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영화 두편을 비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귀향>과 <가문의 부활>.
1. 스토리의 탄탄함
-귀향: 평소에 볼 수 없던 신선한 소재에 흥미진진한 스토리, 다음 장면이 어떻게 될까 겁나게 궁금.
-가문의 부활: 허술한 부분 겁나게 많음. 일일이 지적하기도 싫음. 뻔한 스토리에 반전 전혀 없음. 다음 장면에 대한 궁금증 전무.
2. 유머
-귀향: 상황 자체가 웃겨서 별로 웃기는 배우가 아님에도 우스워 죽겠음. 대략 서른번 이상 웃었음.
-가문의 부활: 딱 한번 웃었는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은 것임. 김원희가 적외선을 피해서 뭔가를 찾으러 가는 장면에서. 가슴이 커서 통과를 못하는데 알고보니 뽕브라였다는.... 이게 웃깁니까 여러분? 하여간 김원희와 탁재훈 등 당대의 스타들을 동원, 상황으로 웃기는 게 아니라 개인기로 웃겨 보려는데 안쓰럽단 생각만 듬.

3. 영화의 지향점
-귀향: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늘 남자, 해결은 여자. 페미니즘의 지향점인 여성 공동체의 건설을 지향하는 듯. 남자의 악함을 잘 알기에 무지무지 공감하며 봤지만, 주장이 강하지 않고 잔잔한 편이라 그런 걸 불편하게 생각하는 남자라도 웃으며 볼 수 있을 듯.
-가문의 부활: 지향점이 뭔지 극장을 나오고 나서도 파악이 안됨. 우리 김치를 먹자는 걸까?
4. 소득
-귀향: 페넬로페 크루즈가 얼마나 매력적인 배우인지 처음 알았다(그전까지는 탐 크루즈와 사귄 사람으로만 알았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스페인을 올해 갔다와서 감회가 새로웠다.
-가문의 부활: 가문 시리즈와 결별하는 좋은 계기가 됨. 4탄이 아무리 호평을 받는다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자신감이 생김. 웃기는 배우들을 아무리 많이 써도 재미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영화가 탄생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음.

5. 아쉬운 점
-귀향: 2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림. 끝나고 나서 자리를 뜨기가 싫었음. 올해 봤던 다른 영화가 시들해짐.
-가문의 부활: <투사부일체>를 비롯해 그전에 재미없게 봤던 영화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짐. 차라리 탁재훈, 김수미, 김원희 등 영화의 주연배우들이 나와서 영화를 만들면서 겪었던 일이나 느낌을 2시간짜리 토크쇼로 만들어 그걸 상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함. 스크린쿼터를 지켜야 하는가에 커다란 회의를 던져 줌.
6. 네이버 별점
-가문의 부활: 3.88
-귀향: 9.42
7. 스크린 수
-가문의 부활 420개, 귀향은 단 6개(서울 4개).
8. 9.22-24 관객 수(두 영화의 개봉일은 같다)
-가문의 부활: 서울 249,600 전국 1,252,200
-귀향: 서울 4,100, 전국 5,400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이 있듯이 학생 때 공부를 잘했다고 해서 꼭 잘 사는 건 아니다. 그런 게 인생의 묘미일 터, 그렇다면 3류라는 호칭도 아까운 가문의 부활이 스크린수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관객몰이에 성공하는 반면, <귀향>같은 영화가 1만명도 안되는 관객을 유치하는 현상도 같은 이치로 봐줘야 할까. 관객 숫자는 영화의 완성도 순이 아니다. 난 그게 유감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