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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최고수들의 논쟁이라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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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최고수가 아닙니다. 제가 알라딘의 권력자라면 그건 귀염성을 추구한 결과이지 논리가 정연했기 때문은 결코 아니지요. 그래서 토론에 휘말릴-전 글이나 말로 하는 토론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표현을 쓰지요-때마다 무척이나 곤혹스럽습니다. 되지도 않는 억지 논리를 펴면서 우리 편은 어디 있는가를 둘러보는 게 고작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토론의 최고수를 몇 분 들어보겠습니다.
발마스님; 자타가 공인하는 토론의 최고수죠. 철학을 전공하셔서 글에 기품이 있고, 논리가 어찌나 정연한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글만 그런 게 아니라 삶 자체도 존경스러워, 이분과 토론을 할 때면 “잘못했습니다.”란 글이 저절로 나오지요. 강호에서 이분이 칼을 들고 나타나면 일단 숨는 게 상책입니다. 제가 황우석 사건 때 글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요, 지금도 그때 일을 후회합니다.
바람구두님: 박근혜를 지지한 페미니스트에 대해 짧은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토론할 때도 글의 수준이 워낙 높고 길이도 길어 감히 맞서는 사람이 없지요. 그분의 글을 읽다보면 자신의 무식과 무논리성을 깨닫게 되어 저절로 백기를 던지게 됩니다. 강호로 비유하자면 무당파 제일의 고수? 이분이 눈에 띈다면 역시 도망치는 게 좋습니다.
가을산님: 차분함으로 승부하는 알려지지 않은 고수십니다. 삶 속에서 진보를 실천하는 존경할만한 분이기도 하구요. 논객으로서의 면모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이분이 토론에 나선 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단 나서기만 하면 강호가 벌벌 떨고 이름 깨나 쓰는 고수가 그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드팀전님: 정연한 논리와 글빨로 무장한 고수입니다. 다만 가끔씩 시니컬한 면을 보이는 것이 옥의 티입니다. 언제 그랬냐고는 절대로 묻지 마세요.^^
파란여우님: 팬클럽과 안티클럽을 모두 가지신 서재의 인기인으로, 워낙 구축해 놓은 성채가 높아서 감히 도전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분이 등에 매고 다니는 칼은 그래서 녹이 슬어버려, 빠지지 않는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그 칼이 빠지는 날엔 여럿 다칩니다.
매너리스트: 가장 많은 토론을 주도한 ‘싸움닭’-비하적인 표현이 절대 아닙니다-이죠. 평소 논리를 중요시하는만큼 그의 글은 논리로 무장되어 있어서, 이분과 토론을 할 때 무서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다만 이분의 아쉬운 점은, 젊은 혈기 때문인지 토론의 상대를 존중하지 않을 때가 있어서-저한테 그랬다는 건 아닙니다-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기도 하죠.
라주미힌님: 역시 황우석 사건 때 몇 번 뵜습니다. 좌파답게-좌파 맞으시죠?-치밀한 논리를 갖춘 분으로, 감정을 조금만 절제해 주신다면 최고의 논객이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죄송합니다만 박모 정치인 사건 때 ‘딴나라당식 살아남기’라고 표현하신 부분은, 물론 결과는 그렇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한 인간에게 닥친 불행을 너무 전략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할 수도 있습니다. 말해놓고 보니까 더 죄송하네요.
이분들을 비롯해서 알라딘에는 이렇게 고수들이 많습니다. 아쉬운 것은 이분들의 지향점이 대개가 비슷해서, 토론이 벌어지면 맨날 저 혼자 이 모두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죠. 일대 일로 맞붙어도 상대가 안되는 판국인데 말입니다. 저와 지향점이 같은 분들과 논리학 스터디라도 해야 할까봐요.^^ 인터넷의 즉흥적인 성격상 “너 초딩이지?”로 빠져 버리는 다른 토론과 달리 알라딘에는 그래도 토론이 벌어지고 있고, 감정을 상하지 않게 얘기를 전개해 갈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이 우리에겐 있지요. 그래서 전 알라딘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