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금속회사에 다니는 과장 지형도. 하지만 실제로 그 회사는 청부살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조직이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맡은 일을 수행해왔던 형도는 자신을 잘 따르던 ‘알바생’ 라훈을 차마 죽이지 못하고 회사 몰래 숨겨둔다. 가족에게 자신이 모아둔 돈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형도는 라훈의 어머니 미연을 만나게 되고,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비밀이 언제까지나 유지될 수는 없었고, 회사에선 그를 제거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어제의 동료들을 피해 도망치는 신세가 된 형도.

 

 

2. 감상평 。。。。。。。   

 

     단순 명쾌한 설정과 구성, 그리고 빠른 진행이 두드러지는 작품. 간간히 등장하는 액션 장면들과 영화 후반을 덮고 있는 총싸움은 남성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흥미꺼리일 수도 있겠지만, 구성 자체의 단순성은 영화 전체에 일종의 암시적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쉽게 추측하게 만든다.(어쩌면 그냥 딴생각일지도 모르고. ㅋㅋ)

 

 

 

     영화는 말 그대로 회사원의 이야기다. 양복 입고, 넥타이 메고 아침에 출근했다가 일이 끝나면 집에 와서 쉬고, 가끔 가족들과 함께 외식도 하고, 심지어 회사에서 상사를 만나면 ‘사랑합니다’라는 가식적인 어구로 인사도 하는 그런. 영화의 묘미는 그렇게 멀쩡하게 생긴 직원들이 사실 하는 일이란 것이 청부살인업이라는 게 밝혀지는 부분이다. 이 부조화가 주는 어이없음이란..

 

     따지고 보면 자본주의, 특히나 요즘처럼 신자유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사회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는 사람들을 잘 ‘잡는’ 곳들이다. 고작 휴대폰 하나, 혹은 게임기 하나가 뭐라고 신제품 나왔다고 밤새 줄을 서서 가장 먼저 그걸 손에 넣고는 좋다고 희희낙락거리는 얼빠진 사람들, 즉 그 회사에 ‘목매는’ 이들이 많아지는 건 사업이 번성해간다는 표시이다.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저개발국가들의 값싼 노동력을, 비인간적인 대우와 착취를 하면서 동원해야 하는 거고, 종종 정말로 다른 회사들을 집어삼키거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제거해버림으로써 성장을 도모하기도 한다. 영화 속에서 ‘퇴직은 곧 죽음’이라는 공식도 정리해고니 파견근로자니 하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실제 직장인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따지고 보면, 신자유주의 아래에서의 제로섬 게임은 결국 누군가를 죽이고 밟고 일어나야만 내 행복을 도모할 수 있는 영화 속 그 회사와 비슷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말씀.

 

 

 

     소지섭의 원톱 연기는 볼만 했고, 이미연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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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12-2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회사원을 보면서 그런 고민을 했습니다. 무한 경쟁 사회인 요즘을 그린 것 같다는 생각이요.

노란가방 2012-12-22 21:33   좋아요 0 | URL
역시.. 그러셨군요. ^^
세인트 님도 영화 자주 보시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