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국정원 직원 주태주(이성민), 한중 친선대사로 오게 된 판다를 경호하는 임무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가벼운 터치로 그리는 오락 영화다.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딸과의 갈등, 후배는 국장까지 올라갔는데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부진한 실적, 그리고 작정하고 모자란 캐릭터로 나와 분위기를 나풀거리게 만드는 후배 만식(배정남) 등의 요소가 교대로 튀어나오면서 명절을 겨냥한 가족 오락영화의 성격을 형성해 나간다.

 

     동물을 싫어하던 주인공이 동물과 대화를 하고, 함께 범죄집단을 소탕해 나간다는 소재 자체는 아이들까지 동반한 가족관객을 목표로 했다면 나쁘지 않다. 그 과정이야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많지만, 미국영화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그림이다. 판다가 뛰어다니는데 좋아하지 않을 아이가 있을까.(살짝 걸음이 어색하긴 했지만)

 

 

 

 

 

    다만 극 전체가 좀 산만한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 없을 듯. 각각이 엄청난 무게로 다가오진 않지만, 너무 많은 갈등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주인공을 괴롭히고, 판다를 납치해서 뭔가를 꾸미려 하는 집단은, 벌인 일에 비해 너무 어설프다. 게다가 주인공의 후배이면서 시종일관 덤벙대며 어설픈 헬퍼로 나오는 만식이라는 캐릭터는 그 중에서도 지나치게 극의 분위기를 깬다.

 

     ​사실 뭐 이런 종류의 영화는 그런 진지함을 내다버리고 보고 즐기면 그만. 다양한 동물들이 나와 이야기하고 각자의 습성을 반영하는 모습으로 스크린 위를 돌아다니는 모습은 확실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 듯하다. 더불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갖게 된다면 금상첨화고.

 

 

 

 

     뭐 모든 영화가 타이트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조금 느슨하게 눕듯이 앉아 봐도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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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02-0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둘리틀 선생의 아류작 같습니다만 주인공 이성민의 연기력은 어떤지요? 극중 배역탓인지 남산의 부장들에서의 역활과 비교하면 극과 극을 달린다는 평가가 많더군요.

노란가방 2020-02-04 07:13   좋아요 0 | URL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성민이나 김서형 같은 베타랑 배우들도 뭔가 안정되지 못한 모습이었죠. 대사도 표현해 낼 감정선도 진지함과 거리가 머니까요. 근데 뭐 코미디 영화라고 하고 봐야하니까요. 배정남이 옆에서 끊임 없이 슬랩스틱 코미디를 시전하니.. 촬영하면서 많이 웃긴 했을 듯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