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되지 않을 자유
임태훈 지음 / 알마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저자는 책머리에서, 완전한 디지털 세계가 구축된 이후 태어난 사람들이 현재의 세계 이상을 떠올리지 못하는 처지에 이르렀음을 지적한다. 마치 양계장에서 태어나 한 번도 밖에 나가보지 못했기에 문이 열려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닭과 같다는 리얼한 비유와 함께.

 

     그렇게 사람들이 다른 세계를 상상하지 못하는 사이, 사람들은 점점 세계가 원하는 모습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이른바 호모 익스펙트롤(Homo Expectrol. expect + control). 그리고 이 상황의 중심에는 이른바 빅 데이터가 있다. 삶의 모든 부분에서 디지털화가 거의 완료된 상황에서, 빅 데이터를 이용한 사업은 번창하고, 이는 다시 또 인간들을 그 데이터에 맞는 삶을 살도록 만들기까지 한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빅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거대자본 세력이 미리 구축해 놓은 길을 따라가지 않는 대안적 삶의 필요성과 그 정당성을 주장하는 데 있다.

 

 

 

2. 감상평 。。。。。。。

 

     책 제목이 흥미로웠다. ‘검색되지 않을 자유.. 우리의 삶이 지나치게 인터넷 상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그로 인한 피해들을 고발하면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그런 책인 줄 알았다. 물론 아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책은 그보다 훨씬 큰 철학적 주제를 말하고 있었다. 책에 등장하는 세부 소재들만 해도, 의료(2), 생활유형에 관한 논의(3-4), 건축(5-6), 음악과 음향(7-8) 등 퍽 다채롭다. 확실히 이 문제는 우리 삶 전반을 다루는 것이니까.

 

     빅 데이터를 이용한 기술이 사람들을 편리하게 해 주지만, 동시에 사람들을 특정한 유형에 맞춰 살도록 유도(혹은 강요)한다는 지적은 날카로웠다. 실제로 이미 우리는 비슷비슷한 아파트에 살면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는 모두 머리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등, 갈수록 획일화되어 가는 세상을 목격하고 있기도 하니까. 그리고 그건 단지 기술의 발전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기획과 의도 때문이었다. 이른바 정보자본주의..

 

     문제는 단지 삶의 패턴이 일정해진다는 것에 있지 않다. 전형적인 삶은 전형적인, 그리고 예측하기 쉬운 생각을 만들어 내고, 이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휘둘리기 쉬운 사회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니까. 언젠가 민주사회는 사라지고 결국 메트릭스를 비롯한 수많은 디스토피아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내다본 것과 같은 독재사회도 그리 먼 훗날의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책이 꽤나 다양한 분야의 (조금은)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기에, 몇 개의 장들에서는 흥미가 좀 떨어진다. 무엇보다 관련 분야에 어느 정도 사전지식이 있다고 전제하고서 그냥 내용을 진행해버리니, 나 같은 문외한은 좀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있다면, 충분히 책의 논지에 공감하고,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음 2015-07-0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데요?

노란가방 2015-07-08 18:31   좋아요 0 | URL
중간에 살짝 지루해지는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전체를 놓고 보면 괜찮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