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산 중턱에 있는 여관이었다.

잔디밭에 앉아서 경치를 내려다보니 반딧불들이 보인다.

“댄서의 순정에서 보던 반딧불이 여기도 있네?”

나는 이곳의 경치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그때, 곰 한 마리가 젊은 여자를 쫓는 걸 봤다.

“어라? 곰도 있네?”

갑자기 곰은 방향을 바꾸더니 내게로 달려왔다.

난 부리나케 담벼락에 올라갔다.

곰이 계속 점프를 해서 나를 공격하려 하자

더 높이 올라가 매달렸다.

거기서 112로 전화를 걸었다.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저...곰에게 쫓기고 있어요.”

동네 이름을 말해야 하는데 난 몰랐다.

지나가던 학생에게 전화를 바꿔줬다.

“여긴 초원각이어요!”


그때, 세퍼드 여러마리가 나타나 곰을 공격했다.

곰은 네발로 기어 도망간다.

곰이 도망간 곳에 가보니 집이 하나 있었다.

그 집에 들어가보니 주인 아주머니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고

방에 곰이 널부러져 있다.

죽었구나, 하고 나오는데 아주머니가 쫓아나오며 묻는다.

“누구세요?”

“곰이 어떻게 됐나 궁금해서요.”

아주머니의 표정은 그제야 풀렸다.

“웅담 잘 챙기세요.”란 말을 남기고 밖을 나왔다.


이후에도 꿈은 계속 이어져, 내가 누군가와 전화기가 바뀌었는데 그게 박영규고,

박영규가 “내거보다 좋으니 난 니걸 쓰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돌아가신 아버님이 여관 옆의 목욕탕에 갔는데 남녀 혼탕이었고...

어느 미녀에게 꿈 얘기를 했더니 그 미녀가 이런다.

“어제 대웅 사람 만나더니 곰 꿈을 꾸는구나.”

이 사진은 어제 간 황소곱창과 관계없어요

 

 

그랬다.

내 곰 꿈의 근원은 대웅 사람이었다.

결과를 미리 말씀드리자면

어제를 위해 며칠간 술도 안마시고 몸을 만들었지만

난 결국 정신을 잃었다.

어찌되었건 내게 좋은 친구가 하나 생겨 버렸다.

요즘 모자에 심취한 내가 어제 산 모자 중 하나-텍사스 레인져스 거-를 준 걸 보면

내가 그를 어떻게 생각하느라 알 수 있을거다.

그의 넉넉한 미소가 어우러진 술자리는 편안했고

오랜만에 간 황소곱창은 정말 맛있었다.

내가 술이 셌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나저나 지각이다.

계속 아침 수업이 있어서 이번주 내내 6시 반이면 집에서 나왔는데

지금은 8시가 다 되도록 집에서 이러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눈이 잘 안떠진다.

다행히 오늘 수업은 오후 한시

9시 기차로 가도 된다.

빨리 정신 차리고 가야겠다.

어머니는 옆에서 매운탕을 끓이신다.

고마우신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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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3-10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쿸ㅋㅋ 박영규 ㅋㅋㅋ

하이드 2006-03-10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하늘바람 2006-03-10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매운탕, 그나저나 초봄의 아침 초원각이야기에 웃음이^^

울보 2006-03-10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해장국이 매운탕이네요,,

Mephistopheles 2006-03-10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퍼트 여러마리....개꿈이라는 것이 확실하다는 증거..군요..
대웅사람-우루사-백일섭씨-피로야 가라! 이건가요...^^

하루(春) 2006-03-10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 얘기가 정말 다이나믹하네요. 읽으면서 계속 카테고리를 확인했어요. 갸우뚱~

클리오 2006-03-10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저도 요즘 임신성 버라이어티 꿈을 자주 꾸는데요. 님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와중에도 웅담 잘 챙기라니.. ㅋㅋ 근데, 그분이 좋아서 모자를 준게 아니라 술 김에.. 아닌가요? ^^;;;

sooninara 2006-03-10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담 챙기셨나요??

2006-03-10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3-11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냉면은 안주가 아닌데요???????^^
수니님/제가 못챙기고 그 아주머니가 챙기셨답니다.
클리오님/아네요 좋아서 그런 거예요!! 우리 사이는 아주 돈독하답니다^^ 엄마 말씀에 곰 꿈은 태몽이라네요.
하루님/어제는요 레지던트 이블이 된 꿈을 꿨답니다. 어찌나 버라이어티한지..^^
메피님/대웅은요 사실 가칭입니다. 그리고 세퍼드는 개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게 해몽가들의 견해랍니다^^
울보님/그런 셈이죠. 하지만 술이 깬 건 샤워 덕분이랍니다
하늘바람님/웃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초원각이 좀 뜬금없죠?
하이드님/흥이라뇨 왜 삐지셨나요?
나를찾아서님/박영규도 뜬금없긴 하죠 ^^

2006-03-13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약체질인 제가 졸지에 대웅사람이 되어버렸네요.^^ 참고로 그 주는 죽음의 주였어요. 월화수목금토요일까지 ... 술을 마셔서 ... 금요일만 먹겠다는 저의 의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어요. ㅜㅜ. 하지만 아주 근사한 선물도 많이 많이 받은 주였어요. 특히 텍사스 모자! 멕시코를 사랑하는 저로서는 약간의 슬픔이 서린 ... 모자이지만요.^^
마태우스님은 묘한 매력이 있어요. 마태우스님만 만났을 뿐인데 ... 다락방님까지 알게 되는 ... 게다가 영화 볼 친구까지 생기게 되는 ... 만나는 순간부터 해피라는 요상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