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번째: 일하기 전
일시: 6월 14일(수)
마신 양: 소주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뭘 하든지 술로 연결시킨다는 거다. 이날도 그랬다. “모여서 일 얘기를 좀 하자.”고 시작된 이날 모임은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이 났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기소개를 하고나니 달리 할 게 없어서였다. 일 얘기는 한 오분쯤 했을까? 그래도 부족해서 친구와 난 2차에 가서 모자라는 주량을 채웠다.
72번째: 야시시한 맥주집
일시: 6월 20일(화)
마신 양: 소주-->맥주, 주량의 60% 가량
영화 사이트 사람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근 5개월이 다 되도록 난 그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가야지 나가야지 하는 마음도 갈수록 무뎌지고, 이젠 언제 모이는지 날짜조차 몰랐던 그날, 예상치 않게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오늘 모임 있습니다.”
고기집에서 고기를 열나게 먹었다. 간만에 먹는 삼겹살이 어찌나 맛있던지, 혼자서 한 2.5인분은 먹었을 거다. 사람들은 오랜만에 온 나를 반겨 주었고, 워낙 유쾌한 친구들인지라 농담 따먹기를 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2차로 간 맥주집, 난 그만 눈이 휘둥그레졌다. 맥주집에는 서빙하는 아가씨가 세명 있었는데,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건 당연하고, 가슴만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배를 다 드러낸 패션이 충격적이었다. 내가 한마디 했다.
“저렇게 해가지고 매출을 올리려는 발상이 문제야. 맛있는 안주와 술로 승부해야지 저게 뭐야?”
하지만 난 테이블 사이를 오가는 그들을 틈나는대로 바라봤고, 애들하고 농담 따먹기 하는 게 갑자기 재미없어졌다. 나만 그런 게 아니어서 우린 서비스로 주는 강냉이를 시키고 또 시켰지만, 그네들은 우리의 강냉이 주문을 화 한번 안내고 친절하게 받아줬다. 미모에 친절까지? 그뿐이 아니다. 혹시 다음에 을지로 근처에서 술을 마시게 된다면, 난 또 그집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술집이 성행한다면 그건 다 나같은 놈 때문이다.
* 6월이 저물어 갑니다. 상반기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