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작은 마을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여학생의 시신이 발견된다. 수사를 맡은 형사 조(폴 베타니)와 크리시(스티븐 그레이엄)는 같은 경찰서에서 함께 일하는 형제였다. 좀처럼 단서가 나타나지 않는 동안, 살해된 소녀에게 접근했던 전과자 제이슨 벌리(벤 크롬턴)를 체포한다. 하지만 좀처럼 죄를 자백하지 않는 제이슨이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될 상황에 처하자 분노한 조는 술에 잔뜩 취한 채 아버지(아버지도 경찰이었다) 시절에 통했던 방식을 써보기로 한다.
한 밤중 제이슨을 잡아 물이 빠진 해안으로 끌고 간 조와 크리시. 위협과 협박으로 마침내 자백을 받아내지만, 흥분한 나머지 제이슨를 죽이고 만다. 나쁜 놈이 대가를 받은 거라고 자위하고 있을 무렵, 사건의 진범이 나타나고 제이슨의 어머니가 아들이 실종되었다며 찾아나서기 시작하면서 둘은 점점 초조해진다. 그리고 마침내 동료형사였던 로버스(마크 스트롱)가 제이슨 실종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살인사건과 추적, 은폐 같은 제법 센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아주 잔잔하게 진행된다.(사실 뭐 인물들이 소리도 치고, 싸우기도 하고 하지만 조용하게 느껴진다) 우선은 불필요한 대사들을 남발하지 않고, 과도한 음향도 자제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잔잔해지면 자연히 인물들의 작은 감정/심리변화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아주 격렬한 심리적 갈등을 보이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영화의 후반은 그렇게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그날 밤 조가 일으킨 사건은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다. 늦은 수사진청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와 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 그리고 (아마도)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책망(일을 망치치 말라는)이 섞이면서 분노를 일으켰고, 의심스럽게 보이는 ‘용의자’는 그 와중에 확실한 ‘범인’으로 바뀌었다. 증거는 없지만 심증은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 의심과 분노가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다.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여기저기서 ‘몰아가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누군가 의혹을 제기하면, 곧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호응하면서,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고, 말이 곧 증거가 되어 버린다. 문제는 확실한 증거 없이 여론의 몰아가기로 이루어진 인민재판은 엉뚱한 피해자를 종종 낳는다는 것. 때문에 법률은 보통 무죄를 증명하기보다는 유죄를 증명해야 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일명 ‘무죄추정의 원칙’) 하지만 이게 일반인들에게는 강제성이 없는지라.. 오늘도 마녀사냥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생각해 보면 이건 애초부터 굳이 종교와도 상관이 없는 일이었던 거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더 큰 문제는, 그런 심증으로 인한 사고를 무려 경찰이 일으켰다는 점. 무슨 일이 있어도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하는 기관인 경찰마저, 개인적인 감정과 충동에 의해 일을 처리한다면, 그렇게 확립된 정의는 과연 정의롭다고 할 수 있는가. 나아가 그런 경찰이 지키는 도시는 안전한 걸까.(최근 이슈 중 하나인 이른바 ‘사법 농단’에 사람들이 큰 분노를 표하는 이유도 이런 것에 있을 것이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덮으려고 하다보면 일은 눈덩이처럼 점점 더 커질 뿐. 회복은 솔직한 인정과 돌이킴이라는 계단을 올라야만 도착할 수 있는 지점이다. 첫 걸음을 제대로 디디지 못했다면, 서둘러 다시 그 계단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