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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에서 서재활동을 하면서 궁금한 게 있었다. 서재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사실이. 남자들은 일 나가서 바쁘니까? 하지만 알라딘 여성분들 중엔 직장이 있는 분들이 많고, 알라딘을 제외한 다른 사이트는 죄다 남자들 판이다. 이 의문점은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읽고서야 풀렸다.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많은 책을 읽는다.(266쪽)”
“오늘날 여전히 문학책이 출판되고 팔리는 것은 전적으로 여성들 덕분이다.(273쪽)”
그러니까 우리나라건 외국이건 책을 읽는 사람은 주로 여성들,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에 여성들이 많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시 질문. 여성들은 왜 책을 많이 읽을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힘이 책 속에 있기 때문이다(271쪽).”
그럼 남자들은 그런 힘이 필요 없다는 말인가? 그렇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니만큼 남성들은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 기회가 주어지지만, 여성들은 그런 기회를 갖기가 힘들잖은가.
그렇다면, 책을 읽는 여성이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남자는 책 읽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266쪽)”
왜? “책을 읽는 사람은 깊이 생각을 하게 되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독자적 생각을 갖게 된다. 자신의 독자적 생각을 가진 사람은 대열에서 벗어나고, 대열을 벗어나는 자는 적이 된다.(256쪽).”
이런 일반적인 이유 말고도 책 읽는 여성이 위험한 이유가 있다. 이 책에 의하면 블루마 레논이라는 여자는 디킨스의 시집을 서점에서 샀는데, 두 번째 시를 막 읽으려고 하는 순간 자동차에 치였단다. 그뿐이 아니다. 공원에서 유모차를 끄는 와중에 책을 읽던 유모는 “아이가 오래 전에 유모차에서 떨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긴, 나도 전에 책을 읽으며 길을 걷다가 토사물을 밟았었고, 공사장에서 삐져나온 철근기둥에 머리를 부딪쳐 쓰러진 적이 있다. 그러니 남자나 여자나 책을 읽을 때는 조심을 해야 할 일이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그림을 쉽게 풀어주는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책을 보는 여자들을 그린 그림을 모은 것이다. 참 좋은 아이디어였고, 제목 또한 훌륭하다. ‘책 읽는 여자를 그리다’라고 했으면 얼마나 싱거웠겠는가? 요즘 술만 마시느라 독서량이 예년보다 훨씬 못한데, 그림에 나오는 여자들을 보면서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내게 선물해주신 ‘곰’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