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미국 뉴멕시코 주의 텍시코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버드는 아내와 갈라선 후 딸인 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열심히 일해서 사랑하는 딸을 잘 키워야 하겠지만, 웬걸, 전혀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에 술 마시고 늦잠을 자다 회사에 지각을 하기에 일쑤다. 아직 초등학생인 몰리가 훨씬 더 어른스럽게 아빠를 챙기고 있는 상황..

 

     어느 날 일하던 회사에서 짤린 뒤 술을 마시다가 몰리와 약속했던 대통령 선거에 참석하지 못한 버드. 아빠를 기다리던 몰리는 결국 대신 투표 시도하지만, 마침 일어난 작은 사고로 실패하고 만다. 바로 그 투표는 역대 가장 팽팽한 선거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한 표가 되었고, 버드는 열흘 뒤 재투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두 대통령 후보가 단 한 명의 유권자를 놓고 치열한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버드는 졸지에 유명인사가 된다.

 

 

 

 

2. 감상평 。。。。。。。       

 

     설정 자체부터 흥미로웠던 영화였고, 시종일관 유쾌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좋았다. 철없는 아빠와 어른스러운 어린 딸이라는 전형적인 코미디 구도에, 복잡한 일은 전혀 관심 없는 시골 아저씨가 단숨에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재미난 상상력이 더해지고, 여기에 표를 얻기 위한 양당의 치열한 선거운동을 과장되게 그려내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어냈다.

 

     다만 꽤나 비중 있는 인물로 등장할 것 같았던 지방 언론사 기자 케이트 메디슨의 이야기는 영화가 진행되면서 급격히 줄어들어버렸고, 버드의 전처, 즉 몰리의 엄마를 찾아가는 여행은 좀 생뚱맞게 보일 정도로 이야기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다. 정치에 대한 풍자를 담은 가족 이야기로 영화의 방향을 설정한 건 알겠는데, 아마도 둘 사이에서 잠시 중심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싶은 느낌.

 

 

     영화 속에서 정치는 철저하게 쇼로 그려진다. 단 한 사람의 표로 이내 대통령이 결정된다는 조건 속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버드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에게 최적화된 선거운동을 벌인다. 그가 좋아하는 음식과 노래, 취미생활을 알아내 이런저런 즐거움을 제공해 단숨에 마음을 얻으려는 1차적인 방식에서부터, 나중에는 그의 말 한 마디에 따라 공약과 선거정책의 방향을 전격적으로 바꾸기까지(민주당에서 낙태와 불법이민을 반대하고, 공화당에서 개발 대신 환경보호 정책을 채택하는 마당이니).. 국가의 운영과 진로에 대한 좋은 비전을 제시하고 사람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보다는 선거 승리에만 몰두해 온갖 선심성 공약들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조롱과 비꼬기가 통쾌하다.

 

     한편으로 영화는 유권자의 투표가 이런 정치상황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말 그대로 내 한 표로 대통령이 바뀌고, 국가의 정책이 변할 수 있는 상황을 영화는 좀 과장되게 그려내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선도국가를 자부하는 미국이지만 최근 선거참여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어떻게 해도 딱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일종의 체념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는데, 영화는 그래도 의미를 담아 던지는 한 표, 한 표가 정치를 쇼로 전락시키고 있는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유효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런저런 의미가 아니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일단 너무 많이 나가지 않은 게 보기 편하다. 참, 오랜만에 보는 케빈 코스트너의 모습도 반가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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