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계시던 주중식님이 아이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엮어 만들어 낸 책이다.

 

이야기 선물 하나. 물으면 답이 나온다

이야기 선물 둘. 내 맘속에 품은 말

이야기 선물 셋. 기리는 날, 잔칫날 뜻 새겨보기

의 이야기 선물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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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선물 하나에서

마음 살리는 말 다음 만난

내 보물 만드는 일기 쓰기.

처음 큰아이가 숙제로 일기 쓰기를 하는데,

쓸거리가 없다고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울기도 여러번이었다.

그 날 있었던 일을 적으면 된다고 말을 했음에도, 소재 찾기가 너무 어려웠던 아들.

일기 쓰기 숙제가 있는 날은 한바탕 전쟁을 치루는 날이었다.

지금은 조금 컸다고, 제 요령껏 일기를 쓰긴 하지만, 여전히 일기 쓰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 아이에게 일기가 보물이라고 말하면 피식 웃겠지.

 

번쩍 떠오르는 좋은 생각 / 바로 적어 두면 좋은 글감

적어 놓은 말은 / 그대로 이루어진대

일기 쓰기는 / 삶을 가꾸는 글쓰기

나는 이 우주의 보배 / 일기는 소중한 내 보물

남이 볼까 두려운 비밀 이야기보다 / 남에게 해 주고 싶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p. 20 <물으면 답이 나온다_ 내 보물 만드는, 일기 쓰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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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을 때 아이를 키우면서 지킨 원칙이 세 가지 있다. 이것은 어머니한테서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그 첫째는, 입에 맞는 것만 가려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이면 무엇이든 찾아서 시키는 것이며, 셋째는 좀 모자라더라도 만족하며 살아가도록 키운 것이다.

-p. 112 <내 맘 속에 품은 물 _ 먹기 싫으면 숟가락 놓고 일어나거라> 중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너무 예뻐 버릇 없는 행동을 해도 그냥 받아 주게 되는 것 같다.

너무 다그치지도 말아야겠지만, 모든 것을 수용해서도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나만의 육아 원칙이 없다면, 주위 사람들의 말에, 아이들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만의 원칙을 세운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내가 세운 원칙이 기준이 되긴 하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해 많이 흔들린다.

그 때마다 내가 세운 원칙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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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무슨 일을 하든지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는 서툴기 마련이니까,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써 보라고 하였습니다. 남이 쓴 미끈한 글을 흉내 내 쓰기보다는, 내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이야기를 정성껏 정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되풀이해서 일러 주었습니다.

p.116 <내 마음 속에 품은 말 _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 중에서 -

글쓰는 것 자체를 나도 어려워 하고 있지만,

우리 아이도 어려워 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조언을 해 주어야 할런지 막막하곤 했는데..

꾸준히 쓰는 것, 내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이야기를 정성껏 쓰는 것...

아이 뿐 아니라 나도 글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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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는 날, 잔칫날 뜻 새겨보기를 통해

삼일절, 광복절, 한글날, 입학식, 이야기 발표, 독창 발표, 기악 합주 발표, 가을 운동회, 수학여행, 연극 발표, 져울 방학식, 졸업식, 학년 마치는 날

에 대한 이야기 선물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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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돌이야 네버랜드 자연학교
신광복 지음, 조승연 그림 / 시공주니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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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 출판사에서 출간된 다양한 책들을 만났다고 생각을 했다. 아이들도 시공주니어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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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네버랜드 자연학교' 시리즈는 아직 접해 본 적이 없었다.

<돌고 돌아 돌이야>가 내가 만난 '네버랜드 자연학교' 시리즈의 첫 권이다.

 

네버랜드 자연학교(전 12권)

네버랜드 자연학교는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환경을 보고, 이해하고, 활동하며 생각을 키워 줍니다. 나아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구성 : 바다/ 숲/ 강/ 습지/ 논과 밭/ 나무 / 씨앗/ 풀/ 돌/ 흙/ 물/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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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지를 넘기니

네버랜드 자연학교 돌 편을 즐기는 7가지 단계

 안녕    돌

반가워 돌

궁금해  돌

놀라워  돌

생각해 돌

즐기자  돌

지키자  돌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을 던져요.

     일상에서 벌어지는 돌 이야기를 만나요.

     주변에 있는 돌을 살펴보며 흥미를 돋워요.

     돌의 신기하고 재미난 점들을 알아 가요.

     돌을 깊고 넓게 들여다보며 생각해요.

     돌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즐겨요.

     돌을 이용하고 지키는 방법을 나누어요.

 

를 만날 수 있었다.

주변에 흔하다고 생각했던 돌이었는데,

돌을 자세히 살펴보거나 깊게 들여다 봤던 기억은 없는 것 같다.

그렇기에 돌을 제대로 느끼지도, 이용할 생각도 못했던 게 아닐까?

어쩌면 과학을 접근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임에도,

그것을 잊고 지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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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부모님을 따라 밭에 갔다

밭고랑을 만들기 위해 돌을 골라 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는 정말 돌은 귀찮게 하는 존재였고, 불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었는데...

돌이 없으면 흙도 없게 되고, 결국은 땅도 없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돌로 인해 불편하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많은 도움도 주는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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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화강암을 얇게 잘라 붙인 건물 외벽,

석회암으로 만든 시멘트 블록,

장식으로 쓰인 커다란 돌,

돌이나 흙으로 구운 벽돌,

돌가루, 시멘트, 콘크리트를 섞어 만든 과속방지턱,

돌에서 뽑아낸 쇳덩어리 철판

생각보다 더 많은 곳에 돌이 쓰이고 있다.

 

보석 - 사파이어, 석류석, 터키석, 등-은 다른 돌들과 다르게 사랑을 받는 화려한 돌들이다.

또하 파도에 의해 깎여 변형된 바위들은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 코끼리 바위, 촛대바위, 버섯 바위, 해식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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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은 물을 만나 녹았다가 새로운 돌로 탄생되기도 해요.

석회암이 두껍게 쌓인 곳에 오랫동안 물이 흐르면, 서회암이 녹아 동굴이 생겨요.

또한 땅 위의 물이 석회암을 지나 계속 동굴 안으로 흘러들면,

동굴 속에서 새로운 돌이 자라기도 해요.

- 종유석, 석주, 석순, 동굴팝콘, 동굴산호, 동굴진주, 달걀프라이 석순 -

단체 여행 때문이었던가? 우연히 경기도 쪽에서 동굴을 들어 갔던 적이 있다. 밖은 더웠던 여름이었던 거 같은데, 동굴 속은 시원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났던 종유석은 마치 고드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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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덮은 이끼류들도 보고, 바위 틈을 비집고 나온 식물들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돌에 달라 붙어 산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식물은 흙에 뿌리를 내려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단단한 바위에 달라붙어 사는 식물들도 있어요. 바위에서 살면 흙에서 살 때보다 물이나 영양분을 얻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일단 이런 환경에 적응하고 나면, 다른 식물들과 자리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어요. - 바위수국, 바위손, 돌매화, 바위솜나물, 돌단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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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는 '돌고 돌아 다시 돌이 되는 돌'이야기

어떤 돌이든 부서졌다가 다져지고 굳으면 퇴적암이 되고, 열이나 압력으로 성질이 변하면 변성암이 되고, 땅속 깊이 들어가 마그마로 녹았다가 식으면 화성암이 되지요. 이렇게 돌은 계쏙 돌고 돈답니다.

글과 그림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그런데, 지구에만 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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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벗어나도 돌은 많아요.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에도 지구처럼 돌로 만들어진 행성들이 있어요.

행성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도 다 돌로 만들어져 있고,

소행성들도 다 돌덩어리들이에요.

이렇게 우주에 떠 있는 돌들 가운데 지구로 떨어지는 돌이 있어요.

이것이 바로 운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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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자 돌"에서는 돌이랑 친해지기 위한 활동이 제시되어 있다.

알록달록, 돌가루 그림 그리기, 돌 도장 찍기, 조약돌 그림 그리기, 아슬아슬 돌탑 쌓기.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하면, 아이들이 돌을 좋아하고, 더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키자 돌"에서 소개 되어 있는 여행지를 따라 하는 '돌 지킴 여행'도 의미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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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에프 클래식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이옥용 옮김 / F(에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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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이 부각되면서 그의 시들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 같다.

"별 헤는 밤"의 시에서 언급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이름.

아스라이 멀리 있다는 시인의 이름이 낯익은 것은 아마도, 윤동주 시인의 시에 언급되었던 시인 이름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럼에도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접해 본 기억은 없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시 뿐 아니라, 많은 편지를 남겼다고 한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젊은 시인 '프란츠 크자버 카푸스'에게 보낸 열 통의 편지를 엮어 만든 책이다.

 

릴케가 쓴 편지를 보면서 각 편지마다 한 가지씩 주제가 있는 느낌을 받았다.

 

릴케가 쓴 두 번째 편지부터 마지막 편지까지의 총 9통의 답장을 살펴보면, 카푸스가 언급했을 듯한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릴케가 중시하는 책, 귀감으로 삼는 예술가, 예술 작품의 탄생 과정, 성과 사랑, 고독으로 인한 중압감, 불안감과 우울감과 슬픔, 신에 대한 의문점들, 소년 시절에 겪었던 이런저런 혼란, 여러 가지 소망과 동경 등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 릴케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피력한다. 첫 번째 편지에서 언급된 고독과 내면세계는 마지막 편지까지 시종일관 강조된다.

-p. 114 <옮긴이의 말> 중에서 -

 

고독 이외 이 서간집에서 반복되어 언급되는 것은 '인내심'과 '사물'이다.

-p. 116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시를 읽으면 내면의 상처들을 치유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시를 쓰고, 시를 읽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엔 시를 접했던 것 같은데, 최근엔 제대로 시를 접한 게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에 시를 통해 치유를 받았다는 생각을 하진 못했지만,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가면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인의 시는 '치유의 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풀리지 않은 채로 마음속에 담고 있는 모든 의문점들에 대해 인내심을 발휘하시라고, 그리고 그 의문점들 자체를 사랑하려고 노력하시라고요. 자물쇠로 굳게 잠긴 방을 사랑하듯이, 그리고 완전히 다른 낯선 언어로 쓰인 책들을 사랑하듯이요.

-p. 42 <네 번째 편지> 중에서 -

의문점들을 사랑하라는 말이 참 어렵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자꾸 눈이 가는 문장이었다. 어쩌면 지금 내게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가득 있어 그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 의문점들을 난 사랑할 수 있을까??

슬픔에 잠긴 우리가 한층 더 고요할수록, 한층 더 인내심을 가질수록, 그리고 한층 더 솔직할수록 그 새로운 것은 그만큼 더 깊이, 그만큼 더 꿋꿋한 모습으로 우리 내면으로 들어옵니다. 또한 그럴수록 우리는 그 새로운 것을 훨씬 더 잘 갖게 되고, 뿐만 아니라 그 새로운 것은 그만큼 더 우리의 운명이 될 것입니다.

-p. 85 < 여덟 번째 편지> 중에서 -

 

책을 읽으면서 마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편지를 내가 받은 것처럼,

읽고 또 읽었다.

나 지신을 돌아보는 시간, 마주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지금 내 안의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면서,

내 안의 감정들이 나를 성장 시키고 있었구나.

때론, 내가 너무 못나게 굴었구나.

하는 생각들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갔다.

 

 

오늘날까지 살아 숨쉬는 20세기 최고의 시인 릴케

그가 이야기 하는 삶, 예술, 사랑 그리고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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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감투 비룡소 전래동화 30
장경혜 그림, 강정연 글 / 비룡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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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넘 좋을 거 같단 생각으로 옛이야기책을 샀지만, 나만의 언어로 들려 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여전히 옛이야기를 책으로 열심히 읽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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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감투>도 워낙 유명한 옛이야기다.

표지 그림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 <도깨비 감투>는 비룡소 전래동화로 만나게 된 책이다.

 

황금도깨비 수상 작가 강정연의 감칠맛 나는 글과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상 장경혜의 개성 있는 그림으로 만나는 옛이아기

책 뒷표지에 소개 된 글이다.

옛 이야기 책은 너무 세련되게 그려지만, 왠지 잘 안 읽어 주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옛이야기의 매력을 잘 살린 글과 그림이어야지 자주 손이 간다.

비룡소에서 출간 된 <도깨비 감투>는 표지 그림만 봐도 절로 신난다.

빨간 도깨비 모자를 들고 너무나 환하게 웃는 이의 모습..

다리에 꽃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점점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표현하는 것 같다.

놀란 듯한 아내와 너무나 대조적인 김 서방.

참 역동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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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 면지는 숲.

뒷부분 면지는 깜깜해진 마을과 숲을 함께 담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어쩌면 이야기의 시작이 앞부분의 면지부터 시작되어 뒷부분의 면지에서 끝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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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김 서방이라는 부지런한 나무꾼이 살고 있었어.

김 서방은 가난했지만 아내와 단둘이 오순도순 재미나게 잘도 지냈지.

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땀 흘리며 나무를 자르는 김서방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다.

누가봐도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다.

보통 해는 빨강이나 노랑을 떠올리는 데, 이 장면은 강열한 빨강은 없지만,

눈부셔서 해를 맨 눈으로 바라보기 힘들어 눈을 찡그렸을 때 보이는 그런 빛의 느낌을 받았다.

마을의 풍경도 노랑과 초록 그리고 사람의 형체만을 알아볼 수 있게 끔 그려진 그림이지만, 왠지 평화로운 마을일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나무 사이사이 도깨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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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김 서방이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나무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를 놓쳐 버렸지 뭐야.

날마다 다니는 길이라도 해가 지니 잘 보이지가 않았어.

김 서방은 산속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허름한 집 하나를 발견했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때는 글에 집중을 해 그림을 많이 놓친다.

이 부분도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는 문장에 의존해

해가 지고 난 후 나무를 짊어 지고 가다 허름한 집 하나를 발견한 김 서방에 초점을 맞춰 그림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혼자 있는 시간 그림책을 넘겨 보다, 나무 위에서 김 서방을 보고 있는 부엉이를 보았다.

그리고, 다른 눈동자들이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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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집에서 만난

빨간 감투를 손에 든 도깨비들.

감투를 쓰면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벗으면 갑자기 나타나는 모습을 보게 된 김 서방.

그림은 김 서방이 숨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키지 않게 입을 손으로 막고, 도깨비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따라가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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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닭이 울고, 도깨비들이 밖으로 나간 후 방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빨간 감투.

김 서방은 빨간 감투를 저고리 속에 냉큼 숨기고는 나뭇짐을 짊어지고 한달음에 산을 내려왔어.

€만약 김 서방이 빨간 감투를 그대로 놓고 집으로 왔다면 그의 일상은 변화가 없었겠지.

빨간 감투로 인해 김 서방의 생활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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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김 서방은 날이 갈수록 부자가 됐어.

곳간에는 쌀이 그득그득하고 방방마다 비단이며, 금은보화며 도 꾸러미가 넘쳐났지.

하지만 부자가 되면 될수록 김 서방의 욕심은 끝이 없었어.

아내가 참견이라도 할라치면 불같이 화를 내며 입도 달싹 못 하게 했지.

착하디착했던 김 서방의 성품도 어느새 고약하게 변했어.

걱정스러운 아내의 표정과 심술궂게 보이는 김 서방.

만약, 김서방이 도깨비 감투를 줍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

감투를 쓰고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을 도와 줄 수도 있었을텐데...

욕심이라는 것은 정말 끝이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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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자 댁 잔치에 빨간 감투를 쓰고 간 김 서방으로 인해 '장터 귀신'이 나타났다고 엉망이 된 잔칫집.

그 와중에 담잿재가 김 서방의 감투 위로 떨어졌다.

그래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던 김 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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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마을 풍경.

그리고, 나무 위에서 연기 방향을 바라보는 검은 그림자가 나무가지 위에 있다.

 

'도깨비감투'를 매개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물질에 대한 탐욕'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요. 더구나 보이지 않는 것 뒤에 숨길 수 있다면 탐욕은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도 말이에요. 독자들은 김 서방이 겪는 사건을 통해 이러한 '인간 내면의 갈등과 변화'를 적나라하게 읽어 낼 수 있어요. 더불어 탐욕 끝에는 비참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요.

강정연 선생님도 글 쓰는 내내 '도깨비감투가 나한테 있다면?"'이란 상상을 맘껏 하셨대요.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심리 변화와 갈등, 사건이 감칠맛 나게 표현되었어요.

장경혜 선생님은 우연히 얻은 감투로 인해 점점 변해 가는 김 서방의 복잡한 심경을 익살스럽고 과장되기보다는 내면이 잘 드러나도록 표혁하고 싶으셨대요. 그래서 배경은 색을 주고 반대로 인물들은 모두 까만색을 입혔답니다. 마치 그림자극을 보는 것처럼요.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인물들의 마음과 갈등을 풀어내셨답니다. 나무 위에 언뜻언뜻 숨어 있는 도깨비를 찾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옛이야기> 중에서 -

다른 책을 통해 <도깨비 감투>의 내용을 접했을 땐

도깨비 감투를 얻게 된 게 우연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비룡소에서 출간된 <도깨비 감투>를 아이들이 잠든 후 혼자 보게 되면서는

도깨비들이 일부러 감투를 떨어뜨리고 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감투를 김 서방이 어떻게 할지 쭉 지켜 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도깨비들은 김 서방이 땀 흘리며 열심히 나무를 할 때부터 지켜 보고 있었고, 그를 따라 다녔다라면?

김 서방은 도깨비들의 못된 장난에 당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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