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경제권의 이해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조은상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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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Zoom), 엔비디아, 킹스톤, 그리고 야후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모두 미국 기업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공통점은 이들 회사가 모두 화교가 창업한 회사라는 점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놀라운 사실이었다. 원정, 황인훈, 손대위, 두기천, 양치원 같은 중국식 이름들을 보면 그 느낌이 좀 더 와 닿는다. 미국 전체 인구의 1%도 되지 않는 화교의 힘을 보여주는 예다.


사실 화교들이 좀 더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곳은 동남아시아다.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있고, 명청 시대에 일찌감치 여러 가지 이유로 해외이주가 시작되기도 했고, 제국주의 시대 서양에 의해 식민지의 중간관리자로 많이 채용되기도 했다. 각 나라마다 상황은 조금씩 달랐지만, 동남아 지역 상장사 중 화교가 운영하는 기업이 약 70%에 달한다고 하니 엄청난 비중이다.


단지 경제적인 비중만이 아니다. 필리핀의 독립운동가 호세 리살, 베트남의 호치민, 캄보디아의 론 놀, 싱가포르의 리콴유, 미얀마의 네윈 같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인물도 모두 화교였다고 하니, 이 지역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뿌리가 깊은지도 새삼 놀라게 된다.





이 책은 그런 화교의 상황에 관한 짧은 보고서다. 책 초반의 세 장에서는 화교가 누구인지, 그들의 네트워크가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확장되고 있는지 같은 일반적인 사항에 관해 설명한 뒤, 이어서 동남아 각국의 화교들의 상황이 어떤지를 정리한다. 마지막 미국의 상황까지 살핀 뒤 우리나라를 포함한 기타 지역의 화교 상황을 언급하는 것으로 마친다.


여러 해 전, 36개월간의 군생활(장교로 전역했다)을 마치고, 필리핀의 한 선교사님 집에서 몇 개월간 머문 적이 있었다. 그 때까지 한 번의 일탈도 없이 16년을 학교와 군대에서 보냈으니,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년 정도 그 동안 모아둔 돈을 조금씩 아껴 써 가며 처음에는 마닐라 인근에서, 나중에는 나가라는 지방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어딜 가나 잘 사는 집은 화교들이었다.


특히 나중에 갔던 지방에서는 도시의 발전설비에 문제가 생겨서 매일 일정 시간 정전이 되곤 했었는데, 그 와중에 동네에서 정전을 피해가는 집들은 모두 화교들의 집이었다. 그들은 집에 아예 발전기를 두고 사용하고 있었으니까. 또, 그 동네에선 꽤나 비싼 스타벅스에 들어가면 온통 중국계 아주머니들이 잔뜩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반중정서 때문에 제대로 평가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지역, 어느 동네에 가나 화교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건 분명 그들의 강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부지런하게 일하고, 단단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시기할 일만은 아니고. 어디에서나 끈질기게 살아남으면서 또 크게 번영하는 모습은 우리도 배울 수 있다면 배워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또 하나 흥미로운 포인트는, 그렇게 아시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화교가 유독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화교가 해외로 한창 이주할 당시 청나라와 관계가 적대적이었기 때문이었고, 우리나라는 이승만, 박정희 정부에서 대대적인 화교 탄압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은 무슨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고, 담담하게 현 상황을 조목조목 정리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무슨 보고서를 읽는 느낌도 살짝 들었지만, 평소 모르던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이란 기분을 가지고 책장을 넘겨보는 것도 재미있다. 일단 얇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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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24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24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3-03-24 18:52   좋아요 0 | URL
아, 내일 1시에 강남역 10번 출구 나오시면
지오다노 앞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2023-03-24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즈처럼 하나님은
도널드 밀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복있는사람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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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는 과정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교회에서 잔뼈가 굵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기억이 나지 않을 때부터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해, 무난하게 성장하기도 한다. 이들의 친구는 대개 교회 안에서 만난 이들이고, 이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삶은 안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교회와 관련이 없는 환경에서 자라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 갑자기 하나님을 만난다. 그들의 삶은 소위 “기독교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고, 그들이 하는 일들도 “교회와 세상”의 경계선을 넘나들곤 한다. 이들의 삶은 모험적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 옳거나, 더 좋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그리스도인의 삶이 다양하다는 말이다. 어느 한 가지 모양으로 “전형적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만들려고 해봤자 소용이 없는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2천 년의 기독교 역사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신앙을 가지고 저마다의 상황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왔을 지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만드는 이미지라는 게 얼마나 빈곤한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작가이자 주인공인 도널드 밀러는 두 번째 모델에 가깝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집을 떠나고, 오랜 방황의 시기를 거쳤으며, 히피와 무신론자들과 어울려 지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그 과정에서도 계속 기독교 신앙 언저리에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세상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고, 그 원인이 자기(그리고 사람)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고, 그분과의 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 열쇠라는 것도 결국 인정했다.


작가에게는 행운도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교회를 만날 수 있었다. 재정을 교회 자신보다 세상을 위해 사용하는 공동체와 조금은 평범하지 않는 주인공의 신앙 여정을 이해해 주는 친구인 목회자를 만났다.


작가는 차례차례 계단을 올라가는 신앙 성장의 길을 따라 걷지 않는다. 책 제목에도 적혀 있는 “재즈처럼”, 그의 신앙 여정은 연주자 본인만 다음에 어떤 멜로디와 리듬이 나올지 아는, 아니 때로는 그 자신도 정확히 그 끝이 어떨지를 모르는 그런 모습이다. 그래서 여기에 나온 신앙여정은 다른 사람에게 본이나 안내로 제시해 줄 무엇은 아니다.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일 뿐.


하지만 그런 조금은 다른 모습의 신앙 여정이 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독교 신앙에 관한 스테레오타입을 깨뜨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책에도 여러 차례 언급되는, 공화당(과 그들이 일으킨 전쟁)을 지지하고, 자유주의자들과 게이를 적대시하는 게 기독교의 유일한 모습은 아니다. 기독교 신앙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신앙전통 안에 있는 내가 보기에) 약간 우려스러운 부분은, 역시 작가에게서 보이는 정통 교리를 조금은 가볍게 여기는 태도다. 그런 것 없이도 얼마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고, 오히려 그게 없을 때 뭔가 더 유익하다는 뉘앙스.


물론 우리는 교리를 통해서 구원을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C. S. 루이스가 말한 것처럼 교리는 일종의 난간으로, 우리가 계단을 오를 때 위험하게 떨어지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저층에서 오르내릴 때에야 난간이 굳이 필요 없을지 모르지만, 훨씬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면 난간을 무시하는 건 만용이다.



총 스무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게 논리적 구성을 따라 차곡차곡 쌓아올려지는 형식은 아니다. 마치 즉흥재즈 연주처럼, 읽으면서도 다음 장은 어떤 내용일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흥미로운 부분.


아무 데나 들고 펴도 읽을 만한 내용이고, 또 그와 다른 신앙 전통에 있는 기독교인들에게는 평소 놓치고 있던 부분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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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3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에 오래 전 학교다닐 때 보던 (이제는 안 본지 오래된) 책을 내놓았다.

오늘 마침 주문이 하나 들어왔고,

택배 보내러 편의점에 간 김에 사온 빵 하나.


며칠 전 이 시리즈 빵을 처음 먹어봤는데..

생크림이 무지막지하게 들어가 있는 환상적인 맛이다.

건강과 체중관리에는 도움이 안 될 것 같기는 하지만...

하나 들고 왔다.

(판 책값과 빵 가격이 비슷하다 ㅋ)


책은 (마음뿐만 아니라 몸에도)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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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3-2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봉지가 뭔가 옛스러운게 뭔가 되게 맛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책 팔아 빵을 사 먹었다니요.
하긴 옛날엔 배를 움켜쥐고 책을 읽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도 아니죠. 잘 하셨습니다.ㅎㅎ

노란가방 2023-03-21 16:23   좋아요 0 | URL
편의점에서 팔지만.. 가격은 제과점인..ㅋ
CU에서 팝니다. 한 번 드셔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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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공장 노동자들은 월요일을 ‘성 월요일’이라 부르며

결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고,

자본가들은 이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해 벌금, 체벌, 팜플릿 배포, 목사의 설교,

공장 내 시계 설치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윤리에는 전통적으로 강조된 ‘성실’이라는 가치에다,

‘노동은 곧 취업 노동’이며, 취업해서 노동하는 사람만이

소득을 얻을 자격이 있다‘라는 새 가치관이 더해졌다.

가사와 돌봄을 비롯한 여러 무보수 노동은 노동의 범위에서 배제되었다.


- 오준호,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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