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새는 뭔가 큰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유행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그저 문제를 잘 견뎌내는 것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큰 소동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교회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 역시 앞에서 언급된 재개발과 교회 건축 정도랄까.
물론 교회 안의 다양한 성도들이 겪는 문제들을 품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대외적으로 무슨 큰 충돌이 있는 게 아니라도, 그 많은 사람들을 품고, 그들의 문제에 공감하며, 함께 신앙으로 살아가는 일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일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결심한 목회자에게는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살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다.
그래도 조금은 편한 소리는 아닌가 하는 인상은 든다. 책 속에는 그렇게 완성된 새 교회 건물 사진도 보이는데, 퍽 규모가 있게 지어졌다. 이 정도 규모의 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한다면, 그래도 나름 꽤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상황은 아닐까 싶다. (물론 앞에도 언급했지만, 실제 사람들과 얽혀 살아내는 건 어디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큰 염려나 걱정 같은 건 읽으면서 들지 않았다. 그냥 편안하게 읽히는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