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택배왔어요”

심복 조교선생이 메시지를 보내왔을 때, 난 당연히 책배달인 줄 알았다. 요즘 한창 사재기를 하느라, 그리고 내게 선물을 보내주는 고마우신 분들 때문에 날이면 날마다 책이 배달된다. 그런데 가보니까 책이 아니다. OK 캐쉬백에서 온거다. 그제야 생각이 났다. 일주일 쯤 전, 그쪽에서 전화가 와서 포인트가 많다면서 뭔가를 고르라고 했던 기억이.


상자를 뜯고보니 쿠션이다. 엥? 웬 쿠션? 안그래도 최근에 어떤 미녀로부터 얼룩말이 그려진 멋진 쿠션을 선물받은 터였는데, 내가 왜 또 쿠션을 골랐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갔다. 쿠션이 아니라면 내가 고른 게 무엇인지 도무지 생각이 안난다. 이놈의 쿠션, 게다가 무겁기까지 하다.

“이거 가지실래요?”

심복조교에게 말하니 좋다고 한다. 줬다.


오늘 길가에서 우연히 심복조교를 만났다.

“선생님, 어제 그거 쿠션이 아니더라구요”

“네?”

“어쩐지 무겁다 했더니 그 안에서 이불이 나왔어요”

그렇다. 그건 침낭이었다. OK의 직원이 그 포인트로 살 수 있는 상품을 나열할 때, 평소에 갖고 싶었던 침낭을 잽싸게 골랐던 기억이 그제서야 났다. 조교선생은 안타까워하는 날 보자 은근히 불안했던지 이렇게 못을 박는다.

“그렇다고 다시 뺏으실 건 아니죠?”

“그럼요”

평소 없이 살아도 하등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갑자기 침낭 없이는 못살 것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다 이놈의 건망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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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5-09-02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헐!! 안타깝슴당...^^;;;;;
ㅋㅋㅋ'이놈의 쿠션, 게다가 무겁기까지 하다.' 이게 복선이었군요!! ^^

마태우스 2005-09-02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풀님/그렇습니다 투풀님. 그것이 복선이었던 거죠... 침낭에서 한번 자보는 게 꿈이었는데^^
새벽별님/앗 오케이 포인트로 책도 살 수 있나요?? 오오. 안타까워라.
따우님/앞으로는 모을 일이 없을 겁니다.. 흑, 그게 왜그러냐면...나중에 말씀드릴께요

조선인 2005-09-02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 그러고보니 ok포인트가 얼마나 모였는지 확인해봐야겠어요. 슈웅~

클리오 2005-09-02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케이 캐쉬백 5만원이 넘으면 현금으로도 입금해줍니다. 물건사라는 거에 현혹되지 마세요... ^^ (걍 하는 말이여요... 흑..)

히나 2005-09-02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케이 캐쉬백 포인트로 싸이 도토리를 사요.. 그런데 책도 살 수 있는 줄 몰랐네요 얼마나 모여야 할까..

물만두 2005-09-02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헐~ 붕어클럽 가입을 권합니다^^

하루(春) 2005-09-02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케이 케시백으로 침낭을 골랐는데, 쿠션인 줄 알고 다른 사람한테 줘버렸다. ㅋㅋ~ 너무 웃기잖아요. 알라딘에서도 캐시백 포인트 쓸 수 있어요. 야금야금 모아서 쓰는 기쁨이 큰데...

하루(春) 2005-09-02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싶어요. ^^

manheng 2005-09-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캐쉬백으로 밥사먹는데 --;;

paviana 2005-09-0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쉬백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이 올라오네요..
저도 몇년째 일단 모으기만 하는데, 다른 분들 쓰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침낭 주문하고 잊어버리는거 같은거 말고 ㅋㅋ

꾸움 2005-09-03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크크크...
아고..재밌어라.
건망증때문에.. ㅋㅋㅋ...

수퍼겜보이 2005-09-03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까워라~

연우주 2005-09-04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정말 웃었어요. 마태우스님 최고!

마태우스 2005-09-0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님/아이 우주님이 최고죠^^
흰돌님/그죠? 저도 마음 한구석이 휘잉...
꾸움님/님이 재밌다고 해주시니 저도 좋네요
파비아나님/쓰는 법을 자세히라... 옛날에 이마트에서 상품권으로 바꾼 적이...3만원이었던가 그랬죠 아마. 그 이상은 저도 모르는데요, 황소곱창에선 확실히 안될 거예요
만헹님/밥이라...으음... 갑자기 배가 고파요
하루님/님의 추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싶다'에 그친 건 아니죠?
만두님/전 좀 있다가 들어갈래요^^ 아직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스노우드롭님/열심히 모아야겠습니다, 다시. 침낭을 위해서!
클리오님/현혹된 뒤에 가르쳐주면 어떡해요 엉엉
조선인님/저랑 나눠요 그 포인트^^