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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있으시죠? - 김제동과 나, 우리들의 이야기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6년 10월
평점 :
1. 요약 。。。。。。。
김제동의 에세이집. 한편 한 편이 A4 용지 한 장 이하인 단편들이 일흔 개가 넘게 실려 있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부분은 김제동 특유의 위로하는 메시지들, 두 번째는 소위 ‘정치적인’, 좀 더 정확히는 우리 삶 가운데 일어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가벼운 고발들, 그리고 세 번째는 ‘함께’ 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록으로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서 했던 김제동의 발언을 정리한 원고가 실려 있다. 대본하나 없이 청산유수로 이 정도의 말을 해 낼 수 있는 건, 물론 상당한 준비를 했겠지만, 대단한 말쟁이임에는 분명하다.
2. 감상평 。。。。。。。
10점 만점에 8점을 준다. 내 평점부여 기준에 따르면 8점은 ‘좋다’이고, 9점은 ‘추천하고 싶다’, 10점은 ‘탁월하다’는 뜻이다. 물론 알라딘에서는 5점 만점이기에 기준이 약간 달라서, 3점은 보통, 4점은 좋다, 5점은 추천이다.
그럼 왜 그 이상의 점수를 주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기본적으로 이 책은 편안하게 쓰고 읽는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너무 거창하지도 않고, 무게를 잡지도 않는 그런 작가, 그런 책. 아마 김제동도 이 책이 굳이 ‘추천’이라는 딱지를 붙여주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K팝스타”라는 프로그램에서 박진영 심사위원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말하듯 노래하라’는 것. 그 표현을 살짝 바꿔보면, 이 책에서 김제동은 말하듯 글을 쓴다. 때로는 살짝 많이 감상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좀 간질거리는 말들도 있지만, 그게 일부러 꾸며낸 말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그냥 김제동이라는 사람 자체가 그렇게 생긴 거다.
너무 젠 체 하지 않으면서, 있어야 할 곳에서 해야 할 말은 하기도 하는 그런 담백한 사람. 우선은 그런 그의 성격이 느껴지는 글이라 마음에 들었고, 그런 진실함 때문에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적잖은 위로를 받기도 했다. 한 마디 한 마디 놓치지 않게 적어두고 외워야 할 문장들로 모두 채워져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즉흥적으로 써 내려간 글도 아니다. 여기에 적절한 유머를 더할 줄 알고, ‘공감’능력 하나 만큼은 어디 가서 뒤지지 않으니, 이 정도면 에세이라는 장르 안에서는 충분히 ‘좋다’는 평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이런 사람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탄압하는 사람들은 분명 유머감각은 제로이고, 공감능력 역시 바닥이며, 자기의 생각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고집하는 극단적인 나르시시스트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중요한 일’을 하는 ‘중요한 자리’에 앉으면 절대로 안 된다. 그럼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해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