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 남인숙의 여자마음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4월
평점 :
사전 연재글을 먼저 만나 보고 '여자 마음'에 공감 백배하게 되었던 책을 만났다.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라는 제목부터 눈길을 끓었다.
나에게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겠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하고 싶다.
내 선택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사는 삶 또한 선택해 보고 싶은 욕심이랄까?
그런데 우리 아들이 준 어버이날 카드를 보니,
다음 생에, 다음 생에, 다음 생에 ...
엄마 아들로 태어나 안마를 해 준다고...
지금껏 지나온 시간들을 생각해 보니,
순간순간 행복하기도 했었고, 불안하기도 했던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10대 때는 입시로 인해, 20대 때는 취직으로 인해...
그리고 30대는 육아로 인해..
갈대처럼 늘 흔들리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 지금 했던 고민과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되지 않을까??
'나이 드는 것이 불안한 여자들에게 남인숙이 전하는 솔직발랄한 공감 지침서'인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를 보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와
나도 그런데 하는 공감..
그리고, 나이가 듦에 따라 더 행복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진정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황금기'를 보면서 나를 돌아보니,
학창시절 친구들도 물론 연락을 하고 만나기도 하지만,
더 자주 보는 것은 아이를 키우면서 얽히게 인연들이었다.
'내 슬픈 멜론의 추억'을 보면서 큰아이 임신했을 때가 떠올랐다.
입덧을 시작한 겨울,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 때 마트에서 만난 멜론...
살까말까 한참 고민을 하다 샀는데...
결국, 한 조각도 삼키지 못하고 버렸던 일이 있었다.
가격만 비싸고 정작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태의 멜론이었다.
그 때 멜론을 사지 않았더라면 살 걸하는 후회를 했겠지??
조곤조곤 들려 주는 이야기들..
옆집 언니의 경험담이고, 충고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남편, 아이들, 이웃관계...
내 주변 이야기들과 너무 닮아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나 남편과의 사이에서 뭔가가 삐걱거릴 때 멀리 떨어져 살펴보면, 거기에는 항상 내 자신이 아닌 그들을 통해 행복감이나 대리만족 따위를 느껴보려고 하는 내가 있었다. 행복의 중심축이 내가 아닐 때 서로가 불행해지더란 말이다.
...
따라서 나는 내가 행복해지는 걸 제일 우선순위에 놓기로 했다.
...
- 246쪽 <희생은 미친 짓이다> 중에서 -
어쩌면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내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면..
어쨌든 엄마인 내가 행복해야 하고,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말 한 마디라도 따스하게 건낼 수 있으니..
우선 내 행복을 먼저 찾자!!
부모는, 특히나 엄마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친근한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이어야 한다. 이 대상이 일치하지 않을 때 아이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가 없다.
- 251쪽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면서도 가장 무서운 사람이 된다는 것> 중에서 -
언젠가 차를 타고 가는 중에 남편이 아이들 교육에 대해 손을 뗄 테니,
내가 알아서 하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아들은 아빠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말을 했더니, 뒷좌석에 앉은 큰아이가
"더 많이 함께 있는 사람 영향을 제일 받지 않을까요?"
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육아서를 볼 때마다 '아이들은 엄마 책임이다'는 말을 보게 될 때는
참 많이 부담스러웠다.
아이가 잘 성장해주면 좋지만, 잘못 된다면 그게 다 내 책임인 것만 같아서..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아이 또래 다른 엄마들의 교육, 육아와 내 방식이 다를 때..
내색하진 못했지만, 속으로 수백번 흔들렸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세운 나만의 육아 원칙을 붙들게 되는 것은...
내 욕심에 아이가 불행해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 스스로 찾은 행복일테니까...
그렇기에 더욱, 옳고 그름에 대해 자세히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나로부터 메세지를 받다'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더 어렸을 적에..
그 아이들로 인해 느꼈던 행복,
기쁨을 기록해 놓지 못했던 게 떠올랐다.
미래의 나에게 보낼 메세지를 적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