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시대 교회의 사명 - 거짓 신들에 맞서는 예수의 복음
톰 라이트 지음, 김소영 옮김 / IVP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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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오늘날 서구가 기독교 사회가 아니며, 오히려 이교주의에 깊이 빠져들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군가 오늘날 우리가 여전히 기독교 사회에 살아간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우리는 부지중에 다양한 유형의 이교주의에 빠져들었다. 이제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할 때다. (12)

 

      교회는 성속 이원론에 빠져서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물러났고, 세속의 일원론자들은 하나님이 아닌 것을 하나님으로 섬기면서 오류에 빠져 들어갔다. 그러나 어느 것도 하나님의 방식은 아니었다. 그분은 세상 안으로 들어오셔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시작하셨다. 이 부분은 이원론을 극복하기 위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

 

     ​사람들이 이교적 우상에 빠지는 이유로, 저자는 실제보다 크게 보이고 싶어 하는 심리를 지목한다. 이교적 우상 숭배의 원인을 자아의 팽창에서 찾는 지적은 흥미롭다. 사실 우리의 자아는 진작부터 이미 팽창할 대로 팽창해 있었다

 

 

     책의 제목답게, 저자는 마르스와 맘몬, 아프로디테와 가이아 등의, 오늘날 세상에서 숭배되고 있는 거대한 우상들을 탁월한 방식으로 분석한다.(이 부분은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은 폭력과 힘을 사용해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우상(마르스)과 경제지상주의라는 우상(맘몬), 성애의 신성화(아프로디테)와 이교적 자연주의(가이아)를 가리킨다

 

     개인적으로는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라는 주문이 실은 맘몬 숭배자들이 퍼뜨린 거짓말의 일부라고 선언하는 부분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중에는 자칭 기독교인들도 상당수 있다) ‘자유시장경제를 마치 신처럼 추종해왔던가. 마르스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무기제조업체 인근의 교회들의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부분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저자는 사태를 오히려 조금은 낙관적으로 보이는 듯한데, 이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한 저자의 신뢰에 기인하는 것 같다. 그 대표적인 부분이 지금과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님의 방식들다양한 방식의 예배 회복, 교회의 일치, 사회정의를 위한 교회의 도전, 치유사역, 말씀의 회복, 평신도 사역의 강화, 교회 내 다양한 카리스마적 사역 을 보고하는 부분이다.

 

     교회의 일치라든지, 예배의 형식(예전) 부분에 대한 깊은 관심, 그리고 기도에 관한 폭넓은 수용성 등은 성공회라는 저자의 배경이 짙게 묻어나오지만,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교훈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해 볼 수 있는 답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동방의 전례가 가지고 있는 풍성한 깊이 부분은 확실히 전체 교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이고.

 

 

     가장 큰 문제는 저자도 지적했던, 기독교적 용어로 포장된 이교주의다. 과거 C. S. 루이스도 비슷한 지적을 했었는데, 그의 주된 비판의 대상은 자유주의였지만, 이제 톰 라이트는 좀 더 보수적인 집단에서도 (결과적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교주의가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

 

     책 전체에 걸쳐서 수많은 탁월한 통찰들이 담겨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정리하고 감상을 쓰는 것으로는 다 담지 못할 만큼.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이교주의에 깊이 빠져있는지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좋은 책. 문제는 이 책이 처음 쓰인 게, 1992,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30년 전이었다는 것. 그동안 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자가 기대하고 있었던 교회 갱신의 불씨들이 활활 타오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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