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의 선택 3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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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에서 로마를 지배했던 독재관 술라가 죽으면서이번 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카이사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유서 깊은 귀족 가문 출신으로잘 생긴 외모에뛰어난 판단력까지 가지고 있던 그는 순조롭게(물론 해적에게 잡혀서 몇 달간 인질생활을 한다던가상관에게 찍혀서 중요한 임무에서 배제된다던지 하는 걸 순조롭다고 할 수 있다면관직의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한다.


앞서 히스파니아 전선에서 세르토리우스에게 고전하며 톡톡히 교훈을 얻은 폼페이우스도 마침내 로마에 돌아와 집정관에 오른다앞서 술라에 의해 원로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지만 스스로 기사계급에 머물기로 결정하면서기사 출신으로 집정관에 오르겠다는 묘한 고집을 부르던 폼페이우스는본거지인 피케눔 출신의 병사들을 이끌고 이탈리아 반도로 돌아와서 은근한 위협을 하며 집정관직을 요구한다.


확실히 정치적 감각이 떨어졌던 그였다군대를 데리고 허가도 없이 이탈리아 영토 안으로 들어와버린 그는당장 눈앞의 자리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이를 일깨워준 것이 당시 크라수스의 부관을 맡고 있던 카이사르였다. (그리고 자연히 훗날 삼두정치의 한 명이 된 크라수스도 등장한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시종일관 돈 버는 것 말고는 별다른 능력이 없는 수전노로 묘사되었던 크라수스는이 책에서는 좀 더 우직한 인물로 그려진다물론 돈을 아끼려는 면모는 여전하지만비전도 정치력도 없는 그런 인물을 아니었다는 것그런 그 역시 카이사르의 중재 적분에 폼페이우스와 함께 집정관에 오르게 된다이제 카이사르가 이 두 사람을 어떻게 구워삶게 될지가 펼쳐질 듯.



마리우스와 술라라는 거대한 두 개의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또 다시 앞서 말한 거물들이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서로마라는 거대한 제국이 어째서 그렇게 오래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자연스러운 세대교체란 이런 걸까 싶은.


물론 이들이 다들 같은 정치적 색깔을 지녔던 건 아니다시골 출신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마리우스는 원로원의지지 대신 자신의 신력과 민중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일곱 번이나 대제사장이 되는 업적을 세웠고반대로 명문귀족 출신이었던 술라는 그런 민중파들을 가혹하게 숙청하고 독재관이 되었고원로원의 권위를 크게 높이는 정책을 추진했다폼페이우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골출신이었고카이사르는 명문 귀족 출신이었다.


말하자면 로마의 권력자는 어느 한 집단에서 독점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들이 유입되고 있었다는 것비유하자면 야당과 여당이 정권을 주고받으면서 국가운영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을 키워내고 있는 것 같달까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채로 로마의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었다물론 항상 유능하고 선의를 가진 인물이 그 자리를 차지한 건 아니었지만.



매스컴을 통해서 벌써 수십 년째 세대 갈등/차이가 단골 소재로 다뤄지고 있다이미 손에 뭔가를 쥔 사람은 오래도록 놓지 않으려고 하고아직 가진 것이 없는 세대는 그걸 빼앗으려고 하다 보니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다다른 말로 하면 세대교체가 잘 안 되는일종의 정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결국은 새로운 세대가 힘과 능력을 길러서 빼앗아 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뺏긴 사람 입장에선 속이 상하겠지만뭐 일이라는 게 다 그렇게 되어 가는 게 아니던가좀 더 일찍 물러나서 좋은 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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