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같은 영화.
영화는 한 남성이 변호사와 만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남자의 이름은 유민호(소지섭)로, 한 호텔에서 자신의 애인인 세희(나나)를 죽인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변호사의 이름은 이희정(김윤진)으로, 아버지의 소개로 그를 찾아왔다. 영화의 메인 축은 이 두 사람의 대화로 진행된다. 마치 연극 무대에 오른 배우들처럼, 둘은 민호의 별장에서 사건에 관한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런데 이 대화가 심상치 않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경계하는 듯했고, 변호사는 사건에 관한 진실을 듣고 난 후에 변론을 맡을지 결정하겠다고 말한다. 남자는 자신이 애인을 죽이지 않았다며 그 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지만, 변호사는 그 이야기에서 허점을 찾아내고는 자신이 구성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진실은 두 이야기 너머에 있었고, 희정은 민호에게 진실을 반복해서 캐묻는다.
이야기의 중간에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 구성된 과거 장면이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반복해서 현재와 과거를 오고가는지라, 또 그 재구성된 과거가 모든 면에서 진실인 것은 아닌지라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사실 실제 대화가 이런 식으로 오고가는 건 아니겠지만, 영화 자체가 좁은 무대를 설정해 놓고 두 사람이 대화를 이어가면서 심리싸움을 하는 걸 중심에 놓았던 지라.. 애초에 이런 이야기는 연극으로 만들면 더 재미있었겠다 싶기도 하다. 그래도 나름 스릴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