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교통사고로 아내가 죽고 홀로 남겨진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
보통의
경우라면 극심한 슬픔에 빠져서,
일상적인
일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애도의 기간을 보내야 할텐데,
웬일인지
그는 슬픈 기색이 없다.
아니,
그걸
넘어서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은 데이비스.
극심한
슬픔의 또 다른 모습일까 싶으면서도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병원에서 초코바 자판기가 고장 난 것을 알게 된 데이비스는,
무작정
자판기 회사 담당자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금
자신의 상황을 하나하나 지나치게 세세할 정도로 적어 가면서.
나름의
상처 치유 과정인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사실
그는 그런 의식 자체가 들지 않는 캐릭터.
그런데
그 편지에 답장이 온 것이다!
그것도
한 밤 중에 개인 전화로.
자판기 회사 고객담당인 캐런(나오미
왓츠)이
그의 편지를 보고 전화를 건 것.
아들과
함께 동거남과 살고 있는 그녀의 마음에 데이비스의 사연이 들어온 것.
캐런과의
만남을 통해 아내의 죽음이라는 문제를 치유할 방법을 하나씩 시도해 보는 데이비스.
그가
선택한 것은 이제까지의 과거를 하나씩 분해해 보는 것이었다.

2.
감상평
。。。。。。。
겉으로 보면 상처를 가지고 있는 두 남녀가 만나 어떤 계기로 과거를 치유해 나간다는 해피엔딩을 그린 영화 같다.
이
영화에서는 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자와,
대마초와
함께 일종의 ‘관계중독’에
빠져있는 듯한 여자가 문제를 안고 있는 주인공.
그저
남녀가 만나서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끌리고,
그래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는 식의 서술은 아니라서 다행이긴 한데,
그러면
어떻게 문제를 극복해 내겠다는 말일까?
데이미스는 자신의 과거를 파괴하기로 결정한 듯하다.
처음에는
동네 철거현장에서 해머질을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아내와 함께 살던 집을 스스로 철거하더니,
나중에는
(본의는
아니었더라도)
아내의
불륜사실까지 밝혀냄으로써 말 그대로 모든 걸 깨부수어버린다.
그렇게
다 부수면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용기가 날까 싶지만,
뭐
처음부터 영화는 그렇게 의도되었으니까..
극중
데이비스는 그렇게 다 내버리고서 비로소 얼굴에 미소를 되찾는다.

개인적으론 이런 식으로 특정한 정신분석 사조에 입각해 짜 맞춘 듯한 전개는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인간의
기억과 사고라는 것이 집을 깨부순다고 해서 지난 일이 컴퓨터 메모리 포맷하듯 지워지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모든 것을 파괴해야만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파괴하면 더 나은 것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이전보다
더 못한 상황에 빠져버릴 수도 있다.
난
이 영화의 논리가 정신분열증 치료하겠다고 뇌의 일부를 적출하거나,
전기충격을
주었던 지난 세기의 정신분석학자들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또는, 문득 얼마 전 나왔던 엑스맨 시리즈의 '아포칼립스'를 보는 듯. 다 때려부수고 자기 뜻에 맞는 새로운 세계를 세우겠다고 나서던...
감독은 이 모든 과정을 상당히 감성적으로 그려가면서 낭만적으로 포장을 하는데,
실은
주인공은 감성적인 게 아니라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있을 뿐이다.
소위
감성적인 것과 충동적인 것은 분명 다른 기제에서 나온 것인데,
영화에선
이 둘이 뒤섞여 있다.
최악으로 설명하자면,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의 감정에 매우 둔감한 사이코패스가 충동적으로 집 때려 부수고 좋아하는 영화.
조금
좋게 말하면..
아, 배우들 연기는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