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 - 기독교 본연의 모습을 찾아 떠나는 여행
래리 허타도 지음, 이주만 옮김 / 이와우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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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가 발생한 서기 1세기 로마 제국 안에는 기독교 외에도 다양한 종교 운동들이 있었다오늘날 그중 대부분이 그 이름조차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지만기독교는 처음부터 달랐다일찍부터 기독교에 대한 핍박과 괴롭힘이 시작되었지만, 1세기 경 1000명 안팎이었던 기독교인은 2세기에는 1만 명으로, 3세기에는 20만 명, 4세기에는 5, 600만 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여기에 분명 초기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독창적 특징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혹자(책에서는 구자유주의의 후예라고 부른다)는 기독교의 독특함이라는 것도 실은 별게 아니고당시 로마의 여러 종교 운동이나 철학들에서도 강조되었던 것들과 유사한 내용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배경과 상황 같은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는 연구법인데저자에 따르면 이런 주장은 심각한 반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그렇다면왜 수많은 사람들은 핍박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딱히 별로 다를 것도 없는 종교에 굳이 입회하려고 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초기 기독교가 가지고 있었던 어떤 특징이 성공에 도움이 되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우선 가장 큰 차이는 종교에 대한 관점의 차이다고대 그리스와 로마 세계에서 종교는 의례’, ‘제례를 의미했다반면 기독교에는 어떤 신상도성소도제사장도 없었던 대신윤리에 대한 독특한 강조와 실천이 깊게 새겨져 있었다저자는 여기까지만 말하지만어쩌면 전쟁이 끊이지 않던 혼란의 시기기독교의 이런 윤리성이 사람들의 마음에 크게 와 닿았을는지 모른다.


     인간과 독특한 인격적 관계를 맺는 하나님이라는 개념도 독특한 부분이었다고대의 신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으니까또 기독교인들은 다른 신들을 광범위하게 수용하던 고대의 관습과 달리 우상이라는 이름으로 경계했고이는 그들의 신앙의 대상에 대한 좀 더 강력한 충성을 유도했다(물론 이 부분 때문에 집중적인 핍박을 받기도 했지만).


     저자가 상당히 집중해서 설명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기독교가 책의 종교라는 점이다기독교만큼 다양하고 많은 저작을 남긴 종교는 당대에 존재하지 않았고(여기까지는 저자의 설명), 아마도 이런 모습은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기독교는 발생 초기부터 그것이 가지고 있었던 독특한 면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는 말이다책 속에도 언급되지만기독교가 급속도로 퍼져나간 건 단지 황제가 기독교를 믿기로 작정했기 때문이 아니다이미 그 이전에 기독교는 놀랄 만한 성장을 하고 있었고이런 현실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공식적인 종교로 인정되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그렇게 매력적이었던 기독교가 오늘날 어떤 상황이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퍽이나 아쉽다기독교인의 윤리는 세상과 구분될 정도로 탁월한지우리의 하나님에 대한 이해는 얼마나 인격적으로 깊이 들어가고 있는지책의 종교라고 불릴 만 했던 오래 전의 특징은 바쁜 일상에 묻혀 희미해져 가고 있지 않은지...(물론 여전히 많은 기독교인들은 적어도 윤리적인 삶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고특히 성경에 대한 관심은 적지 않지만.)


     역사는 단지 지나간 일이 아니다그건 뿌리에 관한 이야기고기원과 기초에 관련된 이야기이기도 하다기독교인들에게도 이건 마찬가지여서역사의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오늘의 신앙의 기초도 허술해 질 수밖에 없다성경과 우리 사이에 놓여 있는 수천 년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신앙의 균형을 제대로 잡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이런 책처럼 읽기에 편한 교양 역사서들이 많이 나온다면 꽤나 도움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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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2-25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그 <도미니언> 읽으시고 주문하셨던 그 책인가요?
일단 좀 얇아서 관심이 갑니다.ㅋ

노란가방 2020-12-25 19:35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ㅋ 이건 딱 교양서적이구요.. 그건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내년에야 손에 잡을 것 같네요.. ㅎ

stella.K 2020-12-25 19:39   좋아요 0 | URL
오, 교양서적이라니 딱 제 스탈입니다.
그거 이상 깊이들어가면 머리 아파서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