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은 내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 함께 해 준다.
2.
책은 나에게 소리치지 않는다.
3.
책은 나를 혼자 기다리도록 하지 않는다.
반대로 책은,
아무리 오랫동안이라도 나를 기다려준다.
4.
책을 앞에 두고서는 굳이 계속해서 말할 필요가 없다.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고,
계속해서 새로운 주제를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아무 말 없이ㅡ
그냥 그렇게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있어도 된다.
5.
책을 읽는 일에는 후회가 없다.
제대로 읽지 못했던 부분은 언제든 다시 읽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은 그렇지 못하다.
잘 하지 못했다고,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 따위는 불가능하다.
6.
책은 자신의 속을 감추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추측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7.
사람을 만나려면 조심스럽게 시간과 장소를 준비해야 하지만,
책은 그럴 필요가 없다.
언제 어디서라도 책은 나를 다른 세계로 이끌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