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 특유의 담담함이랄까, 우직함이 느껴진다. 부족하면 어떤가, 능력이 없으면 어떤가, 이 일을 맡겨주신 분이 함께하신다면 우리는 해 낼 수 있다는 말이 현실을 모르는 사람의 글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 시대를 살았던 청교도들은 온갖 박해와 차별과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의 신앙을 지켜왔던 이들이다.
사역적인 면에서도 청교도들이 그 시대의 인플루언서는 분명 아니었다. 주류는 국교회였고, 사실 사람들의 신앙의 열의도 그리 높지 않았던 시대였다. 책 속에서 이를 반영하는 구절이 나온다. “목이 터지고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간절히 설교한다 해도, 자신들이 저지른 죄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하거나 영혼을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황이 이토록 악화되기 전에 하나님이 생을 은혜롭게 마치게 하시고 그분의 품으로 데려가신 선배 사역자들은 얼마나 복된 자들인가!”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성령을 의지하면서, 자신의 소명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라는 권고는 저자 자신에게 하는 각오이기도 했던 것 같다. 소명이라는 말의 무게감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던 이들의 글은 언제나 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