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한 목사 부부의 대화로 시작한다. 그들은 한 사내아이를 입양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들은 아들을 사고로 잃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또 아이를 입양하려는 것부터가 무리였지만, 왠지 남편인 석호(김민재)는 재촉하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그들에게는 이미 다른 아이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입양하려는 아이인 이삭(박재준)는 시력에 문제가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 실명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름부터가 뭔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려주는 복선인가 싶었지만,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를 입양하려고 했던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싶었지만, 이 역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아무 것도 없었다.
새로운 아이가 집에 들어오자, 이미 있던 부부의 아이들은 새 아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 속 어디에도 부부는 아이들에게 이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거나, 갈등이 일어날 때 적절한 개입과 조정을 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이쯤 되면 감독이 가정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