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된 세상 속 충만한 나라 - 골로새서 강해와 묵상
이지일 지음 / 죠이북스(죠이선교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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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새서를 본문으로 한 열세 편의 연속 설교문을 책으로 엮었다. 설교문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건 6개월 동안의 안식년 기간 경험했던 일들인데, 제주부터 시작해 이탈리아 독일 등지를 다양하게 다니며 경험했던 것들이 꽤 인상적이었던 듯(교통사고로 큰 일을 당할 뻔도) 자주 언급된다. 아마도 그 직후 돌아와서 한 설교들로 보인다.


6년 간의 사역 후 얻은 쉼의 기간이지만, 저자는 교회의 새로운 비전을 무엇으로 품을지를 두고 고민했던 것 같다. 아마 골로새서를 묵상하며 나눈 것도 그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과정이지 않았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함께 신앙으로 살아내는 일에 관한 다양한 면을 조명하는 내용들이다.


사실 1장에서 1세기 로마 제국의 상황을 그리는 부분이 나와서 이 시리즈가 당시의 역사적 상황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오늘의 현실과 연결 짓는 방향으로 가려나 하고 생각을 했지만, 기대만큼 깊이 천착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예배 설교라는 상황 상의 제한점이 있긴 했겠다 싶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아마도 저자도 참고했을) 브라이언 왈쉬가 쓴 “제국과 천국”이라는 좋은 책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설교를 통해 그의 회중이 어떤 모습인지가 그려진다. 작지만 견실한, 세상의 고함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런 공동체가 아닐까. 아니 적어도 그런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아닐까 싶다.


물론 2천 년 전 골로새 교회 공동체와 오늘 대한민국의 교회의 상황은 다르다. 소수파로 핍박을 받고 있던 그 시절과, 이전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수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기독교(개신교와 가톨릭을 합치면 30%대다)의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또 한 편으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면도 있다. 정치와 일체가 된 일부 교회의 모습은, 2천 년 전 권력을 지탱하는 도구로서 작동했던 우상숭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약의 모든 책들이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골로새서는 좀 더 이 주제에 집중하는 편지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골로새서 속 바울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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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 호러 × 제주 ㅣ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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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에서 찜해 왔던 책들 중 하나다. ‘고딕’과 ‘호러’와 ‘제주’라는 세 개의 단어가 X표로 연결된 독특한 제목이다. 사실 ‘고딕’과 ‘호러’는 큰 차이가 없는 뉘앙스를 가진 단어이긴 한데,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보니 고딕과 호러 사이의 X와 그 둘과 제주 사이에 놓여 있는 X는 폰트도 다르고 거리감도 좀 있다. 고딕, 호러를 제주에 이식했다는 의미일까.


책은 모두 일곱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제주의 한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그 지역들은 서로 겹치지 않고, 이야기도 내용상 연결되지는 않는다.(심지어 마지막에 실린 작품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기도 한다)


목차 페이지부터 굉장히 재미있다. 간략화 된 제주도의 지형도를 그려놓고, 각각의 소설이 어느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를 표시해두었다. 마치 RPG 게임의 메인화면에서 다음 탐험할 지역을 선택하는 느낌인데, 실제로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관심이 가는 지역이 있다면 그 부분을 먼저 골라 읽어도 될 것 같다.





작품들의 또 다른 특징은 실제 제주의 역사적 사건들과 이야기를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작품인 ‘말해줍서’는 현대의 주인공이 4.3사건 당시로 넘어가서 정부군을 피해 숨어있는 제주인들의 공포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이외에도 적산가옥에 남아있는 귀신 이야기라든지, 일제강점기 공항과 방공호를 만들기 위해 강제 동원되어 죽어가던 이들이라든지, 유명한 이어도 전설이나, 이재수의 난(신축민란)이나 5.16도로의 괴담 등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제주 지역의 특별한 역사와 사건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풀려나온다.


다만 그 방식이 신박한 건 아니다. 신부가 등장하는 엑소시즘이라든지, 외딴 등대에서 일하면 거액을 받을 수 있다는 채용공고라는 설정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다. 전반적으로 인터넷, 유튜브 등에 많이 떠도는 괴담 수준의 느낌이랄까.


여기에 전반적으로 결망에 뭔가 제대로 수습되지 않는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꽤 있는데, 이건 비단 단편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기에는, 나름 잘 정리된 이야기들도 있으니까. 다만 이런 장르문학도 어느 정도 작품들이 쌓이다 보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을 테니까. 작가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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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힘은 우리 대부분이 피하고자 하는 결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데 있다.

수도꼭지에서 마실 수 있는 물이 흘러나오게 해주고,

음식을 먹고 병에 걸리는 일이 없게 해주고,

도로에서 적절한 안전 의식을 갖고 차를 운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정부 규제의 덕분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자신의 자리가 걸려 있을 때에나 나설 것이다.

……

우리는 우리가 선출한 대표들이 지금 가장 중요한 기술적 문제에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며,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투표소에서 그들을 벌할 준비를 해야 한다.


- 롭 라이히, 메흐란 사하미, 제러미 M. 와인스타인, 『시스템 에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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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학부모로 살아가기 - 공부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환호하는 삶
김정준 지음 / 한낮의단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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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흥미로운 기독 청소년 소설을 냈던 한낮의단비 출판사에서,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교육현실 속에서 기독 학부모가 기억해야 할 내용들을 담은 책을 냈다. 책의 저자는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교목으로 일하고 있는 젊은 목사다.


원래 대안학교는 입시 중심으로 돌아가는 공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시작된 대안적 교육기관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그런 대안학교가 또 하나의 고액입시학원이 되기도 한다. 어차피 인가를 받지 않은 경우라면 교육과정에서의 균형 따위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무슨무슨 국제학교니 하는 이름을 붙여놓고 아예 유학전문학원 같은 느낌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여기에 ‘기독’이라는 이름을 붙이거나 예배를 몇 번 더하면 기독교 학교가 되는 것처럼 여기기도 하고.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엉터리 개념들을 싹 치운다. 기독 대안학교라면 애초에 운영 방식과 목표, 지향점부터 달라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좋은 기독교적 교육은 학교 차원에서의 노력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부모의 생각도 참 중요하다. 책은 저자가 학교에서 아이들과, 또 학부모들과 함께 씨름하면서 기독교인으로 아이를 키워가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차분하게 풀어놓는다.





저자가 가장 경계하는 건 이른바 성적(결과)지상주의다. 학생이니 좋은 성적을 거둬서, 이름난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최상의 가치라고 여기는 생각은 이미 우리 사회 뿌리깊은 신화가 되었다. 누가 서울대에 입학했다고 하면 교회에서도 칭찬이 그치지 않고, 심지어 목회자를 청빙할 때도 학력부터 보는 게 오늘날 교회의 한심한 수준이다.


내가 살고 있는 대치동은(한 구석이다) 그런 성적지상주의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태풍이 불든, 일요일이든 공휴일이든 아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학원으로 향한다. 금요일 오후면 아이들이 단체로 버스에서 내려 주말 내내 학원에서 보내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방학이 되면 아예 지방에서 올라와 숙식을 하며 학원수업에 참여한다고도 한다.


세상이 이럴진대, 스마트폰도, 사교육도 하지 않는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내놓고 안심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용기일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용기는 바른 앎과 좋은 공동체(에서의 격려)가 필수적인 것 같고.






그리스도인은 모든 자리에서 하나님을 인식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책상 앞과 교실도 예외일 수는 없다. 여전히 심지어 기독교 출판계 안에서도 복 받아 좋은 성적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이런 목소리가 좀 더 커지고 많아진다면 우리의 상황은 조금 더 나아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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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소설에서 종교가 다뤄지는 것이

깊이가 있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무관심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초기 거장들의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그 반동으로 판타지 작가들은

더욱더 종교와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샤나 코히 엮음, 『다시 찾아간 나니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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