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
벌거벗은 채로 침대에서 깨어난 주인공 카터(주원). 그를 위협하는 적들과 귓속에서 들려오는 지시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지시를 따라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수많은 적들을 처리하는 장면이 한참 동안 공간을 바꿔가며 이어진다.
영화의 설정 상 주인공은 머릿속에 어떤 기계장치가 삽입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을 하지 못한다. 덕분에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는 긴장감이 만들어지긴 하는데, 문제는 영화를 보는 사람 역시 (별다른 설명이 없으니)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먹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할 수 없이 주인공과 함께 뛰고, 구르고, 적들을 공격하는데, 액션 그 자체를 즐기라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조금은 불친절하게 느껴진달까. 놀이공원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빙글거리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누군가 내가 앉은 의자를 그냥 사정없이 흔드는 건 다른 경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