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아직 냉장고 따위가 발명되기 훨씬 이전이었지만, 조선시대에도 한 여름에 얼음을 구할 수 있었다. 서빙고라고 불리는 지하저장고에 한 겨울에 채취한 얼음을 모아두었다가 여름이 되면 왕이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는 행사를 가졌던 것. 국가에서 독점적으로 갖고 있는 이 사업권을 민영화 시켜 큰돈을 벌 음모를 세운 이들은 자신들의 계획의 방해가 되는 하급관리 백동수(오지호)와 눈에 가시 같았던 조정의 이성호 대감을 밀어내야 했고, 이 와중에 이 대감의 서자인 이덕무(차태현)가 함정에 빠진다.
절치부심. 공부에 공부를 거듭한 덕무는, 마침내 서빙고와 얼음사업을 장악하고 막대한 이권을 챙기고 있는 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서빙고를 통째로 털어버릴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이를 돕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조선 최고의 기술자들이 나선다.

2. 감상평 。。。。。。。
한국 영화계에서 이젠 독특한 캐릭터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배우들을 잔뜩 동원해 기본적인 웃음코드를 깔아 놓았고, 여기에 차태현이라는, 딱 그 다운 연기만 하는 배우를 주연으로 앉혀두었다. 솔직히 차태현의 연기력이 A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계속 즐거움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던 그의 마인드는 마음에 든다. 코미지 전문 배우로서의 직업의식 같은 게 느껴져서다. 이 영화 역시 확실히 기본은 가는 듯한 느낌. 또 그게 차태현 영화의 특징이라면 특징.
뭐 딱히 진지하게 읽어야 할 내용들이 많은 영화는 아니다. 약간 과장된 캐릭터와 스토리, 여기에 사극이라는 배경은 문득 어린 시절 비디오 가게에서 참 많이도 빌려봤었던 슈퍼 홍길동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심형래, 김정식 같은 개그맨들이 주연을 맡았던 것으로 기억하는 데, 어린 마음에 참 재미있게 봤었던 영화들이다. 차태현에게서 왠지 김정식의 느낌이 난달까. 어린이 영화라는 장르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요새는 애니메이션 몇 편을 제외하고는 딱히 볼만한 것들이 없는 것 같아 좀 아쉽다.

여러 볼거리들과 코믹스러운 캐릭터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민영화라는 주제는 이 영화의 중심소재이기도 하고,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갈 만하다. 처음에는 공기업의 효율성이나 비용문제, 위험도 등을 핑계로 아웃소싱과 같은 형태를 띠다가 점점 완전한 민영화, 그리고 (사실상의) 독점권으로 이어지는 실제의 흐름이 영화 속에 잘 반영되어 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초기 목표였던 효율성, 위험도 제고, 비용의 절약 같은 가치들은 어느 샌가 사라져버리는데, 독점권은 당연히 이용비용의 상승을 초래하고, 투자비용의 감축은 위험도 상승과 효율성 하락으로 이어지곤 한다. 민영화가 만능은 아니라는 것.
괜찮게 웃으며 볼만한 코미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