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감동 - 하나님 나라 역동성을 기록한 변혁의 실제
임교신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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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네 전체를 파헤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재개발. 이 과정에서 그 동네에 있던 교회 건물들 역시 함께 철거되곤 한다. 물론 토지와 보상금을 받기는 하지만, 수십 년 동안 많은 교우들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공간을 상실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 공사에 들어가면서 다양한 충돌과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니까, 교회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대토와 보상금은 거의 늘 불충분하게 느껴지는 수준이고)


이 책은 그런 공사장의 시끄러운 기계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작가가 목회하고 있는 한 교회가 재개발에 얽혀 이런저런 불편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감사로 넘어가는 모습들, 그리고 실제 목회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들, 오랜 교회 사역을 하면서 익혀 온 다양한 생각들이 담겨 있다.





사실 요새는 뭔가 큰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유행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그저 문제를 잘 견뎌내는 것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큰 소동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교회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 역시 앞에서 언급된 재개발과 교회 건축 정도랄까.


물론 교회 안의 다양한 성도들이 겪는 문제들을 품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대외적으로 무슨 큰 충돌이 있는 게 아니라도, 그 많은 사람들을 품고, 그들의 문제에 공감하며, 함께 신앙으로 살아가는 일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일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결심한 목회자에게는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살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다.


그래도 조금은 편한 소리는 아닌가 하는 인상은 든다. 책 속에는 그렇게 완성된 새 교회 건물 사진도 보이는데, 퍽 규모가 있게 지어졌다. 이 정도 규모의 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한다면, 그래도 나름 꽤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상황은 아닐까 싶다. (물론 앞에도 언급했지만, 실제 사람들과 얽혀 살아내는 건 어디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큰 염려나 걱정 같은 건 읽으면서 들지 않았다. 그냥 편안하게 읽히는 느낌.





책 제목인 “이중 감동”이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밝혀졌다. 책 초반에 실려 있는 에피소드에 나오는 단어인데, 재개발 건축 보상금 중 일부를 저개발국가에 병원을 세우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는 감동을 하나님께 받고, 이를 교인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기꺼이 동의해 주어 또 감동을 받았다는 말. 두 개의 감동은 조금은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결국 우리말로는 같으니까, 이를 “이중 감동”이라는 말로 표현한 것이다. 기발하다.


“삶에 밑줄을 그어야 하는데 책에만 밑줄을 그으며 산다”는, 약간은 자조적이면서 반성하는 문장이 있다. 읽다가 뜨끔했다. 솔로몬이 말했던 것처럼 “많은 책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할 뿐일 지도 모른다. 그것이 내 삶에 녹아들어 내 생각과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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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2-27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가방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노란가방 2025-12-27 00: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